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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어10

모두가 그렇게 산다 뜬금없이 이곳에 온 이유는 특별히 없었다. 혼자 생각하고, 혼자 걷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이곳에 와 있다. 집에 있는 수조 앞에서도 멍하니 30분 이상은 거뜬히 앉아있는 버릇이 있어서인지 살아 숨 쉬며 이리저리 움직이는 생물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머릿속이 차분해지곤 한다. 꼭 이곳이여야했던 것도 없이 단지 수족관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관내는 생각보다 훨씬 낙후? 된 느낌이지만 여러 생물들만 볼 수 있다면 별 문제는 되지 않았다. 돌고래쇼 앞에는 꼬맹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박수를 치고 있고 어른들은 그런 아이의 모습을 사진에 담느라 정작 돌고래는 뒷전이었다. 춥지도 덥지도 않아 사색하기 딱 좋은 날,, 불어오는 바람결에 실구름들이 유유히 움직이고 있다. 쥐치처럼 생기기도 하고 복어를 닮은 녀석이 주둥이를 .. 2022. 5. 16.
일본인들이 송년회를 싫어하는 이유 이곳은 어제 근로감사의 날로 휴일이었다. 바쁜 깨달음은 아침 일찍 회사를 갔고 난 관상용새우들이 너무 번식을 많이 해서 수조에 넘쳐나길래 치비 몇 마리만 남겨두고 모두 잡아 아쿠아센터를 다녀왔다. 점장님은 언제나 내가 가져오면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신기해한다. 이렇게 번식을 잘 시키는? 일반인은 드물다며 뭘 키워도 잘 된다고 칭찬을 하신다. [ 지금 몰리(열대어 종류)도 새끼 12마리나 낳았어요. 키워서 또 가져올게요 ] [ 정말 대단하시네 ] [ 그래도 해수는 실패했잖아요,,,] [ 해수가 은근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다시 하시면 잘하실 것 같은데요..] [ 그냥,, 지금으로 만족하고 있어요 ] 그렇게 오전을 보내고 깨달음이 일을 마치는 시간에 맞춰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에서 만났다. [ 오늘 일은 끝.. 2021. 11. 25.
생각이 많았던 남편의 주말 3월 7일이면 긴급사태 선언이 풀린다고 한다. 첫 번째 발령되던 때와는 달리 두 번째였던 이번 긴급사태는 모두가 코로나에 익숙해져서인지 외출과 외식을 자숙해 달라는 도쿄도지사의 당부 캠페인이 광고와 섞여 매시간마다 나오고 있지만 모두가 많이 지친 것도 있고 더 이상 참는데도 한계가 온 듯 주말이면 온 거리에 나들이 인파들이 넘쳐나고 있다. 코로나 백신이 의료진에게 먼저 접종되면서 왠지모를 안도감에 지난 2주 연속 주말까지 외출을 했었는데 충분한 분량의 백신이 확보되지 않았고 주사기까지 말썽을 피우는 바람에 접종시기가 점점 늦춰질 거라는 뉴스를 듣고 우린 다시 느슨해진 정신을 다잡고 착실히 스테이홈을 하기로 했다. 깨달음은 코로나가 종식되어도 지금처럼 주 3일 근무를 할 생각이라고 했다. 매일 회사에 출근.. 2021. 2. 28.
남편에겐 이런 계획이 있었다 5월초,수조에 생긴 물달팽이, 삿갓조개들을소멸시키기 위해 대청소를 했었다.새롭게 초기화를 해야해서 모래며 자갈도씻고 소독했었다.아침부터 깨달음이 욕실에서 쓸고 닦고, 일광욕으로 말리고 해서 정상상태를만들었다 그렇게 열심히 새로 만들어진 수조에 생이새우를 100마리 넣고 아주 만족했던 우리.새우들이 적응하며 지내기 시작하면서 지난주에는 10마리 정도가 포란을 했고깨달음과 아침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수조앞쇼파에 나란히 앉아 하염없이 새우들의 움직임과포란한 암새우가 알에 공기를 쉴새없이 넣어주는 알굴리기를 보면서감탄하곤 했다. 언제쯤 방란을 하련지궁금해져 검색을 해가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는데엊그제 밑바닥에 아주 작은 생명체가 스물스물 움직였고 바로 물달팽이 새끼를발견했다. 수조를 청소하고 초기화를 시켰기에 없.. 2020. 5. 30.
코로나 속, 우리 부부의 하루가 또 이렇게 지나간다 코로나로 긴급사태선언 이후,날마다 일요일처럼 착각하며 살고 있는 오늘,아침에 눈을 뜨자 너무도 화창하고 맑은 날씨에뭔가를 해야할 것 같아 그동안 미뤄왔던 수조 청소겸 열대어 입양을 보내기로 했다.아쿠아센터에 지금 있는 열대어들을 모두드리고 새로운 식구를 맞이하기로 했다.새주인에게 가는 동안 열대어들이 힘들지 않도록최단시간을 계산해 재빠르게 옮겨아쿠아센터에 가져다 드렸다.원래는 입양을 받지않는다고 하셨는데 우리집에 온 열대어는 웬일인지 번식을 너무 잘해 치어들이 자꾸 늘어 감당을 못하겠다고 했더니 특별히 받아주셨다. 그 덕분에 우리는 여러 종류의 열대어를 키울수 있어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열대어를 드린 후, 집으로 돌아와 우린 청소를 바로 시작했다.특히, 이번에는 이름모를 조개류들의 번식도심해서 모.. 2020. 5. 3.
우리 부부가 함께 하는 취미생활 [ 우리애기..안뇽,,,]한마리씩 뜰 때마다 깨달음은 작별인사를 했다.5년이상 키우고 관리해 왔던 열대어 쿠피와 미키마우스플래티, 네온테트라 를 정리하기로 했다.애완견을 사기 위해 매주 돌아다니다가다시 돌아오기를 반복,그러다 마침내 결정을 했다.애완견은 주택을 하나 마련하고 기르기로하고그 대신 열대어가 아닌 해수어를 키우자고합의를 하고 수조에 있는 열대어들을 모두아쿠아센터에 가져다 주기 위한 작업을 아침부터 하게 되었다. [ 지난주에 태어난 완전 애기도 줘버릴거야?당신이 이 치어 받느라 고생했잖아.. ][ 괜찮아, 한마리도 빠짐없이 다 갖다 줄거야 ][ 역시 피도 눈물도 없어...]들릴듯 말듯 깨달음은 내게 한소리 했지만내 결심을 변함 없었다.그동안 한여름엔 더울까봐 전용 선풍기도 달아주고치어를 편하게 .. 2018. 9. 9.
좋은 만남과 좋은 사람들 가게에 들어섰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 마마~]를 조심히 불러보아도 대답이 없었다. 일단 우리가 늘 앉았던 테이블에 짐을 놓고 다시 목소리 톤을 좀 높여 [마마]를 불렀다. 그랬더니 화장실 쪽에서 급하게 주방아저씨가 나오시면서 죄송하다고 [마마]는 잠깐 슈퍼에 갔다고 하셨다. 주방아저씨가 가져다 준 맥주로 건배를 하고 시원하게 한 잔 들이켰다. 오늘따라 맥주가 쌉쌀하면서도 맛있었다. 언제 또 이 가게를 올 것이지,,아니 이 동네에 정이 많이 들었는데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더 맛있는 것 같다고,,,,그런 얘길 했다. 손님이 없어서인지 우리가 주문한 음식들이 바로바로 나왔다. 일본어가 서툰 주방아저씨는 음식을 가져오실 때도 연신 싱글벙글 미소를 보여주셨다. 내가 다녔던 일본어 학교가 와세다 대학쪽에.. 2015. 5. 21.
헤어짐을 준비하는 시간 우리가 자주 가는 태국요리집에 잠깐 들렀다. 식사를 하기 위해서가 아닌, 선물을 주기 위해서였다. 깨달음이 우리 수조에 있는 구피와 미키마우스들에게 러브타임을 준 덕분에 지난주부터 날마다 출산러쉬여서 어제는구피가 9마리를 미키마우스는 5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이사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새끼들이 매주마다 불어 나니 감당을 못할 것 같아서 어미 구피와 치어들을 들고 이곳에 왔다. 이곳의 마마가 나처럼 열대어를 너무 너무 좋아한다는 게 떠올라 가져온 것이다. 가게는 영업시간이 막 시작되어서인지 손님은 없고 마마가 주방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 듯 했다. 주방쪽으로 다가가 집에서 가져온 열대어 봉투를 내밀며 [마마]하고 불렀더니 깜짝 놀랜 마마가 [와~] 소릴 지르며 무슨 일이냐고? 웬 물고기냐고 ? 물고기가 어.. 2015. 4. 9.
이 세상 모든 남자들의 본능 [ 너무 희안하다,,,,왜 구피가 새끼를 가졌지?,,임신할래야 할 수가 없는데...... 참,,,신기하다,,,답이 안 나오네,,, 어떻게 한 놈도 아니 두 놈이 새끼를 밴거야,,,, 알다가도 모르겠네,,,,] 구피도 연어처럼 방정을 하나,,,근데, 방정을 한다해도 암수가 만날 수가 없는 상황인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이해가 안 가네...] 저녁시간, 구피에게 먹이를 주면서 혼자 중얼거렸다. 내 중얼거림을 그냥 듣고만 있던 깨달음도 옆으로 오더니 아무말 없이 구피에게 먹이를 주었다. 먹이를 다 먹은 구피들 사이에서 만삭인 암놈 두 마리를 꺼내 산란실에 넣었다. 그리고 인큐베이터도 미리 준비를 해두고,,, 집에서 기르는 열대어 구피가 잦은 산란으로 수조를 두 개로 늘렸지만 포화상태를 막을 수 없었다.. 2015. 1. 16.
내 귀를 의심하게 한 남편의 한국어 저녁시간, 구피에게 먹이를 주는데 배가 만삭인 녀석을 발견, 부화통에 분리시켜 넣었다. 암수를 구별, 두 개의 수조로 나눴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임신을 한 녀석이 생겼다. 매달 불어나는 치어들로 수조가 포화상태여서 어쩔수 없이 암수도 분리시키고 어른?사이즈에 구피는 아쿠아센터에 보냈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지금 있는 애들은 크기를 보아도 아직 성인?이 아닌데 이렇게 번식을 하고 있다고 자연의 섭리는 대단하다고 감탄을 하자 듣고 있던 깨달음이 번식을 한다는 것은 숫놈이 섞인 거라고 다시 한 번 암수 선별을 해야하지 않겠냐고 여자처럼 생긴 남자를 잡아 숫놈 방으로 옮겨야 한단다. 아직 중, 고등학생인데 못 된짓을 한 녀석을 당장 잡아야 한다고 약간 흥분기미였다. [ ................... 2014.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