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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맛집투어

실은 사장도 많이 피곤하다

by 일본의 케이 2017.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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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직원 한명이 구여권을 가져오는 바람에

 그를 두고 우리만 먼저 출발을 했다.

깨달음 회사 창립 30주년을 맞이하여

직원들, 회사 관계자들과 함께 

해외연수라는 이름으로 타이완으로 떠났다.

도착해서 바로 옛 건축물 보전이 잘 되어있다는 

곳으로 향해 건축용어들을 사용하며

연신 셔터를 누르는 직원들과 관계자들을 

난 조금 먼 발치에서 관찰했다.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여행이지만

 깨달음이 짜 놓은 스케쥴을 보았더니

방문해야할 곳들이 건축과 관련된 건물과

장소들로 즐비하게 짜여져 있었다. 

나는 건축에 문외한인 것도 있고, 그들의 대화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였기에

있는 듯 없는 듯 움직였다.



요즘, 급부상중인 곳도 찾아다니다

4시간이 흐른 뒤, 오후 비행기를 타고 

합류하게 될 그 직원을 위해 

깨달음은 용문사에게 전화기를 손에서 

떼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 아침에 공항에서부터 정신이 없더니...

여기는 잘 찾아 올련지 모르겠네..

 회사일이 바빠서 안 오겠다고 했는데

내가 강력하게 오라고 했거든,,

그래서 정신이 없었나...]

깨달음 말투에 걱정스러움이 배어있었다. 

[ 원래 그런 실수 안 하는 직원 아니였어?]

[ 응,,딱부러진 성격인데 오늘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약속시간 20분이 지나 직원이 나타났고 

우린 다음 장소로 향했다.


새로 건설중인 돔경기장? 같은 곳이였는데 

직원들은 뿔뿔히 흩어져 여기 저기 

사진을 찍고 있었고 

깨달음이 현장을 보고 싶었는지

발꿈치를 올려 빼꼼히 올려다보다가

공사 관리자 아저씨에게 제지를 당했다.

그 모습이 너무 웃겨서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는데 깨달음은

아랑곳 하지 않고 열심히 통제가 없는 곳을

찾아 사진을 찍고 같이 온 이사들과

건축 상황들을 토론하듯이 얘기하곤 했다.



그리고 다음에 들어 간 곳에서도

늦은 점심을 먹으며 토론은 계속됐다.

[ 왜 기둥을 이렇게 보이게 놔 뒀지?]

[ 일본에서는 이거 건축법 위반인데 ]

[ 저 건물은 철거를 반대했나 봐]

[ 에어콘 설치가 여기 잘 못 된 것 아니야?]

[ 이 건물은 디자인은 좋은데 짓는데

신경을 많이 써야되고 유지비가 엄청 나,,]

각자 찍어온 사진들을 보며 한마디씩

하며 오랜시간 술을 마셨던 것 같다.



저녁에는 타이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야시장에 들렀다. 젊은 직원들은 그들끼리 

자유롭게 움직이게하고

우리 연장자들과 회사 관계자들은

실내 포장마차에서 얘길 나눴다.



깨달음 동창이자, 지금 회사의 이사로 함께 하고 있는

가네코상은 깨달음과 대화를 나눴고

난 이번에도 조용히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 하시모토는 어디로 간 거야? ]

[ 몰라, 지네들끼리 어딘가 갔겠지..]

[ 요시하라는 내일 자유행동 한다고 했다며?]

[ 응, 그 애는 늘 혼자 있는 걸 좋아해 ]

[ 아까 보니까 경비를 많이 주는 것 같던데..]

[  여행지 와서 무슨 일 나면 안 되니까

좀 넉넉히 줬어. 지네들끼리 맛있는 것도

좀 사 먹고 그래라고,,]

[ 나고야 호텔은 언제 완공이지]

직원들 관리, 그리고 회사의 스케쥴,

앞으로 진행과정들을 얘기하다 깨달음이

내게 불쑥 물었다.

[ 아, 당신, 하리모토가 기침 하던데 

가져온 감기약 좀 챙겨주지? ]

[ 알았어, 호텔 가서 건네줄게..]

듣고 있던 가네코상이 자기도 가져왔으니

자기가 주겠다고 했다.


아이들을 챙기는 부모처럼 깨달음은 

직원들을 하나하나 신경쓰며 세밀하게

관찰하고 동향을 살폈다.

직원수가 많고 적음을 떠나 한 회사의 경영자라는 

자리는 너무도 할 일이 많은 걸 느낀다.

잘해도 욕먹고, 못하면 더욱 욕 먹는 자리가

바로 사장이고, 책임자의 몫인 것 같다.

이번 대만 여행에서 깨달음은

항공사를 일본항공사를 고집했다. 

만의 하나 문제 발생시 일본어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택했고, 모든 직원들에게 여행자 

보험을 들고, 여행을 오기 전에는

전 직원에게 아이패드를 새 것으로

 다시 바꿔 주었다.

혹, 호텔에서 일 처리를 하고 싶을 때

최상의 조건으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였다.

 조금이나마 직원들이 불편해할 사항들을 

만들지 않기 위함과 사장으로써 책임감을

 완수하기 위해 금전적인 면을 전혀 아끼지 않았다.

사장도 그리 편하지만은 않은 자리임을

실감하게 했다.

오너로써 나름 최선을 다 한다고 하지만 

직원들은 우리가 모르는 회사에 대한 

불만이나 요구하고 싶은 사항이 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을 최소화 하기 위해 무난히 노력하는

깨달음이 왠지 이번 여행에서 짠해 보이기도 했다.

회사를 이끌어가는 경영자란 직책은 

모든 직원들의 걱정마저 자신이 모두 짊어지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고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지향적인 마인드로

직원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려는 깨달음의

자세에 따뜻한 박수를 보내주고 싶은 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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