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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일본인이 한국 엄마들에게 배우고 싶다는 사랑법

by 일본의 케이 2018.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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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를 겸한 모임이 있었다.

5년전에부터 알게 된 이 분들은 

약간의 장애를 갖고 있는 자녀를 두셨다.

일본은 한국보다는 장애에 대한 시선이

덜 따가워서인지 외출을 하시는 분들도

많고 먼저 가족들이 그들의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감추려하지 않는다.

부끄러워해야할 이유가 전혀 없기에

자신의 아이들과 주변사람들에게도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셔서 참 보기 좋다.

주문한 음식들이 나오고 우린 오랜만에

만나서 할 얘기들이 너무도 많았다.

서로에게 있었던 크고 작았던 자신들의 

얘기가 시작했다.

키우던 강아지를 잃어버렸다는 분,

사춘기 아들 키우기 힘들다는 분,, 

주름 개선을 위해 미용기구를 많이 샀다는 분,

이사를 가기 위해 준비중이라는 분,,


레미상이 궁금한 게 있다며 가까이 와서 물었다.

아이를 데리고 한국여행을 하고 싶은데

장애인들을  위한 배리어 프리(barrier-free)가

어느정도인지를 궁금해 했다.

배리어프리는 장애인의 시설 이용에 장해가 되는

장벽을 없앤다는 뜻으로 장애인 및 고령자 등의

 사회적 약자들의 사회생활에 지장이 되는 물리적 

장애물이나 심리적인 장벽을 없애기 위해 

실시하는 운동 및 시책을 의미한다.

[ 원래 일본, 스웨덴. 미국 쪽에서 시작된

운동이여서 한국은 아직 일본에 비하면

부족한 점이 많이 있을 겁니다..]

[ 그래요?..]

[ 많이 돌아다니실 거에요? ]

[ 비스트를 좋아해서 케이팝에 관련된 곳을

 가보고 싶다고 딸이 그랬는데 휠체어로 

다니기에는 많이 어려울까? ]

[ 휠체어로 다니시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은데

일본보다는 문턱, 도로블록,계단들이 많아서,

준비하는 단계라 생각하시면 될거에요 ]

언젠가 내가 보행이 불편한 친구와 한국을

간 적이 있었는데 꽤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솔직히 있는 그대로 말해 드렸다.  

옆에서 듣고 있던 오오타 상이 휠체어로 다니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을 거라면서 일본 다큐방송에서

본 두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양의 얘기를 

꺼내면서 한국 엄마의 교육열과 자식의 맨탈을

강하게 키우는 사랑과 채찍의 사용법이

정말 대단하더라고 강한 감동을 받았단다.


그렇게 시작된 한국 엄마들의 자식을 향한

사랑과 열성?에 관해 얘기가 나오게 되었다.

드라마를 통해서 느낀 것과 자신들 주변에

알고 지냈던 한국 엄마들을 만나면서

 놀랬던 점들, 부러웠던 점들이 쏟아져 나왔다.

요시다 상은 같은 유치원을 다녔던 한국 엄마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거라며 수입 브랜드 식재료와

과자들을 주문해서 자주 먹이는 걸 보고 

어른들이 먹기에도 비싼데 아이에게 저렇게까지

돈을 쓰는 게 솔직히 놀라웠다고 한다.

가끔 자기 아이가 과자를 받아오면 왠지

부담스러웠다면서 남편과 같은 직장에 다녀서

수입이 얼마인지 어느정도 아는데 부러우면서도 

어린 아이에게 돈을 너무 쓰는 게 아닌가라는

 염려도 들었다고 한다.


호시노 상이 본 동네의 한국 엄마는

겨울이면 아이가 추울까 봐 자기 목도리를 

아이에게 둘러주는 것을 봤고

여름이면 아이가 더울까 봐 옆에서 계속해서 

부채질을 해주는 모습을 보고 참 사랑이 넘친다는

생각과 왜 자신은 같은 엄마인데 저런 마음이 

들지 않는지 잠시 생각해 보기도 했단다.

내가 춥고 더운 게 먼저였던 것 같기도 하고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하교길에 아이 가방을 들어주는 것도

한국 엄마들의 특징인 것 같다고 했다. 

자기는 유치원때 빼놓고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는

한번도 아이 가방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하자

다른 엄마들도 다 같이 자신들도

안 들어준다고 했다. 

 미나미 상은 자기집에서 식사를 가끔 하는 

한국 엄마가 초등학교5학년생인 남자아이에게 

고기를 밥그릇에 올려주기도 하고,

꼭꼭 씹어 먹어라,물 마시면서 먹어라, 

한 번 더 먹어라며 반찬을 숟가락 위에 올려주는 

모습이 낯설긴 하지만 뭔가 포근한 느낌이 들었단다.

내가 극성스럽게 느꼈냐고 물었더니 

일본에서는 거의 그렇게 큰 아이에게 반찬을 놔 

준다거나 이거 먹어라 저거 먹어라는 말은 거의

하지 않고 3,4살정도에도 가끔 편식하지 말라는 

의미로 주의를 주긴 하는데 대부분이 

그냥 먹게 내버려 둔단다.

 뭔가 걱정이 되는 건지 아니면 아직도 어리게만

 느껴져서인지 잘 먹는 아이를 보고 흐뭇한

 표정을 하는 걸 보고 자식을 사랑하는 표현법이

 많이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한국에는 자식 입에 음식 들어가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른다는 말이 있다고 했더니

그런 말이 있을 정도면 충분히 그렇게 해주는 게

당연하지 모르겠다면서 역시 일본에는 없는 

 끈끈한 부모자식간의 특별한 

사랑이 있는 것 같단다.


학교 앞에서 아이 얼굴에 로숀이나 손에는 크림을 

발라주며 아이손을 자기 주머니에 넣는 아빠 모습을

보고 엄마뿐만 아니라 한국 아빠들도 엄청

아이들에게 자상하고 사랑표현을 잘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남편에게 말했더니 못들은 척 하더란다.

  일본에서 그렇게 하면 주위사람들 눈이 있어서 

괜히 신경쓰이고 극성 맞다고 할까 봐 그냥 

스스로 하게 내버려 두는데 자식에게 향하는 

그 마음을 그렇게 자연스럽게 표현하는게 

한편으론 부러웠단다. 

옆에서 듣고 있던 미나미 상이 

자식 사랑 뿐만 아니라 일본 사람들은 남녀간의 

애정표현도 좋으면서도 부끄러워 말을 못하고  

창피해하고 그런다면서 자신들도 이제는 

감정을 죽이지 말고 그대로 표현해보자고 하자

호시노 상이 일본에서 한국 엄마처럼 그렇게 하면

분명 이상하다고 할 것 같으니까 한국 엄마랑 같이 

있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 해 보자면서 

다함께 큰 소리로 웃었다.

한국 엄마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남다른 자식 사랑이 조금은 과하다고 느껴질 수

있겠지만 자식과의 특별하고 돈독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는데는 아주 좋은 행동이라고

그들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일본 엄마들이 본 한국 엄마들은 분명 그들

자신들이 표현하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사랑법을 

느꼈고 그것을 배우고 따라하고 싶단다.

실제로 한국엄마처럼 실천하기가 이곳 일본에서는

힘들지만 한국 엄마들이 가지고 있는

넘치는 자식 사랑, 표현방식이 많이 

부럽다며 입을 모았다. 

자식이 없는 나는 이분들의 얘길 들으며

묘한 푸근함과 따스함이 느껴졌다.

한국 엄마들만큼 자식 사랑이 넓고 깊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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