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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일본의 건축문화에도 한국이 보인다

by 일본의 케이 2014.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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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깨달음과 함께  지친사이(地鎮祭-じちんさい)가 열리는 곳을 다녀왔다.

이번에 새로 시작될 공사를 위해 필요한 의식이였다. 

굳이 아내가 참석할 이유는 없지만 오늘은 깨달음이 같이 가서 

한 번 보라고 그러길래 그냥 따라 나섰다. 

이 기원제는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안전하고 무사히 마무리 되길 바라는 마음에

신에게 제(고사)를 올리는 의식[안전기원제]를 말한다.

 이 의식이 갖고 있는 기본 의미는 토지신(氏神-うじがみ)에게

토지를 이용하겠다는 허락을 받는 뜻을 품고 있다. 

그러기에, 이 제(고사)를 올리기 위해 길일을 택하고 이 날 필요한 공제품을 준비하곤 한다. 

 

공사 관련자들이 모인 곳에 칸누시( 神主-かんぬし-신을 부르는 사람)가

토지신께 건축업체와 설계자, 관련업체 등등의 회사명을 부르며 보고?를 하고

 토지의 4각 동서남북의 모퉁이에 청대나무를 세워, 소금이나 쌀을 뿌리고

중앙 단상에도 술, 물, 쌀, 소금, 야채, 과일, 생선 등등을 차려 제(고사)를 지낸다.

난 밖에서 안면이 있는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동안

깨달음은 탠트 안에서 의식을 치뤘다.

 

안에서 들리는 소리를 신기해하자 관계자분이 오늘 기원제는 규모가 적은 편이라고

더 큰 빌딩일 경우는 아주 크고 성대하게 제를 올리고

 일반 건물물 뿐만 아니라 가정주택을 지을 때도 온 가족이 모여서 

이렇게 제(고사)를 지내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해 주셨다.

 

기원제가 끝나고 관계자들과 함께 중화요리집에서 식사를 하며

내 블로그에 몇 번 소개 되었던 깨달음 선배분이 한국의 건축문화 관해 말씀을 시작하셨다.

사진 속에 서 계시는 검은 복장의 아저씨가 깨달음을 한국에 처음으로 데리고 가고

한국의 문화를 가르쳐 주신 분이다.

기원제를 올리는 동안 내가 밖에서 직원들과 얘기하고 있던 걸 알고 계셨던 선배분이

한국과 타이완도 [안전기원제]를 하는데 한 번도 못 봤냐고 물으셨다.

내 기억으로는 아빠가 기독교인이여서 [기원제]라기 보다는 관계자들 모시고

식사를 하셨던 걸로 기억한다고 그랬더니 그러냐고

한국은 어떤식으로 하는지 상에 뭘 올리며, 어떤 순서로 토지신에게 안전을 비는지

궁금해서 물어 보신거란다.

듣고 있던 깨달음이 그러냐고? 자긴 몰랐다고  

 한국에도 [기원제]가 있다는 걸 전혀 생각도 못했다고 너무 의아해하자

그 선배가 넌 아직도 한국공부가 부족하다고 핀잔을 주셨다. 

 

( 다음 이미지에서 퍼 옴)

 

깨달음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설계 사무소, 건설회사에서 경력을 쌓고 

35살 되던 해 회사를 창립했다고 한다.

난 우리 아빠도 건축업을 하셨기에 대충, 아주 대충만 알았었는데

깨달음과 결혼하고 보니 내가 많이 몰랐던 건축세계를 가깝게 접하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오늘 처음으로 본 [안전기원제]를 크리스챤 입장에서 접하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지만 문화의 하나로 받아들이면 

나름 의미있는 의식이 아닌가 싶었다고 하자

왜 한국에도 [기원제]가 있다는 걸 자기에게 얘길 안해줬냐고 느닷없이 물었다.

왜 자기가 몰랐는지 바보라고 

타블렛으로 [안전기원제]의 역사를 검색하느라 정신이 없더니

[기원제]도 한국에서 전해져 온 것 같은데 그에 대한 설이 자세히 안 나왔다고

나보고 한국사이트에서 찾아보란다.

[ ....................... ]

선배한테 들은 한국을 알려면 아직 멀었다는 그 말이 많이 분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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