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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장14

여러분 덕분에 행복한 한 해였습니다. 깨달음은 기어코 소수의 직원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며 종무식을 강행했다. 난 예고한대로 참석하지 않았고 3시가 넘어서 약속장소인 아사쿠사(浅草)로 향했다. 어제부터 귀성길에 오른 사람들은 도쿄를 빠져나갔고 신정연휴를 맞아 도쿄로 관광을 온 사람들이 그 빈자리를 채웠다. 센소지엔 언제나처럼 기모노를 차려입은 젊은 커플들이 많았다. 올 해의 끝자락에 선 사람들은 각자가 믿는 신들에게 한 해의 마감을 고하기도 하고 새해의 소망을 빌기도 하면서 센소지 浅草寺본당 앞에 상향로에서 뭉게뭉게 피어올라오는 선향의 연기를 자신들의 몸 쪽으로 끼얹었다. 400년 전, 중국에서 전해지는 향로는 참배객의 신체를 정화하기 위해 사용된 불사에 쓰는 도구 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향로의 연기를 아픈 부위에 끼얹으면 상태가 좋아지거.. 2021. 12. 30.
자기 인기에 취해 사는 남편 깨달음 겨울용 양복을 맞췄다. 크리스마스 선물 겸 깨달음이 현역 생활을 하는데 마지막 양복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어 가장 좋은 원단으로 골랐다. 옆에서 보고 있던 깨달음이 너무 비싸다고 망설이길래 마지막까지 멋진 양복 입고 열심히 일하라는 뜻이라고했더니 그런 뜻이였냐면서 순순히 수치를 쟀다. 재단사분이 작년 여름에도 한 벌 맞추지 않았냐며 허리둘레가 1센티 줄였다고 하자 허리는 다이어트하느라 줄은 것이고 재난지원금 나왔을 때 여름용으로 한 벌 맞췄는데 이젠 양복 맞추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자기 취향에 맞는 버튼과 안감까지 고르고 수납장이 배달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 바로 백화점을 나와 집으로 돌아왔다. 그릇 욕심이 많은 것도 있고 파티용 그릇들을 세트로 사다 보니 수납공간이 부족해 새로 주.. 2021. 12. 10.
요즘 남편은 행복하다 주말에도 깨달음은 회사에 나가 도면을 치느라 온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갑자기 일이 밀려들 때면 깨달음은 주말이나 휴일 상관없이 회사에서 일을 하며 보내는 시간이 많다. 지금껏 휴일에도 바쁠 땐 일을 우선으로 하는 깨달음 스타일에 한 번도 불만을 갖지 않았던 나는 오늘도 샌드위치 도시락을 챙겨주었고 깨달음은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오후 4시, 나는 집에서, 깨달음은 회사에서 출발을 해 만난 곳은 토리노이치(酉の市)가 열리는 신주쿠(新宿)의 하나조노 신사 (花園神社)였다. 토리노이치(酉の市)는 애도 시대 때 중국에서 농민들을 위해 올리던 수확제를 기원으로 매년 11월에 진행되는 축제이다. 근대사회에 넘어오면서 사업번창을 목적으로 곰발바닥 모양으로 생긴 쿠마테 (熊手)을 판매하는 축제가 되었다. 복을 .. 2021. 11. 22.
마지막 나눔이 될 것 같아요 저녁을 먹고 쉬고 있는데 아마존에서 맥주가 배달되었다. 발송인이 적혀있지 않아 도대체 누구인지 내 지인과 깨달음 지인들을 찾다가 못 찾고 송장번호로 아마존 홈피를 검색하는데 깨달음이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것 같더니 알아냈다며 나카무라 (中村)라고 했다. 지난달 내가 김치를 담아 친구들과 지인에게 나눔을 하고 난 뒤, 뒤늦게 깨달음이 혼자인 친구에게도 보내고 싶다고 하길래 월요일날 한국 김과 함께 챙겨 보냈던 분인 나카무라 상이었다. 가족들은 모두 오사카(大阪)에 살고 있고 홀로 도쿄에서 지내는 기러기 아빠인데 깨달음보다 5살이나 어리지만 혼자 산지 20년이 넘어서인지 정말 늙어 보인다며 만날 때마다 짠한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 당신에게 너무 고맙다면서 해외여행 못 가니까 각국의 맥주를 보낸 거래 ] .. 2021. 11. 11.
함께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 주말이 되어도 이젠 특별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코로나 때문이라고, 코로나 탓에 이렇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도 의미가 없어진 듯,원래부터 이런 생활패턴이였던 듯,순응하고 살아가는 우리가 있다.한국식으로 반찬이 식탁 가득 채워지는 백반이먹고 싶다던 깨달음을 위해 주말에만 해주겠다는약속을 해서 이번에는 누룽지가 아닌 된장찌개를 준비해 아침상을 차렸다.https://keijapan.tistory.com/1419(아침부터 남편이 기분 좋아진 식단) 젓가락을 들고 깨달음은 반찬 하나하나에사랑스런 눈길을 주며 둘러 보았다.뭔지 모르게 이런 밥상을 받으면 가슴 가득따뜻한 온기 같은 게 느껴진다는 깨달음 표현이좀 오버스러웠지만 정성스럽게 그리고아주 깨끗이 먹는 모습에 만족했다. 아침을 마치고 깨달음은 테이블을 몇 번이나꼼.. 2020. 12. 8.
여러분들께 감사함을 나눕니다 오다큐 백화점에 가기 전에 주문을 못했던 몇 몇 분들에게 드릴오세이보 (お歳暮 -연말에 드리는 선물)를카다로그를 보며 결정했다. 매년 추석과 설에 두번씩 보내다 보니 중복되지 않고받는 분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되도록이면보내드리려 신경을 쓰는 편인데늘 고를 때마다 고심을 하게 된다.제일 무난한 선물은 센베이인데 의외로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늘 갈등이다. [ 카나마루 상은 햄세트가 나을까? ][ 응,,그렇게 해..][ 작년에도 보내드린 것 같은데..][ 괜찮아,,술 좋아하니까 안주로 먹겠지.. ][ 미후라 상은? ][ 음,사시미를 좋아하니까 해산물이 좋을 거야 ]막상 선물을 고르다보면 결국엔 항상 같은 걸 보내 드리는 것 같다.일단 모두 체크를 하고 집을 나섰다.백화점에 도착해 바로 주문서를 건네 주고10층.. 2020. 11. 23.
2018년도 블로그를 뒤돌아보며,, 매해 12월이면 깨달음이 한글을 그리듯 또박또박 블로그 이웃님께 드릴 연하장을 써서보내드렸는데 요 며칠 사이에 한국에 계신분들께 도착을 한 것 같습니다. 저에게 주소를 알려주신 분들에게 모두 보내드리긴 했지만 혹 못 받으신 분이 계실까봐 조금 걱정입니다.작년에도 못 받으신 분이 몇 분 계셨는데 그 이유는 확실히 잘 모르겠습니다.연하장은 반송이 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한 분도 빠짐없이 잘 도착하기를 바래봅니다.그저 연하장 한 장일 뿐이지만여러분들이 그 마음을 받아 주시고 깨달음의 감사마음이 여러분들께 전달된 것 같아서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http://keijapan.tistory.com/1192) 한글 쓰는 남편을 보고 있으며.. 다음(Daum)에서부터 시작한 블로그생활이 벌써 햇수로 8년을 향해가고 .. 2018. 12. 28.
여러분 부자 되세요, 감사를 나누며... 지난 일요일 교회를 갔다가 우린신주쿠에 있는 신사에 들렀다.매해 토리노이치(酉の市)에 가서 깨달음 회사에걸어둘 쿠마노테(クマの手)를 사기 위해서였다.토리노이치(酉の市)는 에도시대때 중국에서 농민들을 위해 올리던 수확제를 기원으로 매년 토리노츠키 (닭의 달 -11월 )토리노히 (닭의 날)에 진행 된 축제이다. 우리나라는 고사상에 돼지머리를 올리듯 중국과 일본은 닭을 올렸다고 해서 토리노츠키, 토리노히가 되었다.그렇게 전해져온 수확제가 근대사회에 넘어오면서 사업번창, 집안 안정을 목적으로 다음해에 모든 일이 원활하고 무탈히 지나가도록기념하는 통합적인 의미의 토리노이치(酉の市)가 자리를 잡았다.간단히 말하면 사업번창과 가내안전을 기원하며갈퀴로 복을 긁어 모은다는 의미에서 장식용갈퀴를 파는 축제이다. 쿠마노테(.. 2018. 11. 28.
블로그를 하다보면.. 어제 제게 장문의 항의 메일이 한통 왔습니다.왜 댓글이 써지지 않느냐고, 왜 차단을 했냐고차단 한 이유를 알고 싶다고,,3년이 넘게블로그를 읽어 왔는데 서운하다는 그런 내용이였습니다.댓글 차단과 그 대처 방법에 관한 내용은제가 티스토리에 글을 올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공지를 해드렸었고, 그 후로도 대처방법과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는 말씀을드렸습니다.http://keijapan.tistory.com/notice/554댓글 승인과 차단에 관하여제발 댓글 달기 전에 댓글 공지를 한번쯤 읽어보시라고 몇 번이나 공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분은 3년동안 자신이읽고 싶은 것만, 보고 싶은 것만, 믿고 싶은 것만보셨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제 블로그는 천개 이상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다음블로그를 닫으며 .. 2018. 8. 11.
깨서방, 여러분을 만나러 갑니다 거리엔 온통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넘쳐났다.깨달음은 캐롤에 맞춰 콧노래를 부르다연하장 코너에서 주변을 휙 돌아보고는 엉덩이를 약간씩 흔들었다. [ 이게 좋지 않아? 일본 냄새 풀풀 나는데?]연하장을 몇 장 꺼내 내게 내밀었다.[ 응, 당신은 당신대로 골라, 난 저쪽에서 나대로 골라볼게 ][ 이리 와, 같이 골라야 되는 거야, 이거 귀엽지?][ 다양하게 골라 놓으면 조금 있다 볼게 ][ 알았어 ]깨달음이 심혈을 기울려 연하장을 골랐고난 아무말없이 쇼핑바구니에 넣었다.[ 우표는 사 뒀어? ][ 응 ] 매장을 나와 깨달음이 추천하는 홋카이도 스프카레집에서 따끈한저녁을 먹은 우린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 신년인사는 적었어? ][ 응, 난 적었어, 당신만 적으면 돼][ 뭐라고 적어? ][ 당신이 하고 싶은 말 적.. 2017. 12. 11.
티스토리 초대장 드립니다. 크리스마스 선물도 함께 이번주부터 깨달음은 송년회가 시작되었다.월요일부터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11시를 넘나들고 있다.매해 연말이면 있는 행사이기에 그러러니하고 난 대략 퇴근시간만 물었는데 지금껏 그렇게 빗나가지 않고 자신이 말한퇴근시간에 맞춰서 들어왔었다.. 그런데 오늘은 12시가 넘어서 들어왔고가방을 자기 방에 던져두고 나와서는자세를 바로 잡고 내게 정중히 인사를 했다.[ 미안합니다~~][ ........................... ] 아무런 반응를 보이지 않자 또 한다.[ 많이 많이 미안합니다 ][ 알았어, 들어가 자...][ 옷 갈아 입고 나올게 ][ 아니야, 양치 하고 자,,빨리 ]갈지자로 안 걷는 걸 보니 그리 많이마시지는 않은 것 같았다.자기방에서 우당탕 소리가 한번 나고세면대에서 터프하게 세수를 하는 소리.. 2017. 11. 18.
한국에서 온 크리스마스 선물 [ 소포 왔어? 뭐야? ] [ 응,,언니가 양파즙을 보내줬어] 내가 테이블 밑에 두었던 소포를 다시 끄집어와서는 과자가 있는 걸 보고 얼굴에 화색이 돌더니 갑자기 고개를 떨구고 정지화면 상태로 움직이지 않았다. [ 왜?] [ 두 개,,, 없어...] [ 뭐? ] [ 과자가 두 개 밖에 없어,다 양파즙이야 ] [ ............................ ] [ 두 박스나 있잖아, 양파즙은 내가 부탁한 거야. 그렇지 않아도 바쁜 언니가 경동시장까지 가서 한국산 쥐포를 찾았는데 없었대..당신 한국산 아니면 안 먹잖아..그래서 서운할 까봐 과자를 넣은 거야] 내가 부가설명을 했지만 좀처럼 미동하지 않았다. 그런 다음날, 블로그 이웃님이 소포를 보내주셨다. 크리스마스 장식과 함께 과자,쥐포와 문어다리를.. 2016. 12. 5.
인삼즙을 앞에 두고,,,삶과 죽음 지난 일요일 엄마에게서 소포가 왔다. 추운데 또 뭔가를 바리바리 싸서 보내셨다. 2월달, 아빠 기일 때 가니까 아무것도 필요없다 말씀 드렸는데도,,, 멀리 계셔도 마치 내 살림을 다 알고 계신듯 필요한 것들만 보내주셨다. 배즙, 감기약, 마른 미역, 쥐포, 고추가루, 된장, 풋고추, 인삼즙, 태현이가 두고 간 셀카봉,,,, 만들어 놓은 인삼즙이 떨어져가고 있는 걸 어찌 아셨을까,,, 바로 인삼을 씻어 털어 말렸다. 그렇게 3일을 말린 오늘, 대추와 함께 인삼을 2시간쯤 달이고 있는데 퇴근하고 돌아온 깨달음이 킁킁 냄새를 맡더니 냄새만으로도 힘이 쏟는 것 같단다. 식사를 끝내고 따끈하게 달여진 인삼즙을 한 잔 권했더니 뜨겁다며 구체적으로 인삼이 어디에 좋은지 좀 검색을 해보겠단다.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해주.. 2015. 1. 7.
일본 이모부에게 초딩 조카가 보낸 연하장 두 시간 간격으로 우체국 아저씨가 우편물을 가져다 주셨다. 첫번째는 명절이였고 두번째는 한국에서 온 EMS였다. 마지막날이여서 연하장을 포함해 우편물이 너무 많다고 두번째 오셨을 때는 숨을 헐떡거리셨다. 하나는 조카 태현이가 보낸 신년카드이고 또 하나는 블로그 이웃님이 보내주신 것이였다. 먼저 이웃님이 보내주신 신년카드를 열어 보고 너무 맘에 든다고 왕이 입는 한복아니냐고 역시 센스가 있네,,, 치마저고리도 귀여운데 왕비 한복이 아니라고 자기 것이 더 좋다며 입꼬리가 사정없이 올라갔다. 다음은 태현(초딩3년)이가 보낸 신년카드였다. 속을 열어보기 전에 카드 디자인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한국문화가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고 참 보기 좋단다. 자기 카드에 있는 십장생 그림들은 어머님 안방에 있는 장농에 그려져 있.. 2015.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