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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포3

일본 가정에서 월동대비로 꼭 준비하는 필수품 쾌청한 가을하늘이였다. 최고 기온이 25도까지 올라갔고 우린 자전거를 타고 집 주변을 달렸다. 새로 생긴 레스토랑도 있고 문 닫은 소바집도 있고 거리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조금씩 변해가고 늙어가고 있었다. 한시간쯤 달리다 공원에서 잠시 목을 축이며 휴식을 취했다. 간간히 이름모를 새소리와 물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어디선가 꼬마들이 깔깔대고 웃는 소리에 평화로움이 느껴졌다. 점심을 먹기 위해 들어간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기다리다 깨달음에게 내가 물었다. [ 이번에 한국 가서 뭘 먹을 건지 당신이 미리 생각 해 둬, 그러면 내가 장소랑 예약여부도 알아볼게, 뭐 먹고 싶어? ] [ 음,,,,청국장,,,] [....................................... ] [ 당신 좋아하는 강남에 갈비집.. 2018. 10. 29.
해외생활을 버티게 해주는 한국음식들 언니가 소포를 보내왔다. 우리가 이번 주에 한국에 들어가도 일본으로 가져올 물건들이 많기에 미리 보내는게 낫지 않겠냐는 언니의 조언으로 이렇게 한국에 가기도 전인데 소포를 보내주었다. 동치미, 파김치,조기, 육포, 문어다리, 쥐포, 낙지젓갈, 곶감까지,,, 내가 먹고 싶다고 했던 동치미와 파김치, 그리고 깨달음 몫으로 건어물도 함께 보내 주었다. 때마침, 깨달음 퇴근 시간이 곧 다가와서 소포 내용물을 그대로 펼쳐 두었다. 퇴근하고 돌아 온 깨달음이 이 소포를 보고 뭘 할 것인지 알고 있기에... 아니나 다를까 집에 들어오자마자 싱글벙글 신문을 깔고 자기 입맛에 맞춰 문어다리를 자르길래 너무 길다고 그랬더니 이건 내 것이니까 자기 맘대로 할 거라고 가끔 긴 채로 구워 먹으면 맛있으니까 내버려 두란다. [ .. 2015. 2. 18.
감기 걸릴 때마다 남편이 찾는 음식 난 사과를 강판에 갈 때마다 사과보다 배가 훨씬 좋을거라는 생각을 한다. 믹서에 갈면 좋으련만 꼭 강판에 갈아 주라는 깨달음... 빠른 퇴근을 하고 돌아 온 깨달음이 침대에 들어누워있었다. 뒤늦게 들어 온 날 보자마자 감기 걸린 것 같다고 사과를 갈아 달라고 했다. 결혼 초, 처음으로 감기 걸렸을 때, 내가 우리 할머니가 감기 걸리셨을 때 사과를 갈아 드시더란 말을 한 뒤로 부터는 감기만 걸렸다하면 사과 갈아달라고 했었다.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배가 아닌 사과를 갈았다. 큰 사과 하나를 갈고 나자 전자렌지 차임벨이 울렸다. 인삼과 대추를 고와 만든 내 보양음료가 아주 따끈하게 데워졌다. 멋 부린다면서 코드를 안 입고 목도리만 하고 다닐 때부터 내가 알았다. 감기 걸릴 거라고 코드 입어라고그렇게 말을 해도.. 2014. 1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