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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밌는 한국어

by 일본의 케이 2017.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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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들어 난 되도록 깨달음에게 한국어로

말을 걸고, 한국어로 설명을 해주며

암기가 될 때까지 되풀이 학습을 하고 있다.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한국어 단어를 넣어서

표현하면서 자연스럽게 외워지도록

대화를 하고 있다.

최근 깨달음이 즐겁게 외운 문장이

[ 이 닦어] 이다.

이따꼬 (이 닦어)  손 따꼬(손 닦어) 등등

발음은 아직 문제점이 많지만

응용을 해서 새로운 단어를 넣어 표현하곤 한다.

그 외에 [ 이게 좋아요, 이게 멋져요]

라는 말을 자주 한다.

어제는 마트에서 내가 소금을 찾고 있었더니

[ 여기 있잖아~]라고 똑똑한 발음으로

내게 갖다주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한국어가 눈에 띄면

 뭐라고 적혀있는지 궁금해하고

내가 말하는대로 그대로 따라하기도 한다.

올 해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며 발견한

 재밌는 한국어 표기들을 보고

깨달음에게 설명하며 많이 웃었던 기억이 있다.


교토 동복사에 갔을 때 적힌 한국어는 

[ 접시에 신발 타지 마십시오]였다.

뭘 보고 번역을 했기에 이렇게 표현을 했는지,

영어를 그대로 직역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는데

토족엄금(土足嚴禁)은 

신발 신고 올라오지 말라는 뜻이다.

다음은 어느 호텔 자판기에 있던

일본출생의 광천수였다.

일본제로 표기하는 것보다 일본에서

 만들었음을 강조하고 싶었는지

직역을 그대로 했다.

 


노래방에서는 지우기가 

[ 자우기]로 되어 있다.


통화는 상가(삼가) 해 주십시오.

ㅇ과 ㅁ를 모르고 표기한 게 아닐까 싶다.

엄선한 한국의 식재료 입니다라고

말하고 싶은데 ㄴ과 ㅁ이 헷갈리고 

띄어쓰기가 잘 안 된 상태이다.


시나가와에 있는 어느 상업빌딩 안에 있는

한국 포장마차식 가게 입구에 붙은 

[ 더 캐쥬얼에 구어 감고 즐겨 건강하고 

맛있는 테페삼교프살,,] 

대패삼겹살을 얘기하는 듯하는데

퇴폐 삼겹살같은 느낌이 들어 웃겼다.



그리고 어느 시골에서 후배가 찍어 보낸 

한국어 메뉴판에 메뉴들이다.

[육케잘쿱파] [호르몬과 치즈 넣은

 명동 프데냄비]

육개장 국밥과 부대찌개인 듯,,,

한글과 함께 일본식 발음을 그대로

적어 넣긴 했지만 설명하려는 배려가 느껴졌다.  


하코다테 아사이치 시장에 있던

 화장실 간판과 화장실 내부의 설명이다.

한국처럼 휴지통에 사용한 휴지를 

모으지 않은 일본은 쓴 화장지는 모두

변기에 넣어 버린다. 

화장지 외에 다른 것은 넣지 말라는 얘기이다.


샷포로의 어느 호텔 셔틀 버스정류장에 붙은 

안내문에 미리 승낙 주십시요라고 적혔다.

아마도 미리 양해해 주시라는 말인 듯 했다. 


벳푸온천의 편의점 입구에 적인 

[ 부흥을 기다려하고 있습니다]는

아마도 또 오시길 바란다는 뜻으로 

그냥 해석했다. 편의점이 편리점으로 오기된 것은

북한식 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요즘은 일본 각국에 영어, 중국어, 

한국어가 기재된 곳이 많이 있다.

 표기가 약간 이상하고 조금 서툰 것은

한국어를 몰라서도 그러지만

한국어가 아닌 조선어로 표기한 것도

많아서라고 한다.

실제로 일본서점에는 한국어교제와 

조선어 교제가 따로 분리되어 있다.

한글의 맥락은 다르지 않지만 방언이나

외래어표기가 그리 많이 않다고 한다.

어제는 더운 날씨에 애들이 수영장에서 

노는 영상을 보고는 

[ 온동이(엉덩이) ] [ 꼬추(고추)]라고 했다. 

[ 그런 쓸데없는 말은 몰라도 돼 ]

[ 당신이 가르쳐 줬잖아,]

[ 당신이 물어보니까 가르쳐줬을 뿐이야

그런 단어는 외울 필요도 없어 ]

[ 무조건 많은 단어를 외우라면서? ]

[ 이왕이면 예쁘고 필요한 단어를

외우는 게 좋잖아 ]

[ 온동이, 꼬추도 중요한 단어야~]

[ ............................ ]



[ 당신도 체계적으로 이제라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어때? ]

[ 아직은 아닌 것 같애..그리고 난 한국 가서

대학교 어학원에 다닌다고 했잖아.

일본에서는 안 할 거야, 아직까지는 한국말을

 못해도 별 불편함이 없으니까

한국 가서 살 게 되면 그 때 바로 할 거야.

걱정하지마..지금은 이렇게

하고 싶은 말, 알고 싶은 단어들만 외울래 ]

[ 지금부터라도 하면 얼마나 좋아,,]

[ 언어는 습관처럼 외우고 싶어한국어를 

배운 다는 건 그 문화 사람들의 뿌리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더 깊숙이 공부하고

상상할 수 있는 수단이니까

한국에 가서 살게 되면 바로 등록할 거야..

그 언어 속에 녹아있는 그 나라의 문화를 배우는

거니까 난, 꼭 한국에서 배울거야 ]

[ 당신은, 한국문화에 대해 거의 다 알잖아,

그니까 한국어 습득이 더 쉬울 것 같은데..]

[ 아니야, 언어를 배울 때, 그 문화를

직접 체험하면서 말을 배우는게 가장 쉬우니까

 체험할 수 있는 곳에 가서 할거야 ] 

[ ............................ ]


한국어 공부를 미루는 변명으로만은 들리지

 않았지만 내 욕심 같아서 지금부터 했으면 했다.

[ 아이우에오라도 읽고 쓰기를 하면

훨씬 외우기도, 배우기도 쉬워져~]

[ 아니야, 삶의 방식, 문화 관습을 엿볼 수 있는

 그곳, 한국에 가서 배우는 게 좋아. 

여기 일본에서 배우면 책으로만 배우지

직접 접할 수가 없잖아~]

더 얘길 해봐야 하겠다는 소릴 안 할 것 같아

그냥 이쯤에서 얘길 마무리 지었다.

[ 알았어, 무슨 외국어든 꾸준히 배우려는 

태도와 겸손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니까 

배우려는 의지를 꼭 갖고 있길 바래 ]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 고쩡 마라요,구대(걱정말아요, 그대)]라며

전인권씨 흉내를 내며 눈을 감고 

노래를 시작했다.

[ 구대요~고쩡 하지 마라요~~]

[ ............................ ]

아무튼, 앞으로도 일본 속 한국어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다. 한류붐이 한창일 때에

비교하면 한국어를 공부하려는 일본인들이

많이 줄어든게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도 내 주위엔 계속해서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는 아저씨들이 많다.

그 누구보다 한국어 공부에 열중해야할,

열심히 해야할  깨달음이 저렇게 

 포부만 갖고 있어서 답답하긴 하지만, 

하려는 의지가 강하니 그 뜻은

 높이 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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