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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크리스챤의 두 얼굴

by 일본의 케이 2017.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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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녁에 잠이 깼다. 형광시계의 큰 바늘이 

2시쪽에 기울어 있었다. 

살짝 열어놓은 창문틈에서 가을 바람이 불어왔다.

진짜 가을이구나,,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려 다시

눈을 감았다. 그렇게 뒤치닥 거리다 

또 시계를 보니 이번에는 숫자 3을 넘긴 

위치에 있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화장실 변기물을 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물을 한 잔 마시고, 컴퓨터를 켰다.

그러고보니 2주째 교회를 못가고 있다.

거의 입원환자처럼 집에만 들어누워 있었더니

몸도 무거워지고 머릿속도 밝지 않았다.

지난주, 예배 동영상을 먼저 틀어 놓고

목사님 말씀을 들었다.

 

 

오늘의 주제는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였다.

[ 듣기에는 편하고 간단할 것 같지만

막상 일상에서 실천하고 살아가기가 힘든 게 바로

기뻐하고, 쉬지 않고 기도하며 

늘 감사하는 일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잊지 않으려고 자주 설교의 테마로 다루고 

있는데 슬프고, 화나고, 아프고, 짜증나고,

당장 죽겠는데 기뻐하고 기도하고 

감사한다는 게 그리 쉽지 않기에 그렇게 되도록

 항상 머릿속에 염두해 두고 기쁨으로 

기도로 감사로 변화시킬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는 연습을 하셨으면 해서입니다 ] 

무엇에 대해 기뻐해야하는지 모르겠어요.

뭘 위해 기도해야 하나요?

범사에 감사할게 그렇게 많나요?라고 목사님께

천진하게 묻는 성도가 많다고 한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상황에 기뻐하고 감사하며 그 상황을

 허락하심에 대해 기도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해 드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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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한인교회만 다니던 내가 이곳 일본인 목사님이

계신 곳을 다니며 지금까지와 

다른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일본어가 주는 뉘양스와 분위기가 달라서도 

그러겠지만 듣는이에게 꽤 편하고

설득력 있는설교를 해주신다. 

그리고 무엇보다 엄숙한 분위기에 

군더더기 없는 말씀이 내가 이 교회를선택한 이유이기도 한다

.하지만, 목사님 말씀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기뻐하고 기도하며 감사할 자신이 내겐 많지 않음을 

고해성사라도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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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3가지가 하기 힘들면 먼저 감사하는

 마음을 실천해 보세요,남편이 술이 만취되어

들어와도 무사히 돌아왔으니 감사,애들이

공부를 못해도 건강하니 감사,친구만큼 물질이

많지 않아도 마음이 편하니 감사,우선 감사를

 하다보면 좋은 일이 생깁니다.그건 긍정적인

생각이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이며 어려운 일

앞에서도 짜증과 원망이 아닌감사를 함으로써 

그 상황을 이겨내기 위한 

기도가 필요하게 되고, 그것은 기도를 통해 

지혜로운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시간이

바로 기도시간입니다.그래서 크리스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기쁨의 기도와 감사를 잊어버려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뭘 기뻐하냐고요? 

기뻐하라는 것은 

간단히 말하면 웃으라는 것입니다.

칙칙한 얼굴보다는 웃는 얼굴이 보기에도

좋잖아요,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이 있듯이

 기뻐하라는 것은 웃으면서 살아가라는 말씀입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은 우리가 항상 기뻐하며

살기를 원하십니다, 여러분들 힘드시겠지만

웃으면서 살아갑시다, 그러면 감사하게 되고

기도를 드리고 싶어질 겁니다 ]

 



현실속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부디키면서

실천하고 살기는 힘든 세상이다.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계시기에 웃으며 

살아가자고 마무리하시는 

목사님의 말씀이 좋았다. 성경구절을 무리하게 

주입시키려 하지 않아서 더 다가왔던 것 같다.

이 목사님은 스스로 청소를 자청하시며, 

프린트지를 접고, 설거지도 하신다.

자신이 담임목사라는 권위, 권리를 

내보이지 않으시고 말로, 말씀으로 

열가지 일을 하시는 게 아닌 

먼저 보여주시고 실천하며

 자신을 낮추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이신다.

그 모습에 감히 닮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던 적도 있었다.

살아가다보면 힘들겠지만 아주 조금씩,아주

조금씩 노력하고 고쳐나가자는 말씀을 자주하셨다.

인간이란 어떠한 종교의 힘을 빌어도 좀처럼

바뀌기 힘든 동물이라며... 우선적으로 사람의

됨됨이와 내적인 성숙함이 먼저 형성되어야함을

원하셨다.모태신앙에 교회 일을 자기 일처럼

도우며모든 봉사에도 솔선수범하고 헌금도

많이 내고, 늘 모범적인 성도로 살아가는분들도 

실제로 교회밖의 생활에서는다른 얼굴로

살아가는 분들이 많다고도 한다.

교회 안과 교회 밖의 두 얼굴로 살아가는

크리스챤이 많다는 말씀은속내를 들킨 듯해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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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매일같이 독을 품고, 뿜어내고 산다.

원망하고 불평하고, 근심하고 걱정하고,

온갖 스트레스 속에서 살다보니

웃을 일도 없고 짜증만 쌓여만 간다.

그럴수록, 웃고, 뒤돌아보는 기도시간을 갖고

감사하며 살아가라고 하시는 것 같다.

참다운 크리스챤을 외치는 곳이

많지만세상에 비춰진 크리스챤은 두 얼굴이

많아서인지 부정적인 이미지가 짙어 가는 것도 사실이다.

세상에 나가보면 두렵고, 떨리고,

또 다시 마음이 어려워질 때가 있겠지만

그 상황을 즐기지는 못해도 웃으며

감사하는 습관을 갖도록 앞으로도 노력해야

될 것 같다.교회에서 보여주는 나,교회를

나온 후의 내가 같아야함을늘 의식하며 살아가야겠다.

컴퓨터를 잠시 끄고 

노트에 메모를 하며 

내 스스로를 다잡고 있는데 노크소리가 들리더니

깨달음이 빼꼼이 고개를 내밀며 묻는다.

[ 뭐 해? ]

그를 향해 아주 환한 미소를 지어보냈더니 

욘마사(배용준) 흉내내는 거냐며

 좀 부족한 사람같이 보인단다.

[ ............................. ] 

오,주여,,제게 선의 얼굴만 보이게 하소서...

 항상 기쁨에 기도를 하며 감사하는

삶을 살도록 깨달음도 좀 도와주면 좋으련만,

내게 감춰진 못 된 얼굴이 드러나지 않게.. 

현실에서 실천하기엔 어려운 점이 

역시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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