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이야기

나잇값하며 살기가 그리 쉽지 않다

by 일본의 케이 2017. 1. 27.
728x90
728x170

 박언니는 일본생활이 하고 싶어 일본에 온지

 1년쯤 되었고 남편의 직업상 미국에서도 

10년 넘게 살았다고 한다.

김언니가 소개한 박언니가 나에게 말을 건다.

[ 이번에 케이씨 책 읽었어요.

케이씨는 날 잘 몰라도 나는 케이씨에 대해

잘 알아요..김 선생이 얘기를 많이 한 것도 있고

블로그도 가끔 보고 있어서... ]

[ 감사합니다. 자녀분들은 한국에 계세요? ]

[ 00대학 나온 우리 아들은 지금 영국의

00회사에 다니고,, 딸은 00나와서 00받고 

뉴욕의 000다녀... ]

 박언니의 얘기에 다들 못 들은 것처럼 

그녀의 말을 흘렸다.

박언니가 이번에는 김언니에게 묻는다

[ 00는 잘 있어? ]

[ 응,,지난해 11월에 취직했어..]

[ 고생했네..00대 나왔지? 

우리 아들도 처음에 그 대학가려다가 

00대로 옮겼잖아, ]

또 다시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앉아 있는 나머지 3명은 57살의 박언니 

얘기를 시큰둥하게 들었다. 

이후로도 박언니는 자신의 집과

골프얘기를 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박언니가 전화통화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이 모임의 막내, 43살 은빈이가 한마디 던진다.

[ 나는 저 박언니 만날 때마다 참 그래..

케이언니는 이번이 처음이지? 

처음 만난 사람한테 별소리를 다 해~]

[ 그냥 그러러니 해~] 

김언니가 말을 잘랐다.

[ 제일 나이 먹어서 진짜 유치해..

늙으면 자랑할 게 돈자랑, 자식자랑밖에 없다더니

참,,나잇값을 못해 ]

[ 그만 해~]

되도록이면 뒷담화를 하고 싶지 않아 

우린 여기서 더 이상 박언니에 대해

얘길하지 않았다.

신년회를 하기 위해 모처럼 만난 자리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 00는 잘 있나요?]

[ 응,,지난해 10월에 취직했어..]

[ 고생하셨네요 ]

같은 50대에 같은 조건에 살고 있지만

나잇값을 하고 사는 사람들이 분명 있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점점 겸손해지는 거라는 생각이다.에 치는 

[출처] 배우기를 밥 먹듯이 하고 겸손하기를 숨쉬듯하라| 새벽현미 언니가 미주 언니에근황을 물었다

[ 00대학 나온 우리 아들이 지금은 스위스에서

00에 다니고,, 딸은 00나와서 00받고 

뉴욕의 000다녀..]

 미주 언니의 얘기에 다들 못 들은 것처럼 

그녀의 말을 흘렸다.

늙으면 자식자랑할 것밖에 없다고 하는데

앉아 있는 나머지 3명은  55살의 그녀의 얘기를

시큰둥하게 들었다. 

53살의 A에게 묻는다


나이를 측정하는 기준에는 5가지가 있다고 한다.

시간과 함께 먹는 달력의 나이.

건강수준을 재는 생물학적 나이.

지위, 서열의 사회적 나이,

대화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정신적 나이,

지적 능력을 재는 지성의 나이.

나는 과연 이 측정 기준에 의하면 

몇 살이며 진정 나잇값을 하고 살고 있는가..

한국 나이로 올해 내 나이가 오십이라고 한다.

일본식으로 하면 아직 사십대인대 

벌써 오십대에 접어들었다니 믿어지지도 않고

솔직히 받아들이고 싶지 않는 심정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같은 오십대에 같은 조건에 살고 있지만

나잇값을 하고 사는 사람들이 있고 

그렇지 못하는 사람이 분명 있다.

 모임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며 

참 많은 걸 생각했다.


나잇값을 조목조목 열거할 수는 없지만 분명

나잇값은 있고, 어느 정도의 나잇값은 하고

살아야 할 것이다.

내 생각에 나이를 먹는다는 건 조금씩

 겸손해지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나잇값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보는이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나이에 따라 변하는 인생의 값어치를

스스로 알아야 하며 자기 위치를 깨우치기 위해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만과 허세가 아닌

자신을 낮추는 게 바로 자신을 올리는 것임을

늘 상기하고 실천해야할 것이다.

 교만과 허세는 상대에게 내가 힘이 센 사람임을

일시적으로 보여 주지만 사실 내 안에 자존감은 

낮기에 겉으로 내세우는 것 뿐이다.

그게 상대에게 모두 보이고 있음을 정작

본인만 모른다는 게 안타깝다.

그것이 타인으로 하여금 얼마나 불편한 마음을 

안기는지, 진정한 겸손은 타인을 대할 때

내 가치도 높아지고 내가 가진 능력도

마음껏 펼치며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나잇값 뿐만 아니라, ~답게 살기 위해서도

자신과의 대화가 필요하다.

학생은 학생답게, 교수는 교수답게, 

의사는 의사답게, 직업에도 그 직업에 

어울리는 성품과 품위가 있다.

철학자 [토마스 칼라일]은 가장 큰 잘못은

아무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나이를 먹을 수록 배우기를 게을리 하지 않고 

매사에 겸손하기를 숨쉬는 것처럼 해야만이

나잇값을 하며 살아 갈 수 있다고 한다. 

벼가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이 듯

나이를 먹어간다는 건 

조금은 나를 숙일 줄 알고 겸손한 마음 자세를

 만들어 가는 게 아닌가 싶다. 

자만과 교만의 문턱을 낮추면 조금은 

다른 세상이 보일 거라 믿는다.

 내 스스로가 나를 낮추는 연습을

거듭하고 거듭하겠다고, 나잇값을 하며

살아가겠다고 자신과 약속을 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