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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5

남편이 일본인이여서 못 고치는 습관 퇴근이 늦였던 우린 택배박스에 들어있는 커다란 소포를 둘이서 들고 왔다. 내가 샤워를 하고 나왔더니 깨달음이 벌써 박스를 풀고 하나씩 꺼내고 있었다. [ 내가 좋아하는 오미자다~] 콧노래가 계속 되고 자기 것이라 생각 되는 것은 오른쪽 허벅지쪽에 가깝게 놓아 두며 소포 밑에 깔린 보자기를 보고는 씨익 웃는다. [ 이건 누가 보낸 걸까? 너무 좋아~~ ] [ 언니랑 동생이 추석선물이라고 보낸 거야 ] [ 오~~내 건강을 이렇게 챙겨주시는 처형과 처제에게 어떻게 감사를 드리지? 제주도에서는 천혜향도 보내주셨잖아, 11월에 가면 내가 아주 맛있는 저녁 멋지게 사드린다고 꼭 전해 드려 ] [ 알았어 ] [ 이거 한약이지? 홍삼즙이야? ] [ 응,근데 당신 혼자 다 먹으라는 건 아닐거야, 나랑 같이 나눠 먹으라는.. 2018. 10. 5.
일본생활 18년, 아직도 적응 안되는 두가지 이곳에 유학을 와 10년을 넘게 공부를 했고결혼을 하고 일본 속에서 나는 특별히 다를 게 없는 사회인으로 살아가고 있다.인생의 3분의 1을 이곳에서 보내며얻은 것, 배운 것, 깨달은 것도 참 많았다.선진국이 보여주는 사회적 제도와 시스템,선진국민이 갖고 있는 매너와 예절,그 속엔 물론 어둠과 가식이 존재하긴 했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하기에이곳의 문화에 맞게 잘 맞춰가면서 살아왔고 그닥 여러움 없이 지내고 있다.하지만 아직까지 낯설고 쉽게적응이 안되는 게 두가지 있다.첫번째로 그릇을 들고 먹는 식사문화이다. 일본은 젓가락을 사용하는 문화이다. 그리고음식을 먹을 때, 대부분 그릇을 들고 먹는다.국물 요리를 먹을 때도 건더기를 먼저 먹고 남은 국물은 그릇채 마시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에는 몇 가.. 2018. 9. 7.
사람은 끼리끼리 살아간다 화장실을 다녀 온다던 그녀가 30분이 지나도돌아오질 않았다.코코아와 샌드위치가 서서히 식어가고 있었고난 오늘 그녀를 만난 걸 후회했다. 늘 있던 일이기에 그러러니 하면서도첫 만남부터 힘들게 하더니 끝까지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한다는 생각에아무런 감정조차 생기지 않았다.그래도 오늘이 마지막인게 다행이라 생각하며식어버린 코코아를 천천히 마시기 시작했다.역시 처음부터 아닌 사람은 아닌 것이라는진리를 떠올리며... 누군가를 좋아하는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이성이 아닌 동성끼리도 그 사람의 말투가 좋고그 사람의 행동이나 표현이 마음에 들기도 하고그 사람과 음식 취향이 같아서도 좋고,또 싫어하는 게 같아서라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이 가깝게 느껴지고 관심이 가기도 한다.분명 나와 같은 공통분모를 갖고 있고닮은.. 2018. 7. 11.
맛집을 구별하는 남편만의 방법 이사를 하고 각 방에 짐들을 넣어두었지만 아직도 열지 못한 박스가 그대로인 상태로 일상이 시작되었다. 서로 시간이 없는 것도 있고, 물건들의 제자리를 아직 못 찾은 것도 있고,,,,, 어제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거의 비어 있는 있는 냉장고와 비상식들에서 반찬거리를 찾고 있는데 깨달음이 안방에서 TV를 들고 와서는 거실 모퉁이에 어정쩡하게 놓고서는 얼른 체널을 돌렸다. 한국 드라마 [대풍수]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 동이]가 끝날 무렵, [대풍수]예고편을 했을 때 왕으로 나오는 지진희가 또 출연하는 걸 보고 무조건 재미있을 거라고 기대를 했던 드라마였다. 거실 TV는 장식대가 아직 오지 않아 설치를 못한 것도 있고 굳이 빨리 TV를 연결해서 봐야할 이유도 없어서 그냥 방치해 둔 상태였는데 .. 2015. 5. 28.
일본인의 배려는 아주 작은 것부터. 우린 주말에 가끔 목욕탕을 갈 때가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동경내에 온천수를 사용하는 목욕탕을 일부러 찾아 그 곳에서 온천욕을 맛보곤 한다.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온천 목욕탕을 향해 수건, 속옷만 챙겨서 목적지에 도착, 휴게실에서 1시간 후 병우유를 먹기로 약속하고 각자 남녀탕을 향해 들어갔다. 실내는 그렇게 붐비지 않았고 사진찰영 금지라고 적혀서 차마 사진은 찍을 수 없었다. 목욕탕 특유의 냄새, 그리고 분위기까지 내 어릴적 엄마 손 잡고 다녔던 동네 목욕탕과 너무 흡사해 잠시 한국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렇게 목욕을 시작, 탕에 들어갔다가 사우나에 앉아 있는데 약 60대갸량의 일본 아줌마 두 분이 들어오셨다. [ 탕 입구에 앉아 있는 두 사람 외국인 아니야?] [ 한국말 하는.. 2015.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