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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일본 이삿짐센터가 우리와 다른 것

by 일본의 케이 2015.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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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10시 초인종이 울렸다.

부동산 업자와 세입자 될 분이 

우리집을 보기 위해 오셨다. 신혼부부였다.

방 구석 구석까지 보고 돌아가시고 30분 후

또 다른 부동산 업자와 함께 독신 여성분이

오셔서 베란다를 꼼꼼히 살피고

주변환경에 대해서 물었고 그에 대한 답변은

깨달음이 아주 친절하게 설명을 해드렸다.

지난주, 각 부동산에 임대를 부탁드렸는데

의외로 보러 오시는 분들이 많아

주말인데 우린 아침부터 방을 쓸고 닦고

깨끗이 깨끗이 보이도록 노력을 했고

그렇게 2팀이 가고 나서 우린 짐정리를 다시 시작했다.

 

이삿날이 결정되었다.

5월 말쯤에 움직일 예정이였는데

한 달도 채 남지 않아서 마음도 바쁘고 할 일도 많다.

먼저, 버려야할 것들 목록을 정해 놓은 후

매일매일 시간이 날 때마다 처리를 하고 있다.

오늘은 전공서적을 제외하고 이제까지 읽었던

 소설, 시집, 에세이집들을 꺼냈다.

펼쳐놓고 보니  매해마다 내가 한국에서 직접 사오거나

 친구들이 보내줘서 읽었던

이상문학집, 현대문학집, 이외수의 에세이, 공자, 맹자,

 공항에서 샀던 핸드북까지 삶의 지침서들이 꽤 많았다.

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책들이지만 과감하게 처분하기로 결정하고

리사이틀숍에 연락을 했다.

시계를 보니 오후 3시,,,

늦은 점심을 라면과 만두로 간단히 먹고

손장갑, 노끈, 테이프, 수세미 등등을 사서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오후엔 이삿짐센터에서 이삿짐 견적을 뽑기 위해

우리집을 방문하기로 되어 있기 때문이였다.

 

오후 5시, 이삿짐센터 직원이 오고

가구들을 체크한 뒤, 무릎을 끓은 채로 견적서를 뽑고 있는

영업직원의 모습이 착실하고 바르게 보였다. 

그러고보니 이제까지 우리집에 일관계로 방문하신 모든 분들이

다들 이렇게 무릎을 꿇었던 것 같다. 

지난주, 리폼공사 담당자가 왔을 때도

무릎을 꿇은 채 얘기를 하길래 의자에 앉으시라고

그랬는데도 사양을 하셨다.

저렇게 무릎을 끓은 채로 영업을 하는 것이

이 회사의 방침이기도 하고 

전형적인 일본스타일이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볼 때마다 여러면에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견적을 뽑고 견적서를 우리에게 건네주기 전에

 먼저 회사 방침및 이사방법등을 팜플렛을 보며 

포장이사의 기본부터 설명을 해주셨고

 당일치기 알바생을 쓰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정성어린 서비스와 책임감이 타회사와는 다름을 강조하셨다.

모든 건 자기 스텝들이 알아서 정리하고 챙길 것이니

우리가 해야할 일들은

버릴 물건들을 잘 구별해서 미리 버려두라고 당부하셨다.

 

직원 얘길 듣고 있다고 한가지 궁금했던 걸 물었다.

일본에서는 사다리차를 이용한 이사는 별로 없냐고 물었더니

옆에서 깨달음이 한국은 고층일 경우 거의가 사다리차로

운반을 해버리기 때문에 아주 편하다고 빠르다고 덧붙혔다.

직원은 한국의 이사실정을 처음 들어본다면서 흥미로워했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일반적으로 일본에서는 가정이사일 경우는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피아노가 있는 집 외에는 사용할 일이 없다고 했다.

피아노 이외에 크레인을 이용하는 경우는 관정도라고

하지만, 요즘은 엘리베이터가 관도 들어갈 수 있는 

사이즈로 되어 있어서

사다리차도 크레인도 필요가 없다면서 

 어느 업체든 사다리차를 이용하는

한국스타일의 이사방식은 없을 거라고 대답을 했다. 

그렇게 모든 설명을 다 끝내고

이사 견적을 의뢰하시는 모든 고객들에게 드리는 선물이라며

청소도구와 소독제를 건네주시고 가셨다.

 

우린 다시 책장을 정리하다가

깨달음이 일본도 사다리차로 하면 훨씬 일이 빨리 끝날 것 같은데

요즘도 한국은 사다리차로 이사를 하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자기가 본 게 5년전쯤인 것 같은데 옷장 같은 것도

모두 싣어서 내리더라고

그걸 보고 참 영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5년이나 지났으니까 좀 더 획기적인 이사방법이 나왔을지 모르겠단다.

아마도 고층 아파트가 많아서

 아직까지는 기본적으로 사다리차로 이사를 할 것 같다고

어설프게 대답을 했더니

나보고 물어봐도 뭐 아는 것이 없다고

물어본 자기가 잘못이였단다.  

[ ....................... ]

내가 한국 이사센터 현황까지 어찌 다 파악하겠냐고

아무튼, 사다리차가 아니여도

스탭이 다섯 분이나 와서 해주신다고 하니

순조롭게 끝나길 바란다고 얘기의 끝을 맺였더니

옆눈질로 가재미 눈을 뜨고 날 쳐다보는 깨달음...

[ ....................... ]

이삿날도 결정되고, 이삿짐센터도 결정했고,,,

한국식하고는 다르긴 하지만 별 일 없이 이사를 하면 되고

깨달음과 다투지 않고 무사히 짐정리 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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