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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맛집투어

처음 맛보는 크루즈 여행 (로얄캐리비언-1)

by 일본의 케이 2016.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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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4잔이나 마셨는데도 좀처럼 잠이 오질 않았다.

좌석이 불편한 것도 있고,,모포를 두장이나 덮었지만

추운 것 같기도 하고,,옆 좌석 모니터 불빛도,,,

 앞 좌석에 코 고는 소리도 신경이 쓰였다.

늦은 저녁 비행기...아니,,,4시간 이상타는 비행기는

 참 견디기 힘들다.

옆에서 깨달음은 뒤늦은 영어 공부를 하고 있고,,,

그 모습이 웃겨서 더 잠이 안 왔다.

이상한 발음으로 연습을 하는데....

[ 오,,마이 고토....(Oh My God) ]라고 했을 때부터

내 잠은 다 달아났었다. 

7시간의 비행이 끝나고

 싱가폴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5시10분...

공항에서 기다리는 가이드 역시도

 약간 졸린 눈을 하고 있었다.


 

난 봉고차에 타자마자 꾸벅꾸벅 졸다가

시린 눈을 진정시키고

가이드가 설명해주는 싱가폴의 역사및 법률,

국민성에 관한 얘길 들었다.

싱가폴하면 누구나 가보는 코스를 향해 봉고가 달렸고

다행이 여행객이 우리 둘 뿐이여서 마음이 편해서인지

잠이 쏟아졌지만 처음보는 싱가폴 시내를

반쯤 감긴 눈으로 응시했다.

먼저, 싱가폴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머라이언을 보고

마리나 베이샌즈호텔에도 가고, 이 호텔은

한국의 쌍용건설이 준공을 했다고 한다.

베이샌즈호텔과 연결된 식물원 가든바이더베이에 들렀을 때

 마치 영화 [아바타]의 주인공이 나올 것만 같아서

자연스럽게 잠이 달아났다.

그리고 차이나타운, 인도 거리를 지나

식사를 하고,,,잠시 커피숍에서 휴식을 취한 뒤,

크루즈를 타기 위해 선착 터미널로 향했다.

 

비행기 안에서 크루즈 가이드북을 외우다시피 한 우리는

출국심사와 짐 검사, 그리고 건강검진표를 

무난히 제출을 하고 승선을 할 수 있었다.

신용카드를 등록하면 씨패스카드가 발급이 되며

이 카드로 승선중에 모든 결제를 할 수 있었다.

카드에는 디너 세팅 시간, 장소, 테이블 번호가 적혀있고

B9는 피난 훈련장소를 뜻한다고 했다.

 배치된 방에 들어갔더니

그 날의 이벤트와 정보가 가득 적힌 영문신문과

 일어번역판이 테이블에 올려져 있었다.

그 날의 날씨를 시작으로 디너, 라이브, 이벤트,

영화, 뮤지컬의 장소및 시간들이 상세히 적혀있었다.

 

우리가 탔던 로얄캐리비안 마리너호는

톤수14만톤, 길이는 311미터, 최대 탑승객 3,800명,

승무원 약 1,200명, 층수15층,

 최고속도는 22노트(약 40km/h)이다.

아침, 점심, 저녁, 메인 다이닝 룸에서 코스로 식사를 하고

밤10시까지 영업하는 뷔페, 24시간 운영하는 스낵바가  있어

자기 취향에 맞게 언제든지 가서 자유롭게 먹을 수 있었다.

룸서비스도 24시간 오케이..

단 밤 12시가 지나 주문하는 룸서비스에는

1달러의 팁을 주는게 매너라고 한다.

 

디너타임에 난 스테이크를 깨달음은 생선구이를 먹고,,

메뉴도 영, 한, 중, 일어가 준비되어 있어

우리처럼 영어가 서툰 사람들도 그리 불편하진 않았다.

음식맛도 상당히 괜찮았으며

뭐니뭐니해도 자유로운 분위기가 여행의 피로를

느끼게 하지 않았다.

 

 

식사가 끝나자 카지노를 즐기는 사람도 많았고

우리는 스카이라운지를 돌아본 후

3층에서 열린 아이스쇼를 보았다.

1시간 쯤 계속되는 화려한 아이스쇼를 보다가

문득 [참 좋은 세상이다]라는

혼잣말이 노인처럼 불쑥 튀어 나왔다.

아이스쇼가 끝나고 깨달음이 뭐 좀 먹으로 가자며

뷔페 레스토랑 (11층)에 올라가 깨달음이 퍼 온 음식들,,

저녁에 먹은 메인 식사도 맛있었는데

이곳은 아시안 스타일이라며 김치가 진짜 맛있다고

먹어보라며 권했지만 난 잠이 몰려와 아무 생각이 없었다.

 

승객들은 대부분 중국계(싱가폴, 말레시아, 홍콩, 대만)분들이

많았고 한국분들은 연세가 좀 드신 분들이

부부 동반으로 조금 계셨고

일본 사람들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망망대대로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가볍게 조깅을 하는 사람들,,

바람에 날리는 머릿칼을 다듬어 주는 연인들,,,

깔깔거리며 수영을 즐기는 아이들,,

그리고 그 곁에서 맥주를 마셔가며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 

여행을 하는 이유도, 그리고 궁극적으로

사람들이 돈을 버는 이유도 이런 여유로움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처음 타보는 크루즈,,,

세상은 넓고, 볼 것은 많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낀

첫날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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