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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일본 매운맛 축제에 가다

by 일본의 케이 2015.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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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까지 이곳은 황금연휴가 아닌 실버위크에 들어갔다.

무척이나 바쁜 깨달음이 오늘은 시간이 난다며

매운 것 먹으러 가자고 날 불러 낸 곳은

코리아타운 공원에서 열리는

격하게 매운 먹거리 축제였다.

태국, 베트남, 인도, 한국, 일본, 중국에서

각 나라별 매운 음식, 아니 맵게 만든 음식들을 내 놓았다.

 

입구에서 먼저 티켓을 구입하는 시스템이여서

티켓을 사고 있는데

깨달음이 티켓 하나를 가로채듯 가져가더니

 바로 한국 음식 코너로 직행, 

 냉면을 가장 매운 레벨로 주문을 했다. 

텐트 속은 손님들로 가득했고

술 때문인지, 매운 음식탓인지 다들 얼굴들이

빨갛게 달아 올라 있었다. 

 

냉면을 받아와서는

한 젓가락 후루룩 하더니 기침을 하는가 동시에

 눈을 초스피드로 껌뻑껌뻑 몇번 하면서

 고개를 쳐들고 눈을 히번떡하게 뜨더니

 나한테 냉면그릇을 떠밀고는

[ 오메, 오메],,,하면서 잽사게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사라졌다.

 

나는 일단 내가 사가지고 온 음식들을 펼쳐놓고

먹는데 역시나 많이 매웠다.

코를 풀며 자켓까지 벗고 온 깨달음이 냉면 먹어보라고

반 기절한다면서 빨리 먹어보란다.

한국 고추는 매우면서 단 맛이 있는데

이것은 그냥 매웁기만 하다고

나한테도  먹어보라고 강하게 권해서 

한 젓가락 먹어보니 말 그대로 입에서 불이 났다.

잇몸이 찌릿찌릿 아파서 맥주를 들이마셨더니

한국사람도 못 먹는 음식이라고

이건 한국의 맛이 아니라면서

한국요리 담당자에게 가서 한마디 해주란다.

[ .......................... ]

 

너무 매워서 자기가 아까 냉면 코너에 가

 한국 고추가루만 사용했냐고

무슨 고추가루냐고 물어보니까

[캡사이신]을 넣었다고 하더란다.

그럼 그렇지, 한국 고추가 이렇게 독하게 매울 수가 없는데

자기가 안 먹어 본 맛이라면서

너무 충격이여서 확인하고싶어 물어봤단다.

입 안이 너무 매워서 얼음으로 마비를 시켜야겠다고

입에 얼음을 두 개나 넣고 침과 코를 계속해서 닦는 깨달음.

 

매운맛 축제니까 맵게 하는 것도 좋지만

한국 고추만의 깊은 맛, 단 맛을 나게 해야한다면서

꼭 말해 줘야한단다.

한국 풋고추를 된장에 찍어먹으면

처음엔 톡쏘며 맵지만 점점 단 맛이 나면서

계속해서 먹을 수 있단다.  

그런데 이건 한 번 먹고는 못 먹지 않냐면서

매운 맛은 즐기면서 먹어야만이 제 맛이라고

고통을 느끼면 안 된다고,,, 중얼중얼 거렸다.

얘기가 길어지길래 알았다고 그만하고 당신이 가서

얘기 해 주라고 하니까 정말 말 할 거란다.

옆자리에서 우연이 냉면 먹고 있던 남자도

 눈물, 콧물을 흘리면서 깨달음과 눈이 마주치자

 냉면이 이렇게 매운지 몰랐다고 어색하게 웃으면서

위장이 깜짝 놀랬다고 그러니까 이때다 싶어

 아니라고 한국 냉면은 원래 맛이

어쩌고, 저쩌고,,,설명이 시작됐다.

두 남자가 콧물을 번갈아 닦으면서

 매운 음식 좋아해서 왔는데 이렇게 매운줄 몰랐다며

신라면, 떡볶기 얘기도 하고,,,,

행사장을 나오면서 깨달음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옆에 남자에게 [불닭볶음면] 먹어보라고 자기가

알려줬다면서 신라면보다 훨씬 강렬한 매력이 있어

마약처럼 끊을 수 없다고 그런게 바로

 한국의 맛있는 매운맛이라고 가르쳐줬단다.

[ ........................... ]

 이 축제가 지난주부터 TV 방송에 나와서인지

참 많은 사람들이 매운 맛을 즐기고 있었다.

나보다 매운 음식을 더 잘 먹는 깨달음이 있듯이

다른 일본인들도 매운 맛을 상당히 좋아하는 것 같았다.

한국의 오리지널 맛은 아니였지만

다들, 즐겁게 맛있게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다음주엔 마늘로 만든 음식 축제를 한다고 하니

또 찾아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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