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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한국식 아침상도 은근 힘들다.

by 일본의 케이 2015.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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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로 인해 환경이 변했지만 일상은 그리 변하지 않았다.

조금 변한 게 있다면 깨달음이 더더욱 한국식단?을

원하는 횟수가 잣아졌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침 식사를 좀 더 한국스타일로

먹고 싶어하거나 저녁은 여느 한국식당에서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닌 감자탕, 양념게장,

꽃게탕,,,뭐 그런 걸 먹고 싶어했다.

신선한 재료를 구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재료구입이 그리 쉽지 않아 다음에 해주겠다고

잠시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일주일 깨달음의 아침 식단이다.

야채샐러드, 무우장아찌, 멸치볶음, 김치, 명란구이, 콩조림,

고구마순 나물, 계란후라이, 버섯 된장국 


 

 치즈샐러드, 고구마순 나물, 김치, 콩조림, 유부조림,

정어리구이, 오뎅, 미역국.

 

브로콜리샐러드, 소세지볶음, 어묵, 콩조림, 멸치볶음,

 다시마조림, 수제 김, 양배추 된장국 .

 

계란샐러드, 소세지볶음, 미역초무침, 김치, 멸치조림,

가지볶음, 고등어구이,유부된장국

 

햄샐러드, 무우나물, 유부조림, 멸치볶음. 콩조림, 깍두기,

  두부된장국, 연어구이.

 

야채샐러드, 토란나물, 미역초무침, 계란장조림,

무우장아찌, 우메보시, 멸치볶음, 명란구이,

유부 된장국, 명란구이

 

 나물을 많이 달라고 하거나 한국스타일이 어쩌네 저쩌네

얘길 하면 그냥 이렇게 차려준다.

감자샐러드, 나물3종 (고구마순, 무우, 호박),

깍두기, 김치, 북어국.

 

이렇게 차려주면

 한국에서 먹은 맛과 완전 똑같다고 아주 맛있게 먹는다.

나물이 먹고 싶다면서 콩나물이나 시금치 같은

흔한 나물이 아닌, 특별한 날에 먹었던 기억이 나는

그런 독특한 나물들이 먹고 싶다고 했기에 말린 나물들을 만들었다. 

들깨가루 듬뿍 넣어 만들었던 토란대나물을 먹으며

자기가 원하는 반찬이 이런 거였다고 연신 싱글벙글이였다.

당신도 늙어가는 거라고 이런 말린 나물들은

 젊은 오빠들은 별로 안 좋아한다고

그랬더니 맛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소리라고

말린 나물들이 훨씬 고소하고 깊은 맛이 있단다.

이렇게 아침을 먹고나면 왠지 따뜻한 기운 같은 게

느껴져서 좋다는 깨달음.

하루를 시작하는데 조금이나마 행복한 기분으로 시작한다면

얼마든지 한국스타일로 차려보도록 노력하겠는데

느닷없이 조기구이나 홍어찜이 먹고 싶다고 할 때면

내가 어떻게 해 줄 수가 없다.

코리아타운에서 냉동 된 생선을 몇 번 사 봤지만

기대 이하여서 두번 다시 사질 못했다.

이제까지는 생선들도 우리가 한국에 가서 사오거나

언니, 동생이 직접 보내줬었다.

그래서 조기는 영광굴비표가 붙은 것을 먹으려하고

고등어는 제주도산 간고등어를 먹고 싶어한다.

깨달음 입맛을 이렇게 높힌 건 우리 식구들 탓도 있지만

귀신처럼 알아내는 깨달음을 어설프게 속일 수도 없다.

엄마가 지난번 보내주셨던 마른 가지, 토란대, 고구마줄기,

호박, 고사리 나물들이 거의 떨어져가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지금 한국에 있으면서 이것 저것

엄마에게 얻어 오고 쇼핑도 하고 그럴텐데,,,,,, 

오늘 저녁에는 뱃 속에 밤, 배추, 잣,

인삼, 찹쌀이 가득 들어 있는

오리지널 삼계탕이 먹고 싶다며서 이상하게

요즘 자기 몸이 한국음식을 강하게 원하고 있단다.

[ ...................... ]

이렇게 뭔가 한국음식을 먹고 싶어 할 때는

코리아타운을 한 번 가서 짜장면을 먹이거나

한국슈퍼에서 맘껏 쇼핑도 하라고 하면 조금 나아진다.

난 향수병으로 내 나라 음식들이 그립지만

이 남자는 주기적으로 한국음식을 배불리(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

먹어주지 않으면 먹을 때까지 집요하게 얘기하는 스타일이다. 

일반 한국남자들과 거의 같은 입맛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 남편을 두면 아침상 차리는 것부터

은근 피곤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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