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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일본인들이 설연휴 내내 먹는 특별한 음식

by 일본의 케이 2018.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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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한 이곳 일본은 

1월8일까지 신정연휴이다. 

각 회사마다 조금 다르겠지

내 주위는 모두 8일까지의 휴일을 받았다.

긴 연휴동안 여행을 떠나는 분들도 있지만

우린 잠시 시댁에 다녀오는 일 외에는

특별한 스케쥴이 없어 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또 마트를 찾았다.

곳곳마다 명절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장식물들로

새해를 즐기고 있었다.


뒤늦게 신년준비를 하는 분들을 위해 

한쪽에는 시메카자리(標飾り)를 판매하고 있었다.

원래 12월 30일무렵 미리 사서 정월에 대문이나 

문패에 걸어놓는 이 장식은 한국에서 설날 복조리를 

거는 풍습과 비슷한 의미로 농사의 신을 받드는

 의식에서 풍년을 기원하고

나쁜 액운을 멀리한다는 뜻으로 장식을 해둔다. 



지하 식품매장에 내려간 우린 설날 음식인 오세치 

코너에서 깨달음이 좋아하는 음식들을 골라 담았다.

실은, 전날 몇 가지 구입을 하고

 내가 만들어 두기도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부족할 것 같다는 판단에

다시 이렇게 마트를 찾은 것이다.


오세치 요리는 일본에서 정월 1월 1일에 먹는

음식들이다. 에도시대 말기부터 먹기

 시작했으며 오세치란 궁전에서 사용하는

오세치구(御節供)라는 말의 준말로,

 명절에 행해지는 연회, 세치에(節會)자리에서 

행해지는 진수성찬을 뜻한다. 

 원래는 중국에서 전래된 풍습이 내려온 것으로

1년중의 오절구 음력 1월 1일,

3월 3일, 5월5일, 7월 7일, 9월 9일에

 신께 (조상님 공양도 포함)드리기 위해

만드는 음식을 말한다. 신에게 올리거나 손님에게 

드리는 오세치쿠가 오세치라는 

준말이 되어 정월요리를 의미하게 되었다.

언젠가부터 이런 오세치요리를 백화점이나 전문업체가

주문 판매를 하기 시작하면서 고급 이미지와 함께 

궁중 용어인 오세치라는 단어가 일반화 되었다. 



그리고 설날 아침에 쌀로 밥을 지어 먹지 않고 

이 요리들을 먹는데 주로 국물이 없이 

건더기로 되어 있고 그 이유는 한꺼번에

 장만해놓고 설 연휴 내내 먹을 수 있으니까

부엌일을 도맡아 하는 주부들에게 

쉴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라는

속설도 있지만 본래의 의미는

 설날은 오곡을 지키는 신을 맞이해 축제하는 

의례로써 오곡을 지키는 신이 오시는 동안에 

취사하는 것을 삼가하라는 것이 유래되었다.

이 오세치 요리는 설맞이 2,3일전부터 장만하고 

1월 1일 새해가 되면 가족들과 함께, 

찾아오는 친인척, 손님들과  먹는다. 

이렇게 미리 만들어 놓은 이유 역시도 신을 맞이하는

경건한 정월에 불을 사용하지 않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 요리들은 대부분 달콤하고 짭잘한 맛이  

특색이며 화려한 모양과 색으로 장식을

 하는 것도 기본이다.

오세치 요리에는 다양한 종류의 재료들이 

들어가지만 조리법은 그렇게 까다롭지는 않다.

지역이나 집안풍습에 따라 음식의 내용물이나

 맛내기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오세치 요리로 준비하는 것들은

주로 청어알, 검정콩조림, 다시마말이, 멸치조림, 

찐새우, 연근, 등으로 주우바코(重箱)라는 

옻칠을 한 찬합에 보기 좋게 담아 내 놓는다.


검은콩과 새우는 장수와 건강, 특히, 검은콩은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간다는 뜻도 있다.

멸치는 풍작을, 연근은 지혜, 밤은 재물과 승리를 뜻한다.

다시마는 기쁨으로 일본어의 요로코부(喜ぶ)의


 마지막 발음을 인용해 일년 내내 좋을 일, 

기쁜 일만 생기기를 기원하기도 한다.

청어알은 자손번영의 의미를 갖고

있고 분홍색과 흰어묵은 축하의 

홍백을 의미하고 있다. 

도미는 경사스러운 물고기로 경축하기 위함이다.

우엉은 건강, 토란은 자손변영과 다산,

우메보시와 매화나무로 장식을 하는 것은

 장수를 바라는 의미에서 이다.

 연근은 구멍을 통해 앞일을 내다보는

 지혜의 눈을 갖는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 음식들을 먹을 때는 이와이바시(祝箸)를

 사용하는데 끝이 둥글고 흰 색의 젓가락으로 

축하의 의미를 갖고 있다.


올 해도 변함없이 깨달음이 준비한 오세치와 

오조니(お雑煮-한국의 떡국과 같은 음식)로

 새해를 시작했다.

달고 짭짤한 오세치가 오조니와 잘 어울린다는

깨달음은 아주 맛있게 먹었지만

나는 여전히 한국 떡국이 더 내 입맛에 맞다.

나 먹는 게 시원치 않았는지 깨달음이 묻는다.


[ 당신은 안 먹어? ]

[ 아니, 먹어,,근데 역시 달고,,너무 짜,,]

원래 오세치는 며칠동안 먹어야 하니까

간을 세게 해서 그래..내일은 떡국 먹을까? ]

[ 그럼, 이 요리들은 어떡해? ]

[ 솔직히 나도 하루 먹고 나면 좀 질려,,

그니까 내일은 떡국 만들어 먹자

오늘은 일본 설날을 했으니까 내일은 

한국 설날처럼,나물반찬이랑 만들어서 먹자 ]

[ 그래,,알았어..]

깨달음도 그렇지만 모든 일본인들이 설연휴 내내 

오세치만 먹지만은 않는다.

초밥이나 스키야끼, 게 나베(찌개)를 해서 입맛을

바꾸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오세치요리를

중심으로 긴 설연휴를 보낸다.

우리와는 사뭇 다른 풍습들이 새롭고

 각 음식들이 갖고 있는 의미들이 지혜롭다.

그래도 난 설날이면 떡국에 김장김치가 많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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