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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한국야채 키우기에 도전

by 일본의 케이 2015.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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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해가 떴다.

계속되는 장마속에서 그 동안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베란다 화분에 씨뿌리기를 했다.

화분과 비료는 2주전에 사 두었는데

비때문에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아침일찍부터 깨달음과 둘이서 베란다에 나가 일단

꽃가게에서 가르쳐 준대로 비료들을 화분에 넣었다.


 

엄마가 보내주신 깻잎과 상추를 일단 심어 보려고 하는데

문제는 우리 서로 도심출신은 아니지만

이런 텃밭 상식이 전혀 없어서

한 알씩 심어야 하는 건지, 10개정도씩

심어야 하는지 몰라 둘이서 멍해하다가 깨달음이

한 알은 아닌 것 같다고 한 꼬집정도 심어보자고

적당히 간격을 만들었다.

맞는지 틀리는지도 모른채 우선 한 번 심어보자며

이럴 줄 알았으면 농사일이나 텃밭에 관심을 가져볼 걸 그랬다는

후회를 하며 일단 심었다.

물은 날마다 줘야하는지,,,,그런 것도 모르고,,

 

그렇게 씨앗들을 심고 출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리더니 우체국 아저씨가 소포를 가져다 주셨다.

후배 이름을 확인하고는 옷 갈아 입다말고 다시 거실로 와서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자기가 포장을 뜯는다.

 

뚜껑을 열자마다 한국냄새 난다고

박스를 얼른 품에 안는다.

[ ........................... ]

요즘 깨달음은 아주 작은 일에도

희노애락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 버릇이 생겼다.

나이를 먹으면 점점 퇴향되어 간다는데

이런 깨달음을 보고 있으면

나이를 거꾸로 먹어가는 게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이번에는 깨달음이 좋아하는

라면류가 많이 들어 있었고

여름철 더위 이겨내라고 삼계탕도 들어 있었다.

 

저녁은 삼계탕 해먹으면 되겠다고

늦였으니 얼른 출근하자고 재촉해도 시계를 힐끗보더니

오늘은 현장으로 바로 가면 되니까 괜찮다며

느긋하게 옷을 갈아입으며

과자하나를 가방에 넣고 집을 같이 나왔다.

전철을 기다리며 깨달음이 혼잣말처럼 중얼 거렸다.

자기가 좋아하는 과자가 안 들어 있었다고,,,

[ .................... ]

 

지난번 처제가 보내준 파이중에

몽쉘말고 흰 박스에 초코파이가 있었는데 그게 진짜 맛있었단다.

그러냐고 흘리듯 넘어갔더니

포스팅에 올렸던 사진을 타블렛으로 얼른 꺼내 보이면서

밑에 있는 흰박스라고 숫자가 써져있었던 것 같단다.

동생이 보낸 걸 후배가 어찌 알겠냐고

알았다고 그건 그렇고 상추와 깻잎을 바르게 심었는지

나는 그게 걱정이고 언제쯤 싹이 나는지

감을 못 잡겠다고했더니

깻잎 나오면 깻잎김치도 담고 멸치과 양파넣고

어머님처럼 맛있게 볶아주란다.

[ ......................... ]

아직 싹이 트기도 전에 김칫국 마신다고했더니

분명 잘 될거라며 책방에서 야채재배 책을 하나 사잔다.

잘 자라면 다른 것보다 우선 한국 파를 심어서

 파김치를 담고 또 12가지 종류의 야채를 심어서

강남에서 먹었던 야채쌈밥을 해먹어 보자며

저녁에 자기가 책을 잊지 않고 사오겠단다.

[ ......................... ]

엄마에게 청량고추씨를 원했는데 

그건 모종으로 심어야 한다고 하셨다.

처음으로 해보는 일이다보니 모르는 것 투성이다.

책을 사서 배워서라도

베란다에 한국야채들이 주렁주렁 열리면 좋을텐데...

풋고추, 애호박, 꽃상추, 쑥갓,,,

 그리고 깨달음이 말하는 한국 파도,,,,

잘 자라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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