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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결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by 일본의 케이 2017.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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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고, 잘 오셨습니다..]

[ 오랜만입니다 ]

네명이서 건배를 했다. 7년전,

 내 결혼식에 참석했던 후배와 그 여동생

이번에 다시 도쿄를 찾은 것이다.

결혼식 이후, 이렇게 4명이서 술잔을 

기울리는 것도 역시 7년만이였다.

그 동안 서로에게 있었던 자잘한 사건, 사고들을

 시작으로 여행, 갱년기와 건강 등등,,

그런 얘기들을 나누다보니

와인을 두 병째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 미혼인 동생분을 앞에 두고 

결혼이란 얘기가 나와 각자의 생각들이 오갔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결혼이지만

결혼에 대해 약간 부정적인 나는 

그간의 결혼생활 체험담?을 먼저 얘기했다.

 

[ 일단, 결혼을 하면 빼도 박도 못하는 거야

정말 현실이라고,,이혼하는 커플이 

주변에 참 많이 있지만 이혼이 쉬운 게 아니고,,

아무튼, 결혼은 하는 순간 후회가 먼저 들어~

특히,,여자에겐...남자는 좋을지 몰라도..

난,,그렇게 생각해~]

 내가 이렇게 말문을 트자 깨달음이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받아쳤다.

[ 왜 결혼을 못하게 해~, 당신은 좀 특이한

사람이여서 그러겠지만 세상 사람들 모두가

결혼해서 아이낳고 살잖아, 그게 순리야,

근데, 왜 결혼을 안 좋은 쪽으로만 몰고 가~

일단, 해보고 정 아니다 싶으면 

헤어지면 되는 거잖아~

결혼을 해보지 않고서는 이게 좋다, 

나쁘다 판단 할 수 없는거야, 

그니까 일단 해봐야 된다니까!! ]

[ 헤어지는 게 쉽냐고? 그게 쉬운게 아니야 ]

[ 그럼, 아닌 사람과 계속 같이 살아?결혼해서 

아니다 싶으면 그냥 이혼하면 되는 거야~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 결혼을 하기도 전에

 이혼을 생각하고 걱정하는 자체가 문제지

일단, 결혼은 하는 거야~]

점점 깨달음과 나는 와인 마시는 속도가

빨라졌고 후배와 동생분은 이런 우리들 얘기를

나지막히 웃으며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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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니까 애초부터 결혼이라는 자체를 나는

할 필요가 없다는 거지..

맞을지 안 맞을지 모르니까,,

괜히 결혼해서 머리 아프게 살지 말고,,,

역시, 당신은 남자여서 그렇게 말하겠지만

여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쉬운게 아니야~ ]

[ 아니야,,당신은 좀 특이한 사람이여서 그래] 

[ ........................] 

항상 [결혼]을 주제로 얘기가 시작되면

 깨달음과 난 이렇게 상반된

의견을 내놓는데 이날 역시도 우린 정반대의

자기 주장을 계속해서 펼쳤다.

 

[ 결혼이 체질에 안 맞는 사람이 있다니깐,

내가 특이해서가 아니라, 남자들도 막상

결혼해보니까 삶이 불편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 즉, 혼자사는 게 편한 사람들이 있다는 거야.

누구와 공동생활을 하고, 서로를 의지하고, 

위로하고 그러지 않아도 혼자 

잘 사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당신한테 내가 말했듯이, 나처럼 상대가 누구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어떤 누군가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한다는 게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거야,,근데 결혼을 하면 그게 

자연스럽게 나아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나처럼 

불편함을 그대로 갖고 사는 사람이 있다는 거지..]

[ 그니까, 결혼을 해 봐야지 불편하지

어쩐지 알 거 아니야~, 그래서 결혼을 

해 보라는 거야, 안 해보면 어떻게 알아? ]

[ 결혼이 아닌 동거라면 당신 말처럼 

체질에 안 맞으면 헤어지고 그러면 되지만

결혼은 그런게 아니잖아...

그렇다고 동거를 권할 것도 웃기도,,,,

내가 동거를 해봤다면 절대로, 절대로

결혼 같은 건 안 했을 거야!! ]

[ 결혼 자체에 그렇게 큰 의미를 가질 필요가 

뭐가 있어? 아니면 끝내면 되는 거라니깐 ]

[ ........................ ] 

 

[ 동거를 하든, 결혼을 하든, 요즘 세상엔

혼자 살기 편한데 굳이 왜 결혼을 권하냐고~

단, 아빠, 엄마로 행복한 가정 속에서

자식을 낳고 싶다면, 아니 

 정말 이 남자의 아이를 낳고 싶다라던가,

이 여자에게서 자신의 자식을 낳게 하고 

싶다라든가 하는 그런 강한 애정? 애착이

있다면 해도 된다고 결혼을 권하지만 

그 외에는 후회가 더 많은 게 아닌가 싶어~]

[ 아이를 낳든, 안 낳든 결혼은 하는 게 좋아,

꼭 무슨 사명감으로, 아니면 사랑에 눈이 멀어서

 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아..

좋아서, 그냥 함께 있고 싶어서 하는 거야,,

그러다보면 아이를 낳고,,,

어떻게 보면 아주 단순한 거야,,

왜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해?

같이 있고 싶은 것만큼 중요한 게 뭐가 있어? ]

[ 결혼 안 해도 서로가 즐겁게 살 수 있는데

굳이 복잡하게 결혼이라는 굴레 속에

들어 올 필요가 없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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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가 끝나자 깨달음이 두 자매를 향해 

케이에게는 결혼상담을 절대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그렇게 끝나지 않는

 얘기들을 좀 더 나누다

집에 온 우리 4명는 맥주를 한 잔씩 또 마셨다.

후배가 가져온 선물을 풀자 박0스를 끌어 안고 

너무 행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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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배들이 가고 깨달음이 박0스를 한 병

마시며 진지하게 물었다.

[ 당신은 왜 그렇게 부정적이야? 

나는 결혼해서 너무 행복하고 좋은데..당신은

나와의 결혼생활이 그렇게 힘들어? ]

[ 아니야,,내가 몇 번 얘기했잖아,,

당신이여서 힘든게 아니라 내가 특이체질인지라

나 아닌 타인과 같은 공간에 있는게

생각보다 많이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거지..그래서 나같은 체질은

결혼을 안 하는 게 낫다는 거지...

상대도 피곤하니까.,,,]

[ 당신은 행복하지 않아? ]

[ 행복해..어찌보면 행복의 기준이 

많이 달라졌다고 봐야지.현실적으로 변했다고나 할까,

행복이란게 자기 만족이잖아,,,]

[ 만족한다는 거야? ]

[ 응]


[ 그럼, 당신도 이제부터는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얘기를 하는 게 좋지 않아? ]

[ 알았어, 막상 결혼해 보니까 의외로 즐겁고

재밌다고 하는 사람도 내 주변에 많아,,

이제부터 결혼해서 좋은 점, 결혼해서 

행복한 것들을 위주로 얘기 할게 ]

희망적인 얘기로  마무리를 하고 나서야

깨달음은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내가 늘 이렇게 결혼에 대해 좋은 얘길 안 했더니

어느날 내 친구가 좋은 점이 하나도 

없었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좋은 점이라면 결혼을 통해 내 스스로가 

참어른으로 성장해 갈 수 있었던 것이였다.

 사고의 폭도 달라졌고 

문제의 해결방식도 

새롭게 변할 수 있었다. 

상대가 깨달음이였기에 가능했고 

내가 바뀔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깨달음에게 참 많이 감사한다.

결혼이란 양날의 칼과 같아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뀌는 것 같다.

결혼으로 인해 따라오는 삶의 무게와 

 독신의 삶에서 짊어져야할 삶의 무게,,

그 어느쪽도 본인 스스로가 해결해야할 몫이다. 

그걸 함께 나눌 것인지 혼자 이겨낼 

것인지의 차이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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