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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294

중년부부의 휴일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추석연휴가 시작된 지난 8일부터 우린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코로나때문에 외출은 삼가하고 있고외식은 아예 생각을 못해서 아침에 눈을 뜨면식사를 마치고, 언제나처럼 거실에서 한국 오락프로나 유튜브 영상을 같이 좀 보긴 하지만 역시나서로 각자의 방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만드는 게많아졌다. 그렇게 휴가의 끝자락이던 오늘 오후, 깨달음 방에서사부작,사부작하는 소리가 들렸다.청소는 오전중에 했는데 뭘 하는지 알 수없는비닐소리, 상자를 던지는 소리가 들려왔다.뭘하는지 궁금해서 들어가 봤더니 왜 왔냐는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깨달음,,뭐해? ][ 심심해서 옷 정리 중][ 뭔 옷? 이 봉투는 뭐야? ]안 입어서 버려도 될 옷들을 일단 넣어뒀는데정리하다보니 버리기 전에 내게 물어봐야할 게있어서 밖에 꺼내두었단다... 2020. 8. 15.
코로나,,남편도 힘들었던 모양이다 신칸센을 타기전, 시나가와역에서 깨달음은 도쿄한정판 선물을 샀고 난 음료와 신문을 구입했다. 예정했던 시간보다 5시간 늦은 이번 나고야행은 우리가 처음에 세웠던 계획과 전혀 다른 움직임으로 시작됐다. 원래는 새벽 첫신칸센으로 시골로 내려가 먼저 시부모님을 뵙고 시댁에 들러 정말 필요한 물건들을 정리한 후 청소업체에 맡길 예정이였다. 그런데, 어젯밤, 아버님이 전화를 하셔서 코로나 감염자수가 늘어나고 있어 특히 도쿄에서 오는 면회자는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면회사절이니 시골에 내려오지 말라고 하셨다. 그래서 오후시간으로 티켓을 변경하고 나고야에 체류할 시간을 최소화 하기 위해 친밀하게 스케쥴을 짰다. 오늘을 두분께서 기다리고 기다리셨는데 지금 이곳 일본은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감염자수가 매일 천명 가까이 .. 2020. 7. 30.
남편은 김치가 먹고 싶었다고 한다 온라인 예배를 마치고 우린 바로 운동을 나갔다.비가 내릴듯 말듯 오묘한 날씨였지만걷기운동은 해야하지 않겠냐는 내 말에시큰둥한 표정으로 깨달음도 따라나섰다.마스크를 쓴 채로 열심히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몇 명 눈에 띄일뿐 생각만큼 많은 사람들이 나와있지 않았고 적당히 불어오는 바람이상쾌하게 느껴졌다.숲길을 되돌아올 무렵쯤 깨달음이 오늘 뭐할거냐고 묻는다. [ 그냥 집에서 쉴거야, 뭐 하고 싶은 거 있어? ][ 아니. 우리 돈카스 먹으러 갈까? ][ 아니야,,지금 도쿄도 계속해서 감염자가 나오고 있잖아, 그니까 외식은당분간 삼가하는 게 나을 것 같애 ][ 알았어..그럼,,오늘 뭐 먹을거야? ]성급하기도 하다. 아침 먹은지가 불과 2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점심과 저녁 메뉴를 궁금해 한다.뭘 해먹을까 잠시 생각.. 2020. 6. 23.
가족이기에 더 감사해야할 게 많다 출장을 가기 위해 깨달음이 가방을 챙기고 있었다.속옷, 반팔과 긴팔 와이셔츠를 한장씩 넣으며삿포로는 도쿄와 다르게 기온차가 심해서감기 조심해야한다고 했다.난 알코소독제와 티슈를 건네주고나서 침대 모서리에 앉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더니무슨 할말이 있냐고 묻는다.그냥 당신 출장갈 때마다 그곳이 어디든아직 코로나가 완전히 진정되지 않아걱정이 앞선다고 하니까 괜찮단다. 가방에 짐들은 모두 넣고 나서는 불쑥 마스크를 한장 더 달라고했다. [ 아까 내가 주지 않았어? ][ 그것은 쓰고 갈 것이고 여분으로한장 챙겨가려고, 한국 마스크로,,어제 처제가 마스크 또 보내줬잖아 ][ 당신, 어떻게 알았어? ][ 내가 소포 냄새는 귀신같이 알지,처제 이름이 적혀있었어 ]자기방에서 공부중이길래 소포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 2020. 6. 10.
남편에겐 이런 계획이 있었다 5월초,수조에 생긴 물달팽이, 삿갓조개들을소멸시키기 위해 대청소를 했었다.새롭게 초기화를 해야해서 모래며 자갈도씻고 소독했었다.아침부터 깨달음이 욕실에서 쓸고 닦고, 일광욕으로 말리고 해서 정상상태를만들었다 그렇게 열심히 새로 만들어진 수조에 생이새우를 100마리 넣고 아주 만족했던 우리.새우들이 적응하며 지내기 시작하면서 지난주에는 10마리 정도가 포란을 했고깨달음과 아침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수조앞쇼파에 나란히 앉아 하염없이 새우들의 움직임과포란한 암새우가 알에 공기를 쉴새없이 넣어주는 알굴리기를 보면서감탄하곤 했다. 언제쯤 방란을 하련지궁금해져 검색을 해가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는데엊그제 밑바닥에 아주 작은 생명체가 스물스물 움직였고 바로 물달팽이 새끼를발견했다. 수조를 청소하고 초기화를 시켰기에 없.. 2020. 5. 30.
남편은 이렇게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코로나로 긴급사태선언이후, 월요일만 잠깐 회사에 다녀오는 깨달음은 화요일, 수요일까지 도면을 치거나, 전화상의 미팅을 하고 회사일에 몰두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보내는 3일간 열심히 일하고 난 후, 목요일이 되면 일주일 동안에 보고 싶었던 티브이 프로를 몰아서 보는 날이 시작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가 수요일부터 한다는 걸 알기에 목요일에서 일요일까지 방송되는 예능프로를 쉬지않고 본다. 예전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나오는 프로만 골라 봤었는데 요즘은 장르불문하고 버라이어티, 요리프로까지 자신이 관심 가는 방송은 또 보고를 반복한다. 아는형님, 트롯트 신이 떳다. 수미네반찬, 2TV 생생정보, 생방송 오늘, 오 나의 파트너, 팬텀싱어, 불후의 명곡, 복면가왕,아내의 맛, 나혼자 산다. 미운 우리새.. 2020. 5. 14.
남편의 월급봉투를 보며.. [ 언니, 잘 지내지? ]아침 일찍부터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작년 크리스마스때 통화를 하고 4개월만이다.[ 언니, 한국 안 가? ][ 안 가는 게 아니라,,못 가지..][ 그렇겠구나,,근데 오늘 한국 뉴스에 40대 일본거주자가 한국에 귀국했는데 감염자였대.일본에 있을 때부터 열나고 그랬대..그래서 귀국했겠지? 한국에서 치료받으려고? ]하고 싶은 말이 너무도 많다는 게 느껴져서먼저 그녀의 안부를 물었다. [ 그건 그렇고 넌 회사 안 나가지? ][ 응, 난 재택근무 하는데 우리 회사 반 이상은아직도 회사 출근해..걔네들은집에서 재택근무할 준비가 안 됐거든..][ 그래, 아무튼 조심해, 우린 특히 조심해야돼 ][ 알아,근데 언니네 아베노 마스크 왔어? ][ 아니, 아직 ][ 그 마스크 어린이용 아니야?][ .. 2020. 4. 21.
남편이 생일선물로 간절히 원하는 이것. 3월2일 깨달음 생일이였다.결혼을 하고 한번도 이런일이 없었는데난 까맣게 잊고 있었다.5일이 되어서도 난 몰랐다. 00생명보험에서 깨달음 생일을 축하한다는축전을 우편함에서 발견하기 전까지.....뒷통수가 쭈삣해져서 바로 깨달음에게사과의 메일을 보냈는데의외로 쿨하게 괜찮다는 대답이 왔다.[ 정말 미안해..왜 당신 생일이란 걸전혀 생각하지 못했을까,,][ 잊었나보구나라고 생각은 했는데전혀 서운하지 않아..원래 결혼전에도 생일을 챙기지 않았으니까 ]정작 본인은 괜찮다고 했지만내 마음이 편치 않아서 식사를 하자고 했다.코로나 때문에 필요 이상의 외출은 거의하지 않았지만 이날은 해야 할 것 같았다. 약속 시간에 맞춰 축하 편지를 썼다.이렇게 남편의 생일을 깜빡 잊어버린 아내를너그럽게 봐달라,앞으로는 절대로 잊지 .. 2020. 3. 8.
당신은 똥손이 아니야, 괜찮아 퇴근을 하고 우린 한국문화원에서 만났다. 한일음악의 아와 취( 아담하고 우아한 정취)관람을 하기위해서였다.입구에 들어서면서 깨달음은 자기가 늘 이런 이벤트에 당첨되지 않는 이유가뭔지, 왜 같은 시간대에 거의 1분의 차이도없이 응모를 하는데도 자기만 꼭 떨어트리는지 당담자에게 물어보고 싶다면서 볼멘 소릴했다.이번에도 관람객 300명 추첨선발에 내가 당첨이되었고 깨달음은 언제나처럼 뽑히지 못했다.나는 그 불만을 뭐라 위로할 수 없어서 그냥 단순한 확률일 뿐이라고얼버무렸다. [ 봐 봐, 앞으로도 이렇게 재밌는 이벤트가많은데 또 나를 안 뽑아줄 거 아니야 ]자기가 좋아하는 사물놀이 찌라시를 들고약간 흥분하는 깨달음을 조용히 달랬다.[ 깨달음, 안 뽑아주는 게 아니라 그냥 운이조금 없었을 뿐이야, 앞으로 또 응모.. 2020. 2. 3.
남편의 휴일보내기를 지켜 보면서 깨달음이 기다리고 기다린 송강호 주연의영화 [ 기생충]을 보러 나왔다.퇴근을 하고 오느라 서로 늦은 저녁시간대에 만났다.티켓을 발권기에서 받고 깨달음은 바로팝콘을 큰 사이즈로 사왔고 좌석에 앉아 스탭이 나눠준 찌라시를 열심히 읽었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들과 인터뷰 내용이 실려있었다.영화가 시작되고, 긴장감 속에숨을 죽여가며 팝콘 소리를 최대한 나지 않게 입안에서 오물오물 녹여 먹는 모습이 웃겼다.영화가 끝나고 식사를 하러 가서 영화평을물었더니 좀 쇼크였다면서 정서적으로 동양인들은이해할지 몰라도 서양인들은 이해하기 힘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일본 영화 [어느 가족]를 보고 내가 너무 일본스럽고,일본이기에 있을 수 있는 일이고일본인들의 인간상을 함축해 놓은 영화라고 평가했던 것처럼 그 나라를 어느.. 2020. 1. 14.
신정연휴 마지막날, 우리 부부의 바램 신년연휴 마지막날 우린 영화관을 찾았다.깨달음은 이제 영화를 볼 때 카라멜팝콘과 콜라가 필수품이 되었다.이 날은 아이멕스로 3D안경을 쓰고2시간넘게 보면서 한 손은 열심히 팝콘을 먹었다. 영화를 보고 나와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스페인 레스토랑에 갔다.[ 오늘 영화는 생각보다 별로였지?팝콘은맛있었는데.. ][ 응,, ][ 송강호가 나오는 영화 언제하는 거야?][ 1월 10일 ] [ 빨리 보고 싶다,,무슨 내용이야? ][ 미리 말하면 재미 없잖아 ] 배우 송강호를 너무 너무 좋아하는 깨달음은영화 [기생충] 개봉까지 설레인다면서송강호를 한번 만나봤으면 좋겠다고시사회나 사인회가 일본에서 혹시열리는지 알아봐달라고 했다.그렇게 영화 얘길 하다가 깨달음이 핸드폰메일을 잠시 확인하다가 시부모님 얘기를 꺼냈다. [ 당신이.. 2020. 1. 6.
진정한 크리스마스 선물 퇴근을 한 깨달음이 옷을 서둘러 갈아입고는창고 속에 넣어둔 박스를 꺼내 나왔다.[ 뭐 해? ][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하려고,,][ 왜? 갑자기? 작년에는 그냥 넘어갔잖아 ][ 올해는 하고 싶어서, 캐롤도 울리고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어서 ]익숙한 손놀림으로 장식들을 단다. [ 별을 제일 위에 다는 거지? ][ 응 ][ 사진만 찍지 말고 당신도 좀 달아 ][ ............................... ]일년에 한번뿐이 귀한 축제를 즐겨야 한단다.[ 깨달음,,당신,,많이 즐기고 살거든? ][ 더 재밌게 놀거야, 아 서울은 지금 영하로 내려갔다며? 춥겠다 ][ 응, 오늘은 첫눈이 내렸나 봐,,]빠르게 뒷마무리를 하고 저녁을 차리려는데깨달음이 전화를 들고 메모를 꺼낸다. [ 오머니, 깨서방.. 2019. 12. 4.
3박4일, 한국에서 남편이 즐긴 음식들 첫째날 김포공항에 도착하고보니 12시전이였다. 호텔로 가서 우선 짐을 풀어놓은 우린 바로 홍대입구로 향했다. 젊음의 거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한 것과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자주 등장하는 홍대는 깨달음이 늘 궁금해 하던 코스였다. 뭘 먹을까 둘러보다 사람들이 가득한 분식?집 같은 곳에 깨달음이 들어가잔다. [ 깨달음, 후회 안 하지? ] [ 응 ] 젊은 사람들이 많이 먹는 메뉴 같다며 짜장볶음밥과 명란크림우동을 주문하고 맛을 보는데 기대를 안해서인지 맛있단다. [ 근데, 홍대는 우리가 올 곳이 아닌 것 같애. 종로 3가는 우릴 반겨주는 느낌이였는데 여긴 우리랑 너무 동떨어진 것 같네.. ] 홍대를 직접 와 보고 나니 깨달음도 거리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피부로 느껴졌던 모양이다. 식사를 마치고 조카.. 2019. 10. 17.
한국에 가면 남편이 밥을 안 먹는 이유 [ 오머니, 뭐 하세요? 교회 갔다왔어요? ] [ 오머니, 식사하셨어요? ] [ 오머니, 뭐 사갈까요? ] [ 오머니, 필요한 거 있어요? ] [ 오머니, 서울에서 만나요 ] 깨달음은 오늘도 엄마가 대답할 시간은 거의 주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잊어버릴까봐 서둘러 묻고 전화기를 내게 바로 넘긴다. [ 아무것도 필요없응께 그냥 오세요, 과자도 필요없고, 진짜로 아무것도 필요없응께 ] [ 엄마, 나야 ] [ 응, 궁금했는디 마침 전화가 오네, 이번주에 배즙을 낼 생각인디 얼마나 가지고 갈래? 작년처럼 한박스 할까한디 부족 안 하것지? ] [ 엄마, 하지마, 우리 그냥 여기서 사 먹기로 했어 ] [ 왜? 내가 해주고 싶은디 ] [ 아니야, 엄마 하지마, 여기 코리아타운 가면 다 팔아, 배즙을 해도 우체.. 2019. 10. 8.
노후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들 주말을 이용해 잠시 오사카에 다녀왔다.깨달음이 꼭 보고 싶다는 현장이 있었다지난 입찰에서 자신의 회사를 이긴 곳인데 그 현장을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했다.장소는 바로 도톤보리에 있었고 현장에 도착해서는 잠깐 둘러보고 금방 돌아왔다.[ 왜 금방 끝났네..나는 좀 걸릴 줄 알았는데 ][ 응,,이미 떠난 물건 봐 봐야 속만 상하고,,이곳에 멋지게 호텔을 지을 생각이였는데..]약간은 아쉬운 듯, 약간은 시원섭섭한 듯한애매한 표정을 하고는 다시 현장을 뒤돌아보았다. 좀 이른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엔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한국사람이 진짜 별로 없네, 예전에 비하면]깨달음이 두리번 거리며 한국말이 들릴 때마다나한테 저기있다고 알려주었다. [ 굳이 나한테 알려주지 마 ].. 2019. 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