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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한국이라는 나라가 남편에게 주는 의미

by 일본의 케이 2017.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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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결혼식을 마친, 다음날

 깨달음과 함께 시내로 나가기 위해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 당신, 여기 일본어 있으니까 한 번 해 봐 ]

[ 당신한테 교통카드 있잖아, 

그거 사용하면 되지 않아? ]

[ 있는데, 혼자 지하철 표를 구입할 수 있는지

한 번 해 보라는 거야 ]

[ 할 수 있어. 봐 봐, 종로 5가 누르면 되고,,

돈 넣고,내리는 역에서 돈 500원 환불 받으면

되는 거잖아,, ]

일본어가 있어서인지 막힘이 없었다.

 

구세군의 종소리에 기분좋게 돈도 넣고

콧노래를 부르는 깨달음.

[ 왜 돈 넣었어? ]

[ 연말이잖아,일본은 좀 더 냄비같이 생겼는데

한국은 형태가 심플하네,,] 

[ 당신은 안 추워? ]

[ 추워. 근데 이게 한국의 겨울이잖아,

나는 정신이 바짝 들어서 좋아 ]

비도 오고 추운 날씨여서 난 찜질방에 가고 

싶었는데 깨달음은 동대문 시장에 

가고 싶다고 했다.

[ 왜 갑자기 동대문에 가고 싶은 거야? ]

[ 내가 처음으로 갔던게 20년전쯤 됐을거야

거기서 빈대떡이랑 막걸리를 처음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었고,,생굴을 먹고 난 뒤 설사를 

했던것도 기억해..오랜만에 어떻게 

변했는지 보고 싶어서..]

동대문 먹자골목에 들어서자 

마약김밥, 순대, 국수, 닭발, 산낙지까지없는게 없은 듯한

포장마차에 손님들이둘러앉아 술잔을

기울리기도 하고 따끈한 빈대떡을 먹기도 했다.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며 옛기억들을 떠올리던

깨달음이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곳을 기웃거리더니

얼른 뒤에 붙어서 줄에 섰다.

[ 저 마크, 생활의 달인 마크 아니야? 

우리 여기서 먹고 가자..근데 뭐야? 

부침개야? 아님 호떡? ]

[ 응,,수수부꾸미라는 건데,,너무 많이 기다린다.

그리고 지금 점심 먹은지 얼마 안 됐는데....]

[ 그래도 기다려서 먹을래..]

[ 알았어,,근데 너무 춥다,,비가 와서 더 그런지..]

[ 추워도 좀 참아,,맛있는 걸 먹는데 

이런 고통쯤은 참아야 먹을 수 있는 거야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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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나도 생활의 달인 음식을 먹어 보네..

역시 동대문 나오길 잘 했어,,당신도 재밌지? ]

[ 음,,,,당신이 즐거우면 나도 즐거워...]

 30분쯤 기다려 수수부꾸미를 받아 든 깨달음이

 크게 한입 베어 물고는 뜨거워서 

어쩔줄 몰라했다.

[ 맛있어..이 팥앙금이 달지 않아 진짜 맛있어 ]

 

그렇게 수수부꾸미를 먹으며 반대편 골목을 

가려는데 꽈배기집에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걸 

보고 얼른 또 줄을 선다.

[ 오늘 우리가 오길 잘 했지? 맛집을 두개나 

찾은 거잖아,,꿈이 현실로 이루어졌어~]

깨달음은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난

한국의 한파를 이겨내지 못한채 몸이 자꾸만

 꽁꽁 얼어가고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깨달음은 달인의 손짓과 

요리법을 보며 감탄을 하고 사진을 찍었다.

 

[ 여기 설탕이 달지도 않고 아주 독특한 향이 나..

꽈배기가 찰지고 아주 쫀득해..

왜 기다리는지 알겠어,

아주 맛있어, 안 질리는 맛이야 ]

[ 조금만 먹어, 저녁에 형부랑 식사 하잖아 ]

[ 아,,그러지..그래도 이건 먹을래 ]

[ 이제 볼 것 다 본 것 같은데 갈까? ]

[ 아직 반도 못 돌았잖아, 좀 더 구경하고 가자 ]

 

난 그만 집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외국인인 깨달음 입장에서는 이렇게 구경하고

돌아다는게 당연하다는 생각에 옷깃을 다시

단단히 여미고 깨달음을 따라 

궁금해하고 사고 싶은 것들을 사도록 도와줬다.

[ 이거 오늘 아침에 00가 줘서 먹어 봤는

진짜 맛있었어. 이거 살래 ]

[ 그래,,사,,] 

[ 내가 모르는 과자가 많네...]

[ 사고 싶으면 사,,,]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을 다 하고 나서야 

깨달음은 형부와의 약속장소인 압구정으로 옮겼고

난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커피숍에서 

몸을 녹이고 깨달음은 혼자서 주변을 

둘러보겠다고 나갔다.

30분정도 지난 후에 얼굴이 빨개진 깨달음이

덜덜 떨면서 커피숍으로 들어왔다. 

[ 나, 이쁜 언니 봤어. 진짜 이쁜 언니..

역시,,여기 오니까 언니들이 좀 다르네..

아우라가 전혀 틀려..탤런트인가 봐,,

어디서 본 듯했어..누군지 모르겠지만,,]

[ 더 보고 오지 그래?,,]

[ 아니,,나도 이제 추우니까 커피 마실래..]

[ 예쁜 언니들 볼 때는 안 추웠어? ]

[ 추워도 참을 수 있었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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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작은 언니네와 함께 깨달음이

먹고 싶어했던 생갈비를 먹고 

한국에서의 마지막 여정을 마친 우린 다시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 피곤했지? 고마워..]

[ 아니야,,결혼식도 보고 즐거웠어 ]

 [ 근데, 당신은 한국을 그렇게 자주 오면서도

관심 갖고 궁금해 하는 게 역시 외국인이야,,]

[ 당연하지, 내가 외국인이잖아,,

그리고 아직 안 가보고, 안 먹어 본게 

얼마나 많아.. 올 때마다 기회가 되면

다 돌아다니고, 먹어 봐야 돼..이제서야 겨우

 하나(생활의 달인) 맛 본 거야,

아직까지도 갈 길이 멀었어, 그니까 

한국에 오면은 시간을 아껴가며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다닐 거야, 앞으로도,, ]

[ 아무튼,당신은 나보다 정신적으로 젊은 것 같애]

[ 여행을 왔으면 놀아야지. 당신에서는

고국이니까 푹 쉬고 싶겠지만 난 외국이잖아. 

맘껏 놀아야지~ 아, 다음에 기회되면

 나도 드라마나 영화 제작하는 스튜디오라든가 

로케지를 한 번 가 보고 싶어..

연예인들도 보게..히히히..]

[ .................................. ]

 

최근에 보기 시작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프로를 보고 난 후로는 자기가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그들처럼 자유롭게 하고 싶어서

 그 프로그램에 출현하는 젊은 친구에게 

괜시리 질투가 난다고 했다.

한국이 처음이 아니면서도 마치 처음 온 사람처럼

뭐가 그리도 궁금하고, 뭐가 그리도 알고 싶은지..

뭐가 그리도 신기한지..

체험하고, 느끼고, 

공유하고, 함께 공감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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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고 싶은 건 또 얼마나 많던지...

[ 당신이 좋아하는 분야나 관심사 특별한 장르로 

구별되어 있으면 나도 좀 편할텐데 

한국의 모든 것에 관심이 너무 많은 것 같애..]

[ 애정이 있으니까 관심이 있는 거야,,

그래서 궁금한 것이고 알고 싶은 거지..

난, 전부 알고 싶어, 그니까 다 경험할거야]

[ 그렇게 좋아? ]

[ 응,,계속해서 알고 싶은 나라야..

내 아내의 나라잖아,,알면 알수록 신기하고 재밌어.. ]

[ ..............................]

깨달음은 앞으로도 한국에 대한 끝없는 관심과

애정? 호기심, 그리고 넘쳐나는 식욕으로 

계속해서 한국을 탐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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