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동1 내 삶이 나를 속일지라도... 17년전, 일본어학원을 다닐 적, 알바비가 나오는 날이면 룸메이트와 약속이나 한듯 손을 잡고 규동집(소고기 덮밥)으로 향했다. 한그릇에 280엔(한화 약3천원)밖에 하지 않았지만 요시노야에 가면 된장국(미소시루)를 따로 주문해야했기에 된장국이 딸려 나오는 마쯔야만 골라가며 먹으면서도 행복했다.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과 목표와 꿈을 향해 열심히 사는 내 모습이 대견해서 궁핍하고 초췌한 시간들이 아프게 다가오지 않았다. 이젠 규동에 된장국이며 샐러드, 김치까지 뭐든지 주문해서 먹을만큼 경제적인 여유가 생겼지만 오늘의 난 그때보다 더 초라하고 허해져가는 가슴으로 규동을 먹고 있다. 집에 돌아와 짐 정리를 했다. 마음이 심란해지면 습관처럼 짐을 정리한다. 아까워서 못 버렸던 것들, 버리기엔 왠지 미안한 생각이 .. 2018. 1.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