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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9

2018년, 한일커플이 나눈 대화 [ 자, 한잔 해~건배 ][ 별로 안 마시고 싶은데.왜 그래? 할 말 있어? ][ 아니,,구정도 지나고..새로운 2018년을시작하는 의미에서 하자는 거야 ][ 나한테 뭐 부탁할게 있어? ][ 아니,,없어,,,][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 음,,,없어...] 집과 가깝다는 이유로 주말에 자주 찾은 오다이바가 오늘은 구정연휴를 맞아 중국과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많이 붐볐다.수제 소세지를 한 입 잘라 내게 내미는 깨달음에게 물었다.[ 당신은 2018년도 뭐 하고 싶야? ][ 열심히 일하지,,,][ 특별히 하고 싶은 거 없어? ][ 음,,,매일 매일 새로운 날에 충실히 성실히 사는 거지, 어느 날은 비가 오기도 하고,또 어느날은 화창하고 그러겠지만 어떤 날이든 새롭게 찾아오는 그 날을있는 그대로 .. 2018. 2. 19.
부모님을 두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길 깨달음은 아침일찍 나고야로 출발을 하고난 오전에 처리해야할 일들을 마친 뒤신칸센에 몸을 실었다.두시간은 신칸센, 그리고 두시간은버스를 타고 시댁에 도착한 나는시댁이 아닌 마트로 먼저 향했다.저녁을 해드리기 위해 필요한 재료들을사기 위해서였다.[ 시간 없으니까 그냥 스테이크 주문하지 그래?][ 그러긴한데 그래도 하나 정도는 내가 만들어 드리고 싶어서..지난번에도 못해드렸잖아,,][ 그래,, 그럼 당신이 알아서 해..] 토실토실한 감자를 고르고 있는데또 전화가 울려온다.[ 당신 뭐 해드릴려고? ][ 잡채랑 감자전을 해드릴까하고,,[ 아버지랑 통화 했는데 지금 이가 아프셔서 잘 못 씹으신데 그래서 부드러운 햄버거 스테이크가 좋다고하셔서 내가 주문해 놨어, 그니까 당신 뭐 만들려고 하지 말고 그냥 와][ 알았어.. 2017. 8. 13.
홀로 계신 부모님께 해드릴 수 있는 것 전주 한옥마을에서 광주로 돌아오는 길 우린 병원에 들렀다.큰 언니 시어머님이 계시는 암요양병원이였다.병원에 들리기 전에 먼저 시어머니 아파트에서필요한 속옷들을 챙겨 병원에 향하던 길엄마가 차 안에서 서럽게 우셨다.“ 아무도 없는 썰렁한 아파트에 들어간께기분이 요상하고,,꼭,,내 모습을 본 것같아서 너무 슬프더라,,늙어서 병들어 이제 죽을 일만 남았다고생각헌께 징하게 서럽고, 니기 시어머니 마음을생각해본께 얼마나 억울하고 기가 막히실까말도 다 못할 것인디...,,,” 한 번 터진 엄마의 슬픔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앞자리에 있던 깨달음이 걱정스런 눈으로엄마와 함께 울고 있는 큰 언니를 번갈아 쳐다봤다.병원에 도착했더니 마침 저녁식사시간이여서우리는 그냥 대기실에서 기다리고엄마와 언니가 병실로 들어갔다. 그렇.. 2016. 11. 19.
가족을 죽음으로 모는 일본의 간병살인 지난달, NHK에서는 [간병살인] [간병자살] 문제를 다룬[나는 가족을 죽였다]라는 타이틀의 특집방송을 다루었다. 최근 일본은 [간병살인]이 늘어가고 있어 일본 노인복지계에 대두되고 있는 간병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아주 심각한 사태를 초래하고 있다. [간병살인]이란 오랜 간병 생활의 피로에 지쳐 부모나 배우자를 살해한다는 말이다. [간병살인]은 전체 인구 네명 가운데 한 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 일본의 현실을 드러내는 안타까운 비극이다. 간병에 지쳐 가족을 살해하는 사건이 매년 50건 가량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간병살인]이라 불리는 사건 가해자의 공통점은 배우자등 가족 간병이 자신만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책임감이 강한 은퇴한 노년남성이 가장 많다고 한다. 이번 특집 방송에서는 가족 간병경험자 6.. 2016. 7. 30.
일본의 어버이날, 우리가 해드린 것 황금연휴 마지막 날, 우린 시댁을 가기로 결정했다. 아버님 건강이 많이 좋아지셔서 퇴원을 해도 좋다는 주치의의 설명이 있었고, 어버이날도 겸해서 시댁행을 택했다. 아버님이 계시는 요양병원에 도착했을 땐 점심시간이였고 어르신들이 다들 모여서 식사를 하고 계셨다. 우린 식사시간이 끝날 때까지 조용히 병실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아버님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 우리를 보자, 아이처럼 좋아하시며 보조보행기를 밀고 우리쪽으로 걸어오셨다. 물리치료 횟수를 늘린 덕분에 보행도 많이 좋아지고 혈당치도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직접 뵈니 정말 놀랄만큼 정상으로 돌아오신 듯했다. [ 어~아버지, 인자 잘 걷네~~ 허리도 바로 펴지고~완전 다 나았네...] 깨달음 목소리가 하이톤이 되면서 아버님을 가까운 소파에 앉.. 2016. 5. 7.
일본여성이 결혼상대로 고르는 조건 깨달음은 술이 취하면 꼭 뭘 사온다. 실은 취하지 않아도 거의 매일 다양한 걸 사오는 편이다. 어릴적부터 입이 짧은 나는 주전부리를 거의 하지 않아서인지 과자나 빵을 사다줘도 유통기한을 넘길 때가 종종있다. 그래서 사오지 말라고 하는데 퇴근하고 돌아오는 깨달음 손에 오늘도 뭔가가 들리어져 있다. 메론이였다. 사무실 옆 과일가게, 지하철에 있는 빵집에서 집앞 편의점에서,,,지역 특산물이여서,,, 맛있게 보여서,,한정 판매라고 해서,,, 맛보니까 괜찮아서,,, 백화점에 세일이여서,,등등 참 다양한 이유로 뭔가를 사는데 특별히 뭘 사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단다. 원래 자기가 뭐 사는 걸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결혼 초, 내가 우리 아빠 얘길 많이 했었을 때 자기나름대로 한가지 결심한 게 있었단다. 너무 자상하.. 2015. 7. 23.
한국 설날을 직접 체험한 남편의 반응 광주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바로 추모관으로 향했다. 다른 가족들은 이미 아빠와의 인사를 마치고 집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여서 왠지 마음이 바빴다. 지난 10월에 왔을 때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아빠 옆자리에 들어와 있었다. 삶과 죽음이 종잇장처럼 얇고 허망한 것임을 내 눈으로 또다시 확인하는 서늘한 시간이였다. 집에 도착하자 조카들은 추모예배에 부를 찬송가 반주연습을 하고 있었다. 우리 일본팀 빼놓고는 이미 설인사를 끝낸 상태였지만 우리가 합류했으니 세배 드리지 않았던 조카들, 시댁에서 늦게 도착한 언니네를 포함해 다시 세배타임을 가져야할 것 같다는 의견이 있어 상차리기 전에 다들 세배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대학에 들어간 조카, 졸업을 앞 둔 조카, 취업 준비중인 조카,,,, 서로 다른 위치에 있지.. 2015. 2. 26.
해외에서 부모님께 할 수 있는 효도 한국행 티켓을 예약하고 엄마에게 전화를 드렸다. [ 몸은 괜찮냐? 힘든디 진짜 올라고? ] [ 추석 때도 못 갔고, 깨서방도 가고 싶어해서 예약했어 ] [ 깨서방도 같이 오냐?] [ 응, 첫 비행기로 가서 바로 광주로 내려갈게] [ 오메~ 왔다갔다 고생시롱께 이번에는 내가 서울로 올라갈란다, 긍께, 그냥 서울에 있어라, 내가 날짜 맞춰서 올라갈랑께~] [ 아니야, 엄마, 우리가 내려갈테니까 그냥 계셔~] [ 짐가방 들고 여기까지 올라믄 깨서방도 글고 너도 힘들어서 못써야~ 긍께, 그냥 동생집에 있어라, 내가 KTX타고 갈랑께~] [ 아니야~ 티켓도 다 예약했고, 깨서방도 광주 가고 싶대 ~] [ 오메,,, 여기 와봤자 볼 것도 없는디....] 엄마 보러 가는 거니까 그렇게 아시라고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 2014. 9. 18.
해외생활하며 부모님께 효도한다는 것 이곳은 다음주 일요일이 어머니 날(매해 5월 둘째 일요일)이다. 뭔가를 보내드리기 위해 간단하게 쇼핑을 했다. 늘 입버릇처럼 옷이며 뭐며 아무것도 필요없다 하시니 우린 음식을 위주로 선택한다. 평소 좋아하셨던 것, 자주 드시는 것들을 위주로 보내드릴려고 애를 쓴다. 서랍속에 넣어 둔 지난번 전표를 챙겼다. 예전 전포와 함께 가져가면 50엔이 디스카운트 되기 때문이다. 휴일에도 정상영업을 하고 있는 신주쿠 중앙 우체국에 도착했더니 사람들이 저마다 서로 다른 사연들을 담아 줄을 서 있었다. 소포를 보내고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받지 않아서 아버님 핸드폰으로 걸었더니 통화가 된다. 생선 보냈으니 맛있게 드시고 저희가 더워지기 전에 또 한 번 놀러 가겠다고 그랬더니 우리 아버님, 늘 하시는 말투로 저승사자한테.. 2014.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