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금 일본은..204

시아버지가 자식에게 미안했다는 그 기억 호텔을 나와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깨달음은오랜만에 보는 메뚜기가 신기하다면서쪼그려앉아 사진을 찍었다.핸드폰을 가까이 대면 댈수록 메뚜기는 저 멀리 도망을 쳤고 깨달음은 그 뒤를 밟으며자신이 찍고 싶은 각도를 찾느라 이리저리 움직였다.아직도 한 낮이면 기온은 32도까지 올라가고 있지만 메뚜기가 보인다는 건 가을이 우리 가까이에 와 있다는 신호였다. 요양원에서는 아침식사를 마친 두분이서우리가 오는 시간에 맞춰 밖으로 나오셨다.아버님 방으로 옮겨 두 분께 용돈을 드리고필요한 게 또 있는지 여쭤 보았다.아무것도 필요없다시며 집에는 가봤냐고 물으셨고 깨달음은 안 갔다고 이제 갈 일이 없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래,,갈 필요가 없겠지..쓸만한 것들은다 뺐어? 앨범이랑 그릇같은 것, 기모노는? ][ 그릇같은 것도.. 2019. 8. 24.
한국에 가는 한일커플의 심정 [ 깨달음, 한국에 가서 뭐 먹을 거야, 생각해 뒀어? ] [ 아니 ] [ 미리 생각해 놔, 도착한 날은 바로 저녁이니까 그날부터 뭘 먹을 것인지 당신이 말해주면 가게를 찾아볼게 ] [ 음,,,생각해 볼게 ] 이런 대화를 2주전부터 했었다. 오늘 최종적으로 또 물었을 때도 깨달음은 많은 갈등을 하는 듯 선뜻 말을 못했다. [ 뭐든지 말해 봐, 찾아볼게 ] [ 음,,안 먹어 본게 너무 많아서 뭘 먹어야할지 모르겠어, 그냥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 바뀔 것도 같고,,꼭 먹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은 음식도 있고,,그래서 못 정하겠어 ] 지금까지 먹었던 것중에서 다시 먹고 싶은게 있으면 대충 말해보라고 했다. [ 만두, 그리고 시장에서 먹은 찹쌀떡, 칼국수, 갈치조림,청국장,,] [ 그건 솔직히 맨날 먹지 않았어.. 2019. 7. 19.
일본의 애견샵에서 알게 된 엄청난 분양가 여동생네가 강아지를 분양했다. 예전부터 조카가 키우고 싶어했는데 미루고 미루다 이번에는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보내준 사진이 얼마나 이쁘던지 눈길을 뗄수 없었다. 우리도 몇 번 키우려 했지만 여러이유로 포기했는데 동생이 보내준 사진들을 보고는 지금껏 잘 참아왔던 키우고 싶다는 욕망이 주체하기 힘들만큼 내 가슴을 요동치게 했다. 사진을 보내준 날부터 난 하루종일 보고 또 보고를 반복했다. 지금껏 내가 결혼을 하고 8년이 지나는 동안 참아야했고, 포기한데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먼저, 우리가 여행을 자주 가고,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은 생활패턴이기 때문에 강아지가 외로울 수 있다는 조언을 꽤 많이 들었다. 또 다른 이유는 이곳 일본은 애완견의 분양가가 한국에 비해 10배, 20배로 비싸다는 것이였다. 분양하.. 2019. 5. 12.
이혼에 관한 일본 아줌마의 명쾌한 조언 10일간의 긴 황금연휴가 시작된 이곳은왠지모를 설레임이 술렁거리고 있다.깨달음은 회사, 난 모임이 있었다. 연휴 첫날부터 중년 아줌마 4명이 모여서 식사를 하기로 한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 그냥 말대로 여자들끼리 식사를 하는 시간을갖자는 것이였다.서로 하는 일은 다르지만 우리 모두 임상미술사라는 공통점에서 공유할 게 많았다. 사는 곳도 제각각이고 시간내는 것도 쉽지않았는데 오늘은 장소와 시간도 만장일치였다.다들 50대, 60대이여서 자녀가 결혼을 한 분도계시고 내가 제일 어려서인지 날 항상 젊은 세대라고 부른다. 레스토랑에 들어가 모두 맥주로 건배를 하고모두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그간 있었던 일들을 서로 주고 받으며 허기진 배를 채워갔다. 뒤늦게 임상미술을 배워 새로운 길을 열어보려고했는데 .. 2019. 4. 28.
결혼 전, 일본 커플들이 동거를 하는 이유 [ 깨달음, 올 한 해도 잘 부탁해. 근데 우린 왜 그 날 혼인신고를 했을까? ] [ 서로 시간이 맞는날이 그 날 뿐이였고 그 날은 손 없는 날이여서 결정했을 거야 ] 바쁜와중에도 손 없는 날을 택했다는 걸 보면 역시 깨달음다웠다. 2010년, 3월 25일, 퇴근을 하고 난 우린 24시간 업무를 보는 신주쿠구약소(구청)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했다. 이곳 일본은 먼저 혼인신고를 하고 결혼식을 올리는 게 일반적이였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3월에 혼인신고를 하고 그 해 10월2일 결혼식을 올렸다. [ 지금 생각해보면 좀 살아보고 결혼해도 괜찮을텐데 왜 그렇게 서둘러서 혼인신고를 했는지 모르겠어, 일본은 동거도 흔하게 하고, 한국에서도 결혼을 해도 1,2년후에 혼인신고를 한다고 하던데 지금 .. 2019. 3. 30.
일본에서 운전하며 가장 놀랐던 일 작년, 12월 1일, 일본 가나가와 지방법원은 지난해 6월 벌어진 고속도로 보복운전 사망사건가해자(26)에게 자동차운전처벌법 위반,(위험운전치사상)등의 죄를 적용해 징역 18년형을 판결했다. 사건의 발단은 2017년, 6월 5일밤, 도메이 고속도로 하행선의 한 주차장에서 피해자로부터 주차를 제대로 하라는 말을 듣고 화가 난 가해자는 피해자와 일가족이 탄 승합차를 시속 100키로 속도로 뒤쫒아갔고 4차례에 걸쳐 차선을 바꿔가며 진로를 방해하는 위협운전을 했다. 이어 피해자의 차를 멈추게 한 뒤 피해자와 다툼을 벌였고, 가해자의 차에 가로막혀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된 승합차는고속도로 추월차로(1차로)에 멈춰섰고 가해자는 승합차로 다가가 죽고싶냐며 차에서 끌어내리려 하기도 했다. 가해자가 멱살을 잡는 등 실랑이.. 2019. 3. 5.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종교문화 오늘도 깨달음은 옷을 바르게 챙겨 입고 비장한 얼굴을 하고서는 교회를 따라 나섰다. 작년 7월말에 호기심 반, 심심풀이 반으로 다니기 시작했는데 오늘로 딱 반년이 넘어섰다. 교회 입구에 결혼예식이 있음을 알리는 안내장이 붙어 있었고 그걸 본 깨달음이 크리스천이 아니면서 결혼식은 꼭 교회에서 하려는 일본인들의 심리가 재밌다고 했다. 예배를 마치고 인사를 나누는데 노무라 상이 나한테 너무 부럽다면서 자신은 이제 이 교회를 못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그녀의 남편이 교회 다니는 걸 많이 싫어해서 지금 이 교회가 아닌 집 근처에 있는 작은 교회로 옮겨다니면서 남편을 조금씩 설득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 작년 연말 예배 때도 두분이서 나오셨죠? ] [ 네 ] [ 진짜 너무 부러워요, 보니까 거의 매주 남편분이랑.. 2019. 1. 21.
일본인에게 선물의 개념과 주의할 점 일본인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신정과 추석명절에 거래처나 친인척에게 선물을 보내는 게 관행처럼 되어 있다. 해년마다 두번씩 몇 년간은 같은 분께 보내야하기 때문에 선물을 고르는데도 꽤 신경을 써야한다. 매해 같은 물건을 보내시는 분도 계시지만 대부분은 상대가 받아서 좋아할 것같은 선물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올 새해에 우리집에 들어온 선물은 우동, 초코타르트, 정종, 구운생선(냉동) 아이스크림, 후(麸-밀기울), 야채쥬스, 양과자 등이다. 깨달음 회사로는 커피, 차세트, 게살 통조림, 맥주, 양과자 등이 많았단다. 일본에서는 여름과 겨울에, 평소에 신세를 지고 있는 은사나 거래처에 선물을 보내는데 여름(추석무렵)에 보내는 오츄유겐(お中元) 겨울(신정무렵)에 보내는 선물은 오세보(お歳暮)라고 한다.7월에 보.. 2019. 1. 14.
시부모님, 그리고 남편의 모습 신칸센 창가에 후지산이 보인다며깨달음이 나보고 사진을 찍으란다.별로 그럴 기분이 아니라고 했더니새해 처음보는 후지산은 행운을 불러주니까사진을 찍는 게 좋을거라고 했다.[ 깨달음,당신이 찍어..난 별로 관심없어 ][ 새해에는 뭐든지 처음 먹고, 처음 보고처음 가는 곳, 1월 1일날 꾼 새해 첫 꿈도그래서 중요한거야 ]무슨말을 하고 싶은지 알고 있었지만귀에 들어오지 않았다.나고야에 도착, 시댁행 버스에 탔는데운전수 아저씨가 설연휴여서 예정시간보다더 걸릴 거라며 양해를 바랬다. 깨달음이 서방님과 명 번의 통화를 하고어머님이 입원하신 병원에 도착했을 때병원에는 간호사 몇 명밖에 없었다. [ 엄마, 나 왔어 ]깨달음이 옆으로 누워계시는 어머니를 불렀다.[ 음,,깨달음 왔구나,,미안하구나,, ]나를 쳐다보시고는 차.. 2019. 1. 5.
일본에 어린이 식당이 있는 이유 일본에는 어린이 식당(こども 食堂)이 있다. 2012년부터 시작된 이 식당은 빈곤가정이나 모자가정, 가정 해체, 저소득층, 이혼등으로 인해 밥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아동이 늘어나면서 빈곤아동대책법이 제정되고 결식아동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곳이다. 그 시작은 2010년, 채소가게를 운영하던 곤도씨(近藤さん)가 바나나로 끼니를 때우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남은 부식을 이용해서 식사를 준비해 매주 목요일 하루만 운영을 시작했다. 메뉴는 그날 남은 재료에 따라 다르지만 영양 바렌스를 생각애 음식을 만들었고 가게 뒤쪽에서는 식사를 마친 아이들이모여서 공부도 하고 카드놀이를 하며 지낸다. 편모가정, 건강이 안 좋은 부모를 둔 아이들, 일 때문에 귀가가 늦은 부모밑의 아이들.... 여러 이유로 .. 2018. 12. 18.
요즘 일본인들이 잃어가고 있는 것 일본에서 제 1한류붐은 겨울연가의 욘사마였고 카라와 아이돌 그룹이 제 2의 한류를 이어갔고 현재는 방탄소년단, 트와이스로 인해 제 3한류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 덕분에 도쿄의 코리아타운이라 불리우는 신오쿠보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으며 출구가 하나뿐인 개찰구에는 주말이 되면 인원제한을 할 정도로 진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주말에는 발 디딜 틈도 없어 중심 거리뿐만 아니라 역주변 주택가 골목까지 사람들이 밀려들어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어서 멈춰서지 말라고 역무원들이 길을 유도할 정도이다. 그렇게 케이팝과 음식 한류까지 인기를 끌면서 신오쿠보에서는 치즈닭갈비를 시작으로 한국판 아메리칸 핫도그인 치즈 핫도그가 코리아타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하지만, 치즈핫도그의 인기가 폭.. 2018. 12. 8.
여러분 부자 되세요, 감사를 나누며... 지난 일요일 교회를 갔다가 우린신주쿠에 있는 신사에 들렀다.매해 토리노이치(酉の市)에 가서 깨달음 회사에걸어둘 쿠마노테(クマの手)를 사기 위해서였다.토리노이치(酉の市)는 에도시대때 중국에서 농민들을 위해 올리던 수확제를 기원으로 매년 토리노츠키 (닭의 달 -11월 )토리노히 (닭의 날)에 진행 된 축제이다. 우리나라는 고사상에 돼지머리를 올리듯 중국과 일본은 닭을 올렸다고 해서 토리노츠키, 토리노히가 되었다.그렇게 전해져온 수확제가 근대사회에 넘어오면서 사업번창, 집안 안정을 목적으로 다음해에 모든 일이 원활하고 무탈히 지나가도록기념하는 통합적인 의미의 토리노이치(酉の市)가 자리를 잡았다.간단히 말하면 사업번창과 가내안전을 기원하며갈퀴로 복을 긁어 모은다는 의미에서 장식용갈퀴를 파는 축제이다. 쿠마노테(.. 2018. 11. 28.
일본 가정에서 월동대비로 꼭 준비하는 필수품 쾌청한 가을하늘이였다. 최고 기온이 25도까지 올라갔고 우린 자전거를 타고 집 주변을 달렸다. 새로 생긴 레스토랑도 있고 문 닫은 소바집도 있고 거리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조금씩 변해가고 늙어가고 있었다. 한시간쯤 달리다 공원에서 잠시 목을 축이며 휴식을 취했다. 간간히 이름모를 새소리와 물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어디선가 꼬마들이 깔깔대고 웃는 소리에 평화로움이 느껴졌다. 점심을 먹기 위해 들어간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기다리다 깨달음에게 내가 물었다. [ 이번에 한국 가서 뭘 먹을 건지 당신이 미리 생각 해 둬, 그러면 내가 장소랑 예약여부도 알아볼게, 뭐 먹고 싶어? ] [ 음,,,,청국장,,,] [....................................... ] [ 당신 좋아하는 강남에 갈비집.. 2018. 10. 29.
일본남편들이 아내에게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 2년만에 보는 선배는 좀 늙어 있었다. 깨달음과도 알고 지낸지 벌써 10년이 되다보니 서로가 허물없이 사이이다. 노총각이였던 그가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았다고 한다. 50이 넘도록 오직 작품에만 몰두하며 살던 선배라서 결혼과는 무관할 거라 생각했는데 자식까지 낳았다는 게 낯설게만 느껴졌다. 어쩌다 결혼을 하게 됐냐고 물었더니 10년이상 사귀던 여자가 결혼 얘기를 했고 못한다고 도망갈 수 없었다고 털어 놓았다. [ 아이아빠가 된 소감은 어때? ] [ 귀여운데 좀,,귀찮아 ] [ 아이를 원했어? 선배가? ] [ 아니..생기면 낳는 거지 했는데 막상 낳고 보니까 내 일을 자유롭게 못해서...] [ 하긴 온 지구촌 다 돌아다니면서 자유롭게 살았던 선배가 적응하긴 힘들겠지..] 자기 자식을 귀찮다고 표현하는 선배.. 2018. 10. 27.
요즘 일본 주부들에게 유행하는 조리법 요즘, 일본 주부들 사이에서는 야채냉동법이 인기를 얻고 있다. 지금껏 냉동 식자재로는 육류나 생선류가 많았지만 올해 들어 모든 채소들을 냉동보관하는 보관법이 아주 인기를 끌고 있다.예전에는 냉동에 적합한 채소들이 많지 않다고했지만 이젠 거의 모든 채소를 얼려 두어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한다.야채칸에서 아깝게 썩어가는 야채들을만들지 않기 위함과 동시에 절약차원에서도주부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냉동법은 단순히 장기보존을 위함이 아닌요리 시간을 단축하고, 영양가를 높이며, 경제적으로도 절약할 수 있다는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분주한 주부들의 식단 고민을 덜어주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야채는 바로 사서 먹는 게 신선하고 가장 맛있다는기존의 인식이 달라진 라이프 스타일로 인해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2018.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