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동생활3

날 울린 남편의 손편지 [ 어째, 지낼만 하냐? ][ 응,,엄마,,][ 밥은 언니랑 같이 먹냐? ][ 응,,][ 집은 괜찮고? 언니집하고 가깝다고? ][ 응,,][ 이참에 맛있는 거, 몸에 좋은 거 많이 먹고푹 쉬어라, 살도 좀 찌고,,][ 응,,엄마도 한번 놀러 와~][ 내가 뭐할라고 가것냐,,마음 편하게 푹 쉬면서 언니랑 맛있는 것 많이 먹고 다녀라~] [ 응,,][ 근디,,깨서방은 혼자 괜찮으까 모르것어.. 이렇게 오래토록 떨어져 있어도 혼자괜찮을랑가 모르것다..혼자서도 밥은 잘 챙겨 먹것지? 깨서방,,][ 그 사람 나 없어도 잘 해 먹어..][ 그래,.여기 있는동안은 다 잊어불고니 몸이나 생각하고 지내라~][ 알았어.. 엄마,,]전화를 귀에 댄채로 츄리닝을 걸치고숙소를 빠져 나와 지는 해를 붙잡으려는 욕심으로 바다내음이.. 2018. 6. 23.
결혼 7주년 기념일, 그리고 부부싸움 집 근처에 새로 생긴이탈리안 레스토랑에는 손님이 별로 없었다.아직 신참으로 보이는 남자 종업원이홀을 왔다갔다하며 우왕좌왕하는 게 신경이 쓰였다.추천메뉴를 들고 우리 테이블에 왔을 때미약하게 떨고 있는 검지손가락을 메뉴판으로가리려고 애를 썼다. 적당히 주문을 했고, 잠시 뒤 와인을 들고 온 것은신참이 아닌 점장처럼 보이는 아저씨였다.[ 건배~]깨달음과 내가 부부가 된,즉, [혼인신고]를 구약소에 제출한 날이였다.3월 25일이였는데 어제서야 건배를 하게 되었다. 바쁜 것도 있었고 기뻐하고 축하할 분위기가 아니였음을 서로 느끼고 있었다. [ 건강진단은 언제 예약할까? ][ 다음달 중에 하는 게 낫겠지? ]또 다시 침묵이 흘렀고 깨달음이 묻는다.[ 당신,,,나한테 할 말 많지? ][ 아니..없어,,][ 뭐 갖고.. 2017. 3. 30.
결혼 기념일에 나눈 솔직한 대화 이달 초, 후배에게 받은 카톡이였다. 까맣게 잊고 있었다. 후배가 얘길해도 긴가민가 했다. 정말 결혼기념일인지... 그날 저녁 깨달음에게 물었더니 자기도 깜빡했다면서 뭐 갖고 싶은 거 있냐고 물었다. 아니라고,,,아무 생각이 없다고 짧게 대답을 하고 우린 각자 할 일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난 10월에 들어서면서 유언장을 다시 정리하느라 온 정신이 팔려 있었고, 그 날은 아침 일찍 은행에서 예금액 전액을 인출했었다. 조직검사결과가 나오는 14일간 내가 할 수 있는 주변 정리는 해 두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였던 날들을 보냈었다. 저녁 퇴근길에 깨달음과 향한 곳은 어느 레스토랑이였다. 깨달음이 먼저 입을 열었다. 결혼 기념일은 훨씬 지나버렸지만 그래도 와인 한 잔씩 하며 축하해야하지 않겠냐고,,, [ 결.. 2015.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