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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17

이제부터 김치는 사먹기로 했다. 김치 택배가 왔다. 깨달음 거래처에서 보내온 것인데 재일동포라고 했다. 일본에서 살면서 김치 선물을 받아본 건 처음이라 약간 얼떨떨한데 깨달음에게 거래서 최사장이 추석선물 겸 공사 부탁한다고 겸사겸사 인사차 보낸 것 같다고 했다. 김치 회사 이름이 나카요시다. 이 김치의 수익금은 치바조선초등교에 지원금으로 쓰이고 있다는 내용과 사진, 편지지가 들어있고, 내용물은 배추, 깍두기, 무말랭이, 진미채, 창난젓, 냉면이었다. 모두 반찬통에 담으면서 하나씩 먹어봤더니 김치가 아주 상큼하고 간이 딱 맞아 입맛을 돋우는 맛이었다. 깍두기도 고소한 젓갈냄새가 나면서 상당히 맛깔스러웠다. 진미채는 내 입에 꽤나 달았고 창난젓은 늘 먹던 맛과 별반 차이가 없이 양념맛이 좋았다. 저녁식사 때 반찬으로 내놓은 걸 조금씩 맛을.. 2023. 9. 11.
우리 부부를 행복하게 만드는 이것 냉장고를 열 때마다 한국 냄새가 풀풀 난다. 이번에 한국에서 가져온 온갖 김치들이 밥상에 오르면 깨달음과 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밥 한공기를 뚝딱 비우고 만다. 시간이 없어 바쁜 와중에 내 귀국 일정에 맞춰 엄마와 네 딸이 모여 씻고 저리고 갈고 버무리는데 두어 시간 만에 뚝딱 끝냈다. 내가 좋아하는 김치류만 선별해서 파김치, 열무김치. 무청김치, 부추김치, 얼갈이김치를 담았다. 20년 전, 유학시절 때는 김치 살 돈을 절약하느라 단무지를 사 먹기도 하고 배추보다 싼 무를 사다 깍두기나 생채를 해 먹었던 기억이 있다. 밥상에 김치가 올라오지 않는 날이 늘어나도 그냥 그러러니 하고 지냈던 것 같다. 솔직히 그다지 김치를 좋아하지 않았기에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았는데 역시나 나이를 먹으니.. 2022. 10. 30.
한국인으로서 참 부끄러운 일이다 아침을 먹으며 깨달음이 밥상에 놓인 깻잎찜을 먹어보고는 진짜 맛있다며 반찬들이 완전 장모님 집에서 먹는 맛이 난다며 좋아했다. [ 장아찌보다 찜이 더 맛있어?] [ 음,,장아찌는 장아찌대로 맛있는데 찜은 처음 먹어본 거 같아서 더 맛있어] 한국에 가서 엄마가 해줘야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반찬거리며 손 많이 가는 요리들을 이젠 이곳에서 해결하고 있다. 한국에 못 간지 벌써 횟수로 3년이 지나고나니 나도 그렇고 깨달음 역시 먹고 싶은 건 어떻게든 먹자, 언제 죽을지 모르니 잘 먹고 잘 살자는 단순한 사고전환을 한 뒤로 이곳에서 만들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만들어 먹으며 즐기고 있다. 그래서인지 한국에 못가서 괜스레 안달하고 애가 탔던 시간들이 많이 줄었다. 우린 식사를 하며 묵은 김치가 점점 질려오니 .. 2022. 2. 28.
남편은 김치가 먹고 싶었다고 한다 온라인 예배를 마치고 우린 바로 운동을 나갔다.비가 내릴듯 말듯 오묘한 날씨였지만걷기운동은 해야하지 않겠냐는 내 말에시큰둥한 표정으로 깨달음도 따라나섰다.마스크를 쓴 채로 열심히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몇 명 눈에 띄일뿐 생각만큼 많은 사람들이 나와있지 않았고 적당히 불어오는 바람이상쾌하게 느껴졌다.숲길을 되돌아올 무렵쯤 깨달음이 오늘 뭐할거냐고 묻는다. [ 그냥 집에서 쉴거야, 뭐 하고 싶은 거 있어? ][ 아니. 우리 돈카스 먹으러 갈까? ][ 아니야,,지금 도쿄도 계속해서 감염자가 나오고 있잖아, 그니까 외식은당분간 삼가하는 게 나을 것 같애 ][ 알았어..그럼,,오늘 뭐 먹을거야? ]성급하기도 하다. 아침 먹은지가 불과 2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점심과 저녁 메뉴를 궁금해 한다.뭘 해먹을까 잠시 생각.. 2020. 6. 23.
요즘 일본인들이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먹는 이것 오늘도 마트에는 낫또가 품절이였다. 오후시간이긴 했지만 다 팔렸을리가 없는데 최근 갈 때마다 느끼는 건 유난히 발효식품들에 품절이 잦다는 것과 대대적으로 발효식품임을 크게 어필하는 코너가 생긴 것이다. 코로나 예방을 위해 면역력을 높여야한다는 생각은 이곳 일본인도 같아서 챙겨 먹으려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특히 지난주부터는 쯔게모노( 소금이나 간장에 절인 채소류) 코너에 김치가 꽤나 빠져 나가 있는 걸 보았다. 원래 일본에서 김치의 수요가 가장 많을 때는 시기적으로 겨울이다. 내가 김치판매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에 의해 알게 된 사실인데 겨울이면 각 가정에서 따끈한 나베요리를 많이 한다. 그 나베요리중 남녀노소가 가장 좋아하는 나베가 바로 기무치나베(김치찌개,전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왠일인지 요즘 김.. 2020. 4. 30.
남편이 요즘 하고 있는 고민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반찬거리를만들고 있는데 깨달음이 주방쪽에 서서쭈뼜쭈뼛 했다.[ 왜? 뭐 할 말 있어? ][ 응,,,혹시 창란젓 남은 거 있어? ][ 왜? ][ 오늘 학교 가잖아,,요시다 만나러...]오늘 깨달음은 동창모임을 겸한 모교 방문이 있는 날이였다. 건축과 교수로 재직중인 친구가 2명 있는데 그 친구들과 함께 상의할 것도있고 특히 새 직원을 들이려는데 아무래도 괜찮은 학생들을 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했다. [ 청란젓 주고 싶어서? 요시다상에게 ? ][ 응,,]알겠다고 시간에 맞춰 만들어주겠다고 그랬더니요시다 상을 포함해 또 다른 3명에게도 주고 싶은데그만큼 창란젓이 있냐고 또 물었다.[ 그니까 네명분이 필요하다는 거지? ][ 응,,,,,][ 알았어..그리고 지난번에 한국에서 보내온깡통김.. 2020. 2. 22.
신년인사로 일본인에게 보낸 선물 신년인사를 하러 다니는 깨달음이 퇴근하고 들고 오는 건 거래처에서 받은 선물이였다. 어찌된 일인데 올해는 모두 양과자를 가져왔고 언제나처럼 난 그것들을 모두 깨달음 책상에 다시 올려놓았다. [ 왜 안 먹어? ] [ 나 원래 안 좋아하잖아,, 그냥 회사에 가져가서 직원들 주지? ] [ 회사에도 많아 ] 나는 어릴적부터 달달한 과자나 쿠키, 케익류를 좋아하지 않았다. 어른이 되어서도 주전부리를 거의 하지 않아서인지 이런 선물들을 받으면 모두 깨달음이 소화를 시키거나 처리를 한다. 그런데 어제도 또 두개의 쇼핑백을 들고와서 건네며 내 친구들한테 주라고 했다. [ 그렇지 않아도 줬어. 근데 당신이 또 가져오니까,,자꾸 쌓이네 ] [ 블로그 이웃님들에게도 보냈어? ] [ 응, 보냈어 ] [ 또 보내드려,,.] 깨.. 2020. 1. 9.
일본인에게 선물의 개념과 주의할 점 일본인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신정과 추석명절에 거래처나 친인척에게 선물을 보내는 게 관행처럼 되어 있다. 해년마다 두번씩 몇 년간은 같은 분께 보내야하기 때문에 선물을 고르는데도 꽤 신경을 써야한다. 매해 같은 물건을 보내시는 분도 계시지만 대부분은 상대가 받아서 좋아할 것같은 선물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올 새해에 우리집에 들어온 선물은 우동, 초코타르트, 정종, 구운생선(냉동) 아이스크림, 후(麸-밀기울), 야채쥬스, 양과자 등이다. 깨달음 회사로는 커피, 차세트, 게살 통조림, 맥주, 양과자 등이 많았단다. 일본에서는 여름과 겨울에, 평소에 신세를 지고 있는 은사나 거래처에 선물을 보내는데 여름(추석무렵)에 보내는 오츄유겐(お中元) 겨울(신정무렵)에 보내는 선물은 오세보(お歳暮)라고 한다.7월에 보.. 2019. 1. 14.
폭염을 이겨내기 위해 일본인들이 먹는 음식 오늘도 이곳 일본은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은 기록을 세웠다. 폭염이 계속되다보니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일주간 사이에 열사병으로 병원에이송된 환자가 9956명이며 이송된 환자중12명은 사망했다고 발표되었다. 아침 일찍부터 시작되는 정보방송에서는열사병에 주의를 당부하고 대책방법과예방에 좋은 음식, 음료를 소개하고 있다.앞으로도 무더위가 계속될 거라고 하는데일본을 찾는 외국인들도 맹위에 지쳐 힘들어하는 모습을 취재하기도 했다. 일본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일부 관광안내소에서는 영문으로 된열사병 대책 팜플렛을 배부하고 있고관광청 사이트에서는 열사병 정보등재해시정보공유를 위한 어플을 제공하고 있다. 환경청에서도 열사병 환경보건 매뉴얼을만들어 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쉽게 따라할 수 있는 대책과 증세에 따른 처방전.. 2018. 7. 19.
일본인이 생각하는 한국인의 이미지 10가지 통역 일을 가끔한다. 내 전공과 다른 분야의 통역을 할때면 미리 해야할 공부가 꽤 많다. 원래 통역전문이 아닌지라 낯선 단어들, 구어표현을 자연스럽게 동시통역 해야하기에 세미나의 내용파악과 참가자, 그리고 현장에서의 상황과 분위기에 따른 적당한 필터링을 요하기에 신경을 써야한다. 하지만, 오늘은 아주 급하게 받은 일이다보니 준비할 시간이 충분치 못했다. 세미나가 끝나고 일본측 관계자분들과 저녁식사를 함께하게 되었다. 미용관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여서인지 상당히 멋스러웠고 한국의 피부케어에 관심이 많아 개인적으로 내게 어떤식의 관리를 하는지, 내가 사용중인 화장품과 피부케어 추천상품에 관한 질문을 하셨지만 미용에 전혀 관심이 없는 나는 친구들에게 들은 얘기를 해드렸다. 내 오른편에 앉은 스즈끼 상은 미용실을.. 2018. 5. 3.
여전히 부끄러운 한국 여행자들의 행동 태국의 모 리조트 호텔에서였다.30대 초반쯤 보이는 언니 둘이 아침 조식 뷔페식당에 흰 가운을 입은 채로 들어왔다.사람들이 줄서서 음식을 담고 있는데 그 틈으로 들어가 자기네들이 담고 싶은 것들만 접시에 한가득 퍼 와서는 썬그라스를 쓰고 한 장, 벗고 한 장,이리저리 사진을 둘이서 돌려가며 찍어주고 찍기를 20분이상,안 보고 싶었지만 대각선 테이블이기에 볼 수 밖에 없었다.호텔 직원들과 다른 손님들이 힐끔 거리는 시선은아랑곳 하지 않고 그녀들은 사진을 열심히찍은 다음, 가져온 주스를 한모금 마시고는퍼 온 음식은 그대로 남겨두고 사라졌다. 접시를 정리하며 직원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들이 사라진 쪽을 멍하니 쳐다봤다. 해외 여행을 하다보면 어딜가나 한국관광객을만나게 된다. 그곳이 어디든 상관없이 상당히 .. 2018. 1. 18.
한일커플 사이에 의외로 많은 트러블 협회 후배들을 만났다. 이젠 서로 협회 일을 그만 두어서 자주 만나기 힘들지만 올 해들어 신년 모임을 가졌다. 가볍게 건배를 하고 그간에 있었던 얘길 나눴다. 다들, 배우자가 일본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공감하는 것이 많아 가끔 남편들 흉을 보기도 하고 일본생활의 좋은 점, 나쁜 점도 그날의 주제가 되기도 한다. 아들을 한 명 두고 있는 경미씨(가명)는 자녀교육에 고민이 많았고, 무자녀인 은주씨(가명)는 지금도 남편과 극복 못하는 음식문화에 대해 고민중이였다. [ 우리 남편은 아직도 김치를 안 먹어.. 물론 꼭 먹을 필요는 없지만,냄새도 싫어해서 집에서 김치찌개를 끓일 수가 없어... 지난번에 엄마가 김장을 보내주셨는데 냉장고에서 김치냄새 난다고 은근 투덜거리는데,, 진짜 또 싸울 뻔 했다니깐 ] 은주씨.. 2018. 1. 15.
일본의 장수노인이 즐겨먹는 의외의 음식 일본 전국에 사는 건강장수 노인 1,000명을 대상으로 건강을 유지해 온 식생활 패턴과 생활습관을 조사한 결과 발표가 있었다. 먼저, 장수노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마시는 음료로는 녹차가 단연 1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는 커피, 우유 순으로 나왔다. 즐겨 먹는 발효식품에 관한 조사에서는 1위를 요구르트가 차지했고, 낫또(청국장), 된장, 쯔게모노(야채 절임) 5위가 김치순으로 나왔다. 요구르트는 소화기능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즐겨 먹는 음식이였고 특히 바나나를 넣은 요구르트는 소화기능 뿐만 아니라 면역을 높여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전문의의 설명이 덛붙혔다. 또한, 하버드 대학에서 요구르트를 먹는 그룹과 먹지 않는 그룹을 30년간 연구한 결과, 요구르트를 매일 먹는 그룹에서 당뇨병 리스크가 18%감소.. 2017. 10. 1.
일본인들이 김치를 먹는 다양한 방법 깨달음에겐 참 많이 좋아하는 대학선배가 있다. 바로 한국을 알게 해준 그 선배. 30년전, 한국의 건축문화를 공부하면서 친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아주 절친처럼 잘 지낸다. 그런데 그 선배가 2년전에 회사를 그만 두고 90이 넘은 아버님 병간호를 위해 시골생활을 시작하셨다. 동경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지금까지 했던 일들을 마무리하기 위해 오시고 모든 시간들은 아버님을 돌보는데 사용하고 있다. 매일 병원에 가서 아버님을 지켜보고 남은 시간에는 책을 읽기도 하고, 잊여버린 한국어 공부도 다시 한다고 하셨다. 깨달음은 연구기간이 짧았지만 이 선배는 한국에서 2년가까이 살면서 논문을 작성했었다고 한다. 그래서 기본적인 한국어는 쓰고 읽기를 하신다. 특별히 불편한 건 없지만 워낙에 변두리다보니 변변한 슈퍼가 없어 장.. 2016. 6. 27.
한국음식 앞에선 예민해지는 남편 이곳은 지난주 금요일부터 황금연휴가 시작되었다. 우린 한 달 전에 예약 해 둔 고깃집에서 황금연휴의 만찬을 즐기기로 했다. 가게 입구에는 유명 연예인들의 사인들이 빽빽히 붙어있었고 가게 안은 손님들로 가득했다. 예약하기도 힘든 곳이라는 소문이 정말인 듯, 전화가 끝임없이 울렸고, 주방도 분주했고, 오가는 스탭들 움직임도 아주 바빴다. 먼저, 야채 샐러드, 나물과 김치가 나오고 늘 그렇듯, 깨달음은 자기 앞으로 반찬들을 갖다 놓았다. 다음으로 주문한 고기가 나오고 맛있게 먹고 있는데 깨달음이 날 한 번 쳐다보고 나물 한 번 먹고, 또 날 한 번 쳐다보고 김치 한 번 먹기를 반복했다. 혼자 먹으려니까 미안해서 그러냐고 당신 좋아하는 거니까 나 신경쓰지 말고 많이 먹으라고 했는데도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 .. 2016. 5.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