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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일본의 어버이날, 부모님이 진짜 받고 싶은 것

by 일본의 케이 2017.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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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달 어머니날에 선물 뭐 해드리지? ]

[ 5월달에 가니까 선물 필요없어 ]

[ 그래도 뭐 사가지고 가는게 좋지 않을까? ]

[ 아니야, 가서 좋아하시는 거 사 드리면 돼,

얼굴도 보여드리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

그것보다 더 좋은 게 없지 ]

[ 그러긴 해도,, ]

이번 주말부터 이곳은 황금연휴에 들어간다.

주말부터 스케쥴이 꽉 차있는 우리는

시간이 오늘밖에 나질 않아 

둘이서 퇴근하고 대형마트에 들렀다.

각 매장에는 어머니의 날을 위한 각종 선물세트가

디스플레이 되어 있었다.

괜찮은게 있으면 미리 보내드릴 요량으로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솔직히

마땅한 게 떠오르지 않는다.

[ 앞치마 사드릴까? ]

[ 필요없어..]

[ 그럼,,잠옷을 사드릴까?]

[ 잠옷도 많아 ]

[ 그럼, 가방은? ]

[ 가방 들고 갈 때도 없어 ]

[ ..........................]


이곳 일본은 우리처럼 어버이날이 5월 8일로 

정해진 게 아닌 어머니 날, 아버지 날이 따로 있다.

매해 5월의 두번째 일요일은 어머니 날이고

6월 세번째 일요일은 아버지의 날이다.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2017년, 어머니날을 맞이해 주식회사 락텐에서 

30대~60대 어머님 400명을 대상으로 어머니날

 받고 싶은 게 무엇인지 의식조사를 실시했다.

자녀들에게는 직접 말하기 어렵지만 실제로 

정말 받고 싶은 선물이 무엇인가에 대한 조사였다.

먼저, 지금까지 어머니날 가장 많이 받은 선물로 

카네이션등의 꽃이였고 최근 들어서는 

화분이나 분재등을 받았다고 한다.

다음으로는 감사의 말과 케익,과자류를 

 받아온 결과가 나왔다.

그럼, 실제로 자녀들에게 정말 받고 싶은 게

무엇인지에 관한 앙케이트에서는

 1위가 감사의 말한마디로 30.5%를 차지했고

 2위는 자녀들과 함께 하는 보내는 시간이 24%,

3위는 맛있는 음식이 16.8%의 결과를 얻었다.

1, 2위 모두 물건, 물질이 아닌 마음을 받고 

싶은게 부모님들의 본심이였고

그 중 50대 60대에서는 같이 보내는 시간과 

감사의 말이 나란히 1위를 차지했다.


작년, 조사에서는 부모님 모두 

첫번째가 자녀와의 외식이였다.

두번째로 엄마들은 편지나 메시지가 담긴 카드를 

 받고 싶어했고 아빠들은

 술, 주류를 받고 싶어했다.

세번째로 엄마들은 자녀들과 함께

 여행을 가고 싶어했고

아빠들은 옷이나 의류를 받고 싶어했다.

그 외에, 꽃, 현금, 상품권, 집안일 해주기 등이 

순위에 올라있지만 작년에도 1위와 3위는

 자식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장 많이 원했고 

올해는 1위, 2위 모두 자녀들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부모들의 마음이 커져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우리는 마트를 두번 돌아보고

끝내 아무것도 사지 못한채  다시 시간을 

만들어 오기로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옷을 갈아입으며 곰곰이 생각하다

깨달음에게 넌즈시 물었다.

[ 늘 소박하게 드시는 게 마음에 걸렸으니까

이번에는 직접 밑반찬이라던가

그런 것을 해드리고 오는 건 어때? ]

[ 슈퍼에서 사면 돼.. ]

[ 아니야, 지난번에 잡채 못해드렸으니까

이번에 잡채랑 밑반찬 좀 해드리는 게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 ]

[ 그래..좋은데 당신 안 힘들겠어? ]

[ 괜찮아, 음식하는 거 좋아하니까 ]

그렇게 말을 끝내고 난 부식창고를 뒤졌다.

한국에서 가져온 것들 중에 드시기 적당한 게

있는지 보다 모두 꺼내 펼쳐 놓았다.


[ 이거 다 가져갈거야? ]

[ 응 ]

[ 북어국도 하게? ]

[ 응, 북어국은 안 드셔보셨을 것 같아서]

[ 잡채만 해도 될 것 같은데..]

[ 아니야,,북어국도 해드려 볼래 ]

다시마 영양밥, 단호박 영양밥도 챙겼다.

따뜻하게 밥해서 북어국에 아버님이 좋아하는

꽁치조림과 잡채를 해서 드리면 

한국적이긴 하지만 기뻐하실 것 같다.

[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 아, 이번에 가면 청소도 해드리자,

90%이상의 엄마들이 어머니날엔 

집안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대..

청소랑 빨래도 해드리고 옵시다 ]

[ 청소는 내가 할게,,근데 너무 무리하지마 ]

깨달음이 조금 걱정스러운듯 날 쳐다본다.

내 부모, 남의 부모 할 것 없이 살아계실 때 

잘해야만이 후회가 덜할 것 같아 

어쩌면 내가 편하자고 하는 것이다.

내가 친구나 후배들에게

시부모님께 효도가 하기 싫을 때는

그냥 자원봉사, 보란티어라 생각하고 하라고

그러면 마음이 한결 편하다고,,,

내가 지금 좋은 일 한다, 봉사하는 거다 생각하면

미울 것도 짜증날 것도 손해 보는 느낌도

작아진다고 하면 친구는 늘 이렇게 쏘아부쳤다.

[ 야, 미워 죽겠는데 봉사는 무슨 봉사? 

남편이 미우면 시댁은 더 미운 거야!

니가 한국 시월드를 몰라서 그래~ ]

미움과 서운함이 앞서면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지 힘들겠지만 웬수같은 남편일지라도

 건강하고 튼튼하게 낳아 주신 것만으로 

감사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어버이날만큼이라도 자식과 함께 하고픈

 부모님의 바램을 이뤄드리기 힘들다면 

올해는 양가부모님께 짤막한 편지나 

전화로[ 감사합니다]라고 전해드리는 것도

좋은 선물이 될 듯 싶다.

건강하게 낳아주신 것에 대한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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