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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드디어 파티준비

by 일본의 케이 2015.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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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이 넘도록 고민을 하는 깨달음.

뭔가를 썼다가 지웠다가,,,,

드디어 집들이를 하게 된다.

이사를 하고 4개월이 지나고 있고

올 해가 가기 전에 지인들에게 보고?를 하기로 했는데

우리 서로 바쁘다는 이유로 적당한 날을 잡지 못했다.

그러다 어렵게 초대할 분들의 스케쥴도 맞춰가며

집들이 날을 결정한 건 한 달 전이였다.

이번주, 내 조직검사결과 여부에 따라 취소를 하기로 했었는데

어젯밤, 둘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그냥 예정대로 밀로 나가자고 했다.

다들 바쁘신데 어렵게 우리 일정에 맞춰주신 분들이

계신것도 있고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초대할 사람들을 줄이고 줄였지만 인수가 많아

11월에 부를 멤버들을 고르고 고르고,,,

그렇게 결정한 다음, 깨달음은 메뉴를 고민하고 있었다.


 

돼지갈비, 굴전, 육개장, 간장게장, 양념게장, 김치3종, 나물3종,

구절판, 김밥, 창자젓, 닭날개조림, 야채샐러드,,,,

오른쪽에는 잡채, 부침개, 보쌈, 조기구이, 갈치조림, 냉면으로

분리되어 있는 메모지를 나에게 살며시 내밀었다.

 내용을 읽어보는데 헛웃음이 나왔다.

 

누굴 죽일 생각이냐고?

아니면 도우미 언니들 두명 정도 불러 줄꺼냐고?

뭐,,하려면 하는데 내 몸 상태를 좀 생각하고

메뉴를 적지 그러냐고 했더니

파티날이 주말이니까 자기가 전날부터 시장을 보고

웬만한 것은 자기가 할 수 있다며

특히, 오른쪽에 적힌 잡채, 부침개, 조기구이 등등은

자기가 할 테니까 할 수 있는 것들만 만들자더니만

김밥이랑 굴전도 자기가 할 수 있을 것 같단다.

무엇을 기준으로 이 메뉴들을 정했냐고 물으니까

이제까지 우리집에서 파티 했을 때

반응이 좋았던 음식들을 위주로 했고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그리고 해물류를

생각해서 육류와 해산물을 즐길 수 있게 뽑은 거란다.

구절판은 누가 좋아하더냐고 하니까

자기 절친 우찌무라가 지난번에 먹었을 때 진짜 맛있었다고

또 먹고 싶다고 했단다.

[ ........................... ]

우찌무라상은 나하고도 친분이 두터운 분이긴 한데,

구절판이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지 알고나

하는 소린지.....

내가 메모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더니

지금부터 자기가 도와주겠다면서

벌떡 일어나 갑자기 주방으로 가더니만 어제 사 두었던

마늘을 꺼내 와서는 껍질을 까기 시작했다.

자기가 최대한 도우미역할을 하겠다면서,,,

 

그래서 오늘 퇴근하는 길에 깨달음과 한국식품점에 들러 필요한

재료들 사고, 나머지 것들은 택배를 부탁드렸다.

생막걸리, 부침가루, 당면, 배추, 들깨가루 등등,,

살 것도 많았다.

 

먼저, 김치 3종류를 담그는 것부터 시작 해야한다.

배추김치, 무우김치, 오이김치.

이왕에 하는 것 오신 분들이 맛있게 드셔야 하고

늘 그렇듯, 식사가 끝나고 나면

김치나 이것저것 싸 가지고 가는 걸 좋아하시는

아줌마 같은 아저씨들이 많이 오시기에

김치도 좀 넉넉히 담아야 한다.

옆에서 깨달음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요리가

뭔지 레시피가 있는 곳을 찾아

 바쁘게 왔다갔다 했다.

가게를 빠져 나오면서 바리바리 사 온 쇼핑 봉투를

깨달음이 모두 들고 가려고 하길래 내가 들겠다고 하니까

아니라고 자기에게 다 시키라고

몸으로 때울 수 있는 건 다 하겠다며

아주 싱글벙글 천진하게 웃으면서

집에 가서 뭘 먼저 해야하냐고 물었다.

배추를 절여야한다고 하니까 자기한테 맡기란다.

[ ......................... ]

그런 깨달음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덩달아 나도 신이 나는 것 같았다.

본격적인 파티준비가 오늘 밤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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