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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못가고, 마음을 비운다. 병원으로 가는 발걸음은 늘 무겁기만 하다. CT촬영을 기다리는 동안 나 이외의 환자는 한 명도 이곳으로 내려오지 않았다.지하라는 특성상 왠지 음침한 기분이 들었다.얇은 환자복 사이를 뚫고 들어오는 에어콘 바람에 소름이 돋았다. 아침 일찍 출근했던 깨달음이 오후가 되어서야집에 들어왔다.[ 병원에서 뭐래? 결과는 언제 나온대?][ 자세한 건 다음주에 나오는데 일단 특별한 이상은 없어 보인다고 했어 ] [ 그래? 다행이네 ]우린 노트북 앞에 머리를 맞대고 앉아예약해 둔 한국행 티켓을 취소했다. 그리고 대청소를 하기 위해 각자 위치로 자릴 옮겼다. 오늘의 대청소는 차가워진 가을 준비를 위함도 있고 심난한 마음을 잠재우고 싶어서였다.그래서인지 깨달음도 솔선해서 청소기를 먼저 꺼내들었다. 내 생일에 맞춰 한국행 티.. 2016. 10. 10.
일본의 장례식 답례품 초인종이 짧게 한 번 울리고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깨달음인 걸 알고 얼른 국냄비에 가스불을 켰다. 그런데 현관에서 날 부르길래 가봤더니 쇼핑백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뿌리란다. 장례식 갔다왔냐고 물었더니 그렇단다. 소금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뿌리고 거실에 들어와서는 쇼핑백을 건네주었다. 녹차와 오차쯔케 세트가 들어 있었다. 선배가 돌아가셔서 급하게 다녀왔단다. 올 들어 장례식 참가가 두 번째이다. 1월초에는 친구 어머님이 돌아가셨고, 오늘은 대학선배였단다. 친구 어머님 장례식 답례품으로 가져 온 것은 답례품 목록이 정리된 카다로그였다. 온천 이용권, 피부 맛사지권, 주방용품, 간단한 식품류, 아기용품, 욕실용품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결혼 답례품으로만 이런 카다로그를 사용하는 줄 알았다고 했더니 요즘은.. 2015. 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