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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남편에게 있어 한국은 자유의 나라

by 일본의 케이 2014.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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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여자들은 씻고 아침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남자 3명은 거실에서 웃고 까부는 소리가 났다.

잠깐 봤더니 셀카봉을 들고 사진을 찍고 난리다.

내가 생소해하자 제부가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고, 깨달음이 역시 한국사람들은 센스가 있다고 

참 편리하다고 극찬을 하니까 일본에 가져가라고 나한테 주길래

필요없다고 고개를 저었더니 깨달음이 날 한 번 쳐다본다.


 

아침을 먹고 우리가 향한 곳은 담양이였다. 

 마침,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축제가 있어 관광지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 어머니, 늘 건강하세요]라고 적은 후에 깨서방이라고 작게 쓰고 있는 깨달음.

 

다음 코스는 죽녹원을 올라 한바퀴 돌고, 잠깐 쉴려고 앉은 정자에서 창 소리가 들리자

빛의 속도로 달려가는 깨달음을 따라 나도 같이 가봤더니 창 연습을 하시는 분들이 몇 분 계셨다.

다른 사람들은 밖에서 보고 있는데 혼자서 마루에 앉아 쳐다보고 있는 깨달음.

너무 가깝다고 이쪽으로 오라고 손짓을 해도 못들은 척하는 깨달음.

[ ..................... ]

 

국수거리에서 깨달음이 좋아하는 삶은 계란, 국수에 막걸리를 먹으며 

자긴 이런 곳이 너무 좋다고 행복하다고 빨개진 얼굴로 싱글벙글이다.

막걸리를 연거푸 마시는 깨달음을 한 번 쳐다봤더니 

내 시선을 피하며 계속해서 막걸리 잔을 기울리는 깨달음.

 

다음은 호텔에 짐을 풀고 온천욕을 즐긴 다음 저녁식사를 위해 담양시내로 다시 달렸다.

 

한국 올 때마다 먹을 기회를 놓쳤던 떡갈비,,,,

그렇게 먹고 싶어했던 떡갈비를 앞에 두고 깨달음이 약간 이성을 잃은듯

 정신없이 상추에 싸서 한 입 가득 먹는다.

천천히 먹으라고 그랬더니 진짜 맛있다고 이번엔 갈비뼈를 마구 뜯는다.

그걸 본 가족들도 깨서방 입맛에 맞은 것같아 다행이라고 많이 드시라고 한마디씩 해준다.

 

 

호텔로 돌아온 깨달음이 침대에 벌러덩 누우면서 한국말로 [ 진짜 좋아요~]라고 악을 쓴다.

[ ...................... ]

좋았냐고, 당신이 좋았다니 다행이라고 그랬더니

어제 엄마가 해주신 음식도 좋았고 오늘 갔던 곳도 너무 좋았다고

역시 한국은 재밌고 맛있다면서 가족들에게 감사하단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어머니에게 음식 해달라고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먹을 때는 몰랐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연세에 혼자 음식하시느라 힘드셨을 거라고

다음부터는 어머님도 편하게 그냥 외식을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라도는 음식이 맛있으니까 어딜 가도 괜찮을 것 같다고 앞으론 그렇게 하잔다.

아무튼, 당신이 대만족이라고 하니 나도 기분이 좋다고 그랬더니

내일은 또 어딜가냐고 아이처럼 눈을 반짝거리며 날 쳐다본다.

 대충 스케쥴을 설명해주고 내일은 내 말 좀 잘 들어라고 그랬더니

한국에 있는 동안은 그냥 자유롭게 보내고 싶으니 내버려 두란다.

[ ...................... ]

길을 잃을 수도 있고, 위험에 처할 수도 있으니 내 말을 들어야 한다고 그래도

괜찮다고 말은 안통해도 자기가 알아서 할 수 있단다.

그렇게 한국에 오고 싶어해서인지 어제부터 내 말은 전혀 안 듣고 있다.

한국에만 오면 깨달음은 자유로운 영혼으로 탈바꿈 해버리고 만다.  

내일은 또 얼마나 자기 멋대로 돌아다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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