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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일본 시어머니를 존경하는 이유

by 일본의 케이 2017.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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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에 가는 동안,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난 음악을 깨달음은 바로 

도면을 펼쳐놓고 설계를 했다.  

오늘 스케쥴은 나고야에 신축예정인

호텔부지 견학과 완공된 호텔에서

숙박을 하기 위함이였다. 


신축호텔인만큼 입구에 축하화환들이

즐비하게 늘여져있고

베테랑 스탭이 긴급 투입되었다고 하더니

아주 친절하고 능숙한 체크인이 이루워졌고

기존의 비즈네스호텔과는 다른 신감각적인

느낌이 전반적으로 풍겼다. 


방에 들어갔더니 침대가 좀 높은 감이 있어

물었더니 침대밑으로 캐리어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침대높이를 약간

 높게 조절했다고 한다.

그리고 샤워실도 바로 위에서 내려오는 

천장샤워기를 설치했다고 내게 어떠냐고 묻는다.

[ 음,,좋은데...]


그리고 새로운 부지에 가서 열심히

뭔가를 체크하며 혼잣말을 하는 깨달음..

이마살을 찌푸리며 조금은 심각한 표정으로

이곳저곳 자리를 이동해가며 사진을 찍는 모습에서

깨달음이 일모드에 들어갔음을 알 수 있었다.

난 그래서 한걸음 물러나 깨달음이 평수를 

확인하고 모든 일을 마칠때까지 

조용히 지켜보았다.



일을 마친 깨달음과 근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데 

 겸연쩍게 웃으며 내게 감사하다고 한다.

[ 갑자기 왜 그래? ]

[ 우리 부모님한테 잘해 줘서...]

[ 무슨 그런 말을 해,,]

[ 우리 아버지도 그렇고 어머니도 당신이

얼굴 보여주는 게 너무 고마운 가 봐 ]

[ 당신도 우리 엄마한테 잘 하잖아..]

[ 아니야,,당신은 우리 부모님한테

재밌는 얘기도 해주고 위로도 해주고 그러잖아..

나는 한국어를 못하니까 대화가 안되고,,,

내 마음을 전해드리지 못하잖아,,

근데 당신은 우리 부모님을 웃게 만들고

삶의 의욕을 생기게 해줬어,,,정말 고마워..]

[ 뭐 그렇게까지는 아니지,,

너무 고마워하니까 이상해~...]

[ 우리 아버지가 어제 울었잖아,,,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어. 내가 못한 효도를

며느리인 당신이 대신 해주고 있는 것 같아서

꼭 감사표현을 해야될 것 같아서...] 

http://keijapan.tistory.com/1027

(시아버지의 눈물 그리고 감사)


깨달음은 평상시에도 고맙다는 말을 

자주하는 스타일인데 이날의 조금 심각한

표정까지 하며 분위기를 잡았다.

[ 어제,,우리 나올 때, 다리도 편찮으신데

어머니가 기언코 배웅한다고

나왔잖아,,,역시 당신은 노인들에게

더 살고 싶게 만드는 힘을 실어주는 것 같애]

[ 그만해...별로 한 것도 없는데...]



깨달음이 와인잔을 기울리며 자기에게

부탁하거나 원하는 게 없냐고 묻는다.

[ 없어...]

[ 나도 장모님께 더 잘 할게 ]

[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어..]

[ 아니야,,당신이 우리 부모님한테 한 것에

비하면 난 정말 아무것도 안 했어..]

[ 아니야,,내 생각엔 아버님이랑 어머님이 날 

많이 이해해주시고 뭘 바라거나 

그러지 않으시잖아, 그래서도 편하게 

내가 행동하고 그럴 수 있었던 것 같애..

그래서 나는 당신 부모님께 감사드려..

며느리에게 항상 미안하다 고맙다고 하시니까

내가 더 잘 할 수 있었던 같애..

어느쪽 부모님이든, 얼굴 보여드리고 우리가

 별 탈 없이 잘 살고 있는 걸 확인 시켜드리는 게

 큰 효도인 것 같애..만약에 시부모님과 며느리의 

관계를 고집하시고 나를 대하셨다면 

나도 여느 며느리처럼

기본의무만 하려고 했을지 몰라..

 두 병째 와인을 가져온 스탭이 깨달음 잔에

와인을 채우자 행복하게 잘 살자며

내게 건배를 또 권한다.


전날 아침, 우리가 가려고 했을 때 어머님이 

쇼핑수레를 끌고 배웅을 하신다고 했다.

예전같으면 말렸을 깨달음이 잘 걷는 어머님을

요리저리 둘러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요양원에 들어오게 된 것도 

갑자기 걷는 게 불편해지셨기 때문인데 다시 

조금씩이나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였다.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내게 가까이 오셔서는 

[ 케이짱에게 약 값을 주고 싶은데., 비쌌을텐데...

안 받는다고 하니 내가 미안해서 죽겠구나,

너무 받기만 해서 언제 다 갚을지 모르겠어,,

많이 미안하구나,,]라고 하셨다.

한국에서 사온 정0장을 드렸는데 그 돈을 

주시겠다는 것이였다.

우리 어머님은 항상 이러셨다. 공과 사의 

구별뿐만 아니라 시부모와 며느리 관계가 

아닌 같은 여성으로써의 입장을 고수하셨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는 사이를

만들어 가자고 하셨기에 지금껏

별 문제없이 지내올 수 있었다.

고부간이라는 미묘하고 불편한 인간관계를 

평등한 위치에서 바라봐 주신 

시어머니께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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