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깨서방88

엄마를 속상하게 만든 효도여행 라운지에 들어가 따끈한 우유를 한 잔 엄마께 드리고 깨달음에게 전화를 했다.내 목소리를 금방 알아차리고 묻는다.[ 싱가포르야? 다들 별 일 없으시지?어머니도 좋아하셨어? 근데 왜 울어? ]한번 터진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 난대답을 못했다. [ 왜? 무슨 일 있었어?][ 아니,,내가 막판에 못 참고 엄마한테 짜증 내버렸어...][ 왜 그랬어..어머니를 위한 여행이였잖아,,좀 참지 그랬어..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지만, 무조건 어머니한테 잘못했다고 그래..마지막까지 어머니 기분 맞춰드려,,, 지금 바로, 어머니께 죄송하다고 그래,알았지? ][ 알았어..] 마지막날,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싱가포르 공항에서 엄마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제발, 말 좀 들으시라고 악을 써 버린 것이다.딸들이 하는 말들은 전혀 안 들으.. 2017. 9. 28.
남편을 춤추게 만든 한국식 집밥 [ 모두 좋아지셨네요. 빈혈수치도 정상치에 가깝고,,이젠 예전처럼 활동하셔도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철분제는 당분간 드셔야 해요] [ 네, 감사합니다] 담당의가 다음달 예약표를 작성하는동안 깨달음과 마주보며 무언의 미소를 서로에게 보냈다. 병원을 나와 그길로 바로 초밥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자고 했더니 축하의미로 초밥을 먹어야 한다면서 마냥 들 떠 있었다. 초밥이 나오자 내가 좋아하는 성게말이를 내 접시에 올려주는 깨달음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 당신, 고생했어..이제까지..고마워..] [ 아니야,,당신이 빨리 낫는 게 중요했지... 별 문제없이 회복이 됐다고 하니까 참 다행이야,,] [ 응,이제부터 아프지 않고, 당신에게 맛있는 거 많이 만들어 줄게..한달가량 외식만 하느라 당신이 애를 .. 2017. 9. 18.
남편이 처음 차려준 밥상이 따뜻하다 아침 7시, 병원식으로 나온 바나나, 우유, 식빵, 닭스프가 잠에 취해있는 날 깨웠다.먼저 우유로 목을 축이고 바나나를 한 입 베어 물었는데 잘 넘어가질 않는다.다시 누워 눈을 감고 있는데 커텐 사이로간호사가 1박2일의 퇴원절차와 퇴원후의 행동지침, 주의사항들이 적힌 서류들을 들고 들어왔다.아침 일찍 병원을 찾은 깨달음은정산 서류를 받아들고 퇴원수속을 하러내려갔고 나는 진찰과 함께 담당의와이후 스케쥴을 조절했다. [ 정산 끝났어?][ 응 ][ 얼마야? ]깨달음이 들고 있던 영수증을 곁눈질로 봤다.[ 보험처리해도 좀 비싸네][ 아니야, 이 정도면 보통이지.택시는 앞에 많다고 하니까 걸어갈 수 있어? ][ 응,,천천히 걸을게 ] 집 앞 마트에서 우린 택시에서 내렸고 깨달음이지하 식품코너에 가 쇼핑을 하는동안.. 2017. 8. 25.
100%만족하며 사는 부부는 없다 국내선으로 갈아타는 시간대가 촉박해서겨우겨우 광주행 비행기를 타고 도착했을 때는이미 오후 5시를 넘어가고 있었다.우린 공항에서 가까운 추모관에 들러아빠에게 잠깐 인사를 드렸고 깨달음은자기 나름대로 기도?를 올렸다. 엄마집에 도착해보니, 저녁준비 뿐만 아니라추모예배를 위한 준비도 끝나 있었다.각자 자리에 앉아 추모예배를 마치고큰 집 오빠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설거지를 끝내고 나서 엄마와 큰 언니가미리 준비한 깨달음 생일 선물을 건네주었고깨달음이 새 옷을 입고 나오자 다들 한 마디씩 했다.[ 너무 두껍지 않아? ][ 일본은 온돌이 아니여서 집에서 입는 옷도 두꺼워야 돼..][ 그래서 언니 집에 들어가면 항상 썰렁했구나][ 깨달음, 너무 두꺼워? ][ 아니, 딱 좋아~좀 두툼한 추리닝이 갖고싶었는데 아주 좋.. 2017. 3. 3.
새롭게 배운 남편의 한국어가 웃기다 올해 들어 난 약속대로 깨달음에게 되도록이면 한국어로 말을 걸고 있다.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어가 귀에 익혔으면 하는 바람에서이다.대화가 되는 건 아니고 그냥 내가 한국어로일방적으로 말을 거는 편이고 깨달음에겐 아는 단어나 문장이 있으면틀려도 좋으니까 자꾸 말을 해보라고 했다.[ 오늘은 뭐 먹었어요? ][ 오늘은 야키도리 먹어요 ][ 먹었어요라고 과거형으로 얘기해야 돼 ]이런 식으로 틀린부분을 수정하기도 하지만대부분은 그냥 흘러보낸다.그런데, 역시나 학습효과가 2주전부터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해서 내가 많이 놀라고 있다.어제 라디오에서 전유나의 [ 너를 사랑하고도]가 흘러나오자[ 노래,, 술포요(슬퍼요) ]라고 했다.또 저녁을 준비하며 나물이 싱거워 소금을 더 넣어야겠다고 했더니 [ 아니라니깐~ 좋.. 2017. 2. 3.
남편의 눈물로 차려진 구정 상차림 구정을 이틀 앞 둔 날, 동생에게서 소포가 도착했다. 곶감, 김, 생강, 밤, 동치미, 문어다리, 떡국, 고추장등이 들어있었다.동치미국물까지 2통 넣어서 보냈다.얼른 종이컵에 국물을 한모금 마셔보니어릴적 먹었던 그 맛 그대로다.개인적으로 내겐 참 사연많은 동치미여서인지늘 눈물이 찔끔 난다. 이곳에서 동치미 담기를 몇 년 시도 해봤지만한국 조선무가 아닌 길다란 일본무로 담았더니한국맛이 나질 않아 언젠가부터 담지 않았다.바빴을텐데도 구정에 맞춰 보내려고이것저것 챙겨보낸 동생의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2017년, 구정을 맞이했지만깨달음과 난 많이 바빴다.늦은 퇴근과 빠른 출근을 하는 바람에 우리 서로 따로 따로 움직였고구정을 쇠야한다는 생각은 솔직히 머릿속에 없었다.그런 오늘 오후, 동생의 소포 속.. 2017. 1. 30.
한국 장모님을 반성하게 만드는 남편 [ 오머니, 깨서방입니다, 식사하셨어요?][ 아이고, 깨서방이네, 식사 했어요. 깨서방도 일찍 들어와서 식사했어요? ][ 네, 오모니, 내일 김장해요? ][ 오메,일본까지 소문이 나불었는갑네쬐금만 그냥 비빌라고,,][ 천천히 하세요 ][ 음,,고맙네,,천천히 할라네 ][ 오머니,보쌈 먹고 싶어요 ][ 보쌈? 오메, 긍께 깨서방이 있으믄보쌈이고 홍어고 준비할 것인디혼자있응께 아무것도 안한디..우리 깨서방이 보쌈이 먹고싶은갑네..][ 2월달에 만나요, 그 때 보쌈 먹어요 ][ 그러세, 2월달에 내가 보쌈 맛나게 해줌세 ]스피커폰으로 흘러나오는 엄마 목소리도깨달음 목소리도 즐겁게 들렸다.[ 엄마,,혼자 하시는 거야?][ 응,혼자 해야제..쬠밖에 안한께 혼자해도충분해..걱정 안해도 돼야 ][ 서울만 같아도 깨서.. 2016. 12. 13.
홀로 계신 부모님께 해드릴 수 있는 것 전주 한옥마을에서 광주로 돌아오는 길 우린 병원에 들렀다.큰 언니 시어머님이 계시는 암요양병원이였다.병원에 들리기 전에 먼저 시어머니 아파트에서필요한 속옷들을 챙겨 병원에 향하던 길엄마가 차 안에서 서럽게 우셨다.“ 아무도 없는 썰렁한 아파트에 들어간께기분이 요상하고,,꼭,,내 모습을 본 것같아서 너무 슬프더라,,늙어서 병들어 이제 죽을 일만 남았다고생각헌께 징하게 서럽고, 니기 시어머니 마음을생각해본께 얼마나 억울하고 기가 막히실까말도 다 못할 것인디...,,,” 한 번 터진 엄마의 슬픔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앞자리에 있던 깨달음이 걱정스런 눈으로엄마와 함께 울고 있는 큰 언니를 번갈아 쳐다봤다.병원에 도착했더니 마침 저녁식사시간이여서우리는 그냥 대기실에서 기다리고엄마와 언니가 병실로 들어갔다. 그렇.. 2016. 11. 19.
외국인 사위,이런 사위 또 없습니다 서울에서 선배와 늦은 술자리를 했던 우린 술이 덜 깬 상태로 광주행 케이티엑스에 몸을 실었다.나는 그럭저럭 괜찮았지만깨달음은 아침까지 얼굴이 빨간 상태여서술을 깨기 위해 물과 커피를 연거푸 마셔야만 했다.집에 도착했더니 엄마와 큰언니가 반겨주었다.해장을 하기 위해 바지락 칼국수를 먹겠다는깨달음의 요청에 따라 바로 시장으로 향했다. 자기 것을 먹으면서도 언니의 동지죽과 내 떡만두국을 번갈아 떠 먹고나서야얼굴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반찬거리를 사고 집으로 돌아와 우리는 김치 담그는 작업에 들어갔고깨달음은 기분 좋게 거실에서 리모콘을 옆에 놓고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를 하고 있었다. [ 나 은행 가는데 같이 갈까?][ 아니, 집에서 테레비 볼래 ][ 과자 사 줄게 ...][ 아니, 테레비가 더 재밌어 ][ 혼자.. 2016. 11. 14.
한국 사물놀이에 남편이 받은 감동 이번주인 9월 24일, 25일은 제 8회일한교류축제가 히비야공원에서 열렸다.교회를 마치고 역 앞에서 만난 우리는 공원으로 걸어가며 점심으로 뭘 먹을 것인지기대에 부푼 마음을 안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약간 이른 점심시간이였지만사람들이 각 푸드코너마다 긴 줄이 서 있었고입구에 자리잡은 호떡집의 호떡은 불티나게 팔리고..옆가게 김밥집은 모두 팔려 30분후에다시 판매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뽀로로는 일본 아이들 보다 엄마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푸드코너 맞은편에는 한국관광안내, 한일고교생교류 등등다양한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고 그 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은 한복을 입어보는 코너였다. 맥주를 사고 적당히 자리를 잡고 있는데깨달음이 20분 기다려 사 온 군만두와 닭갈비.찐만두를 사고 싶었는.. 2016. 9. 26.
남편에게 감사하고 미안하고,, [ 오머니,,깨서방입니다, 식사하셨어요?] [ 지금 뭐 하세요? 한국도 시원해졌어요? ] [ 오머니, 추석에 못 가서 죄송해요 ][ 시장에 같이 가고 싶었는데 못 가서 죄송해요][ 오머니, 맛있는 거 많이 하세요? ][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조금만 하세요 ][ 감기 조심하시고 추석 잘 보내세요] [ 오머니, 식사하셨어요? ] [ 지금 뭐 하세요? ] [ 시원해졌어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한국어로 바꿔달라고 해서 적어줬더니10분이 넘게 계속해서 발음과 악센트 연습을 하고 있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 어때? 발음 좋아졌어? ][ 응, 좋아졌어, 전화해도 될 것 같애.. ] 엄마와 통화를 할 때 깨달음 악센트가 애매해못 알아들으실 때가 있다고 했던 걸 기억하고는깨달음이 연습에 연습을 더했다. [.. 2016. 9. 13.
결혼생활 5년이면 남자들도 변한다 일주일째 미열과 두통으로 시달리다오후에 병원을 찾았다. 감기일 거라 생각했는데[갱년기 증상]이라는 받아들이고싶지 않은 진단을 받고,,,너무 우울해서 깨달음에게 전화했더니맛있는 음식 먹으면 낫는다고아주 가볍게 흘러 넘겼다.갱년기라,,몸의 변화는 어쩔 수 없는 것인지..나이는 못 속인다는 어르신들 말이 하나 틀린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약속장소로 가기 위해 전철을 갈아타고창 밖을 내다보니 하늘은 맑고 청명한데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한 낮엔 여전히30도를 넘나들고 있고그나마 태풍이 와서 잠시 비바람을 뿌려줬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가을 준비를 서두르는 사람들의발걸음을 주춤하게 만든다. 나는 생각지도 못한 진단을 받아썩 기분이 맑지 않는데깨달음은 가게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싱글벙글이였다.자리에 앉아 내 몸.. 2016. 9. 10.
남편을 설레게 만든 한국 여가수 깨달음이 노트북을 한 대 샀다.태블렛이 편하다고 했던 깨달음이 노트북을 산데는 딱 하나의 이유 때문이였다.내 노트북으로 한국방송을 볼 때면내가 노트북을 쓸 수 없어 자유롭게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는 애로사항을해결하기 위해 산 것이였다. 즉, 한국프로 전용으로 보기 위한 노트북이다.그렇게 꿈?을 이룬 깨달음은 아침식사를 할 때는 물론 휴일이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본다. 요즘은 음악프로 이외의 정보, 시사 다큐멘터리 [생활의 달인] [한국인의 밥상] [ 다큐3일] [ VJ특공대] [3대천왕] 까지 장르 불문하고 다양하게 즐긴다. 굳이 한국어를 못 알아 들어도괜찮을 것 같아 찾은 프로인데음식에 관한 얘기들이 많다보니영상을 보고 대충 이해를 하고 좋아한다.한가지 귀찮은 건, 각 프로에 소개 된 가게의 위치가 정.. 2016. 8. 31.
일본 회전초밥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 깨달음은 초밥을 좋아한다. 내가 짜장면을 정기적으로 먹고 싶어하듯이 깨달음에게 초밥은 한달에 한 두번은 먹어줘야할 그런 음식이기에 되도록이면 맛있고 유명한 초밥집을 찾아간다. 난 여전히 날생선을 즐겨먹지 않지만 서브 메뉴들이 다양한 곳이면 함께 동행한다. 오늘은 홋카이도에 본사를 가지고 있는 [函太郎-칸타로]라는 초밥집을 들렀다. 매번, 기본 30분은 기다려야하는 이곳은 동경내에는 지점이 없고 유일하게 치바의 키사라즈(三井アウトレット木更津)에 자리하고 있다. 홋카이도 하코다테에서 시작된 이 초밥집은 그 지역 명물 생선들이 많이 나오는게 특색이다. 각 테이블에 설치된 터치식 스크린 메뉴판에 영어,중국어, 한국어가 표기되어 있어서 주문하기도 아주 편하다. 일본을 찾는 친구나 지인들이 항상 묻는 공통된 질문 .. 2016. 4. 15.
일본인 사위를 보는 엄마의 마음 [ 엄마,,,, 우리 왔어....왜 문이 열려있지?...] [ 엄마,,,,,,] [ 오메,,,인자 오냐,, 아이고 깨서방 오셨어요~~] [ 오머니,...오랜만이에요..건강하셨어요? ] [ 아이고,, 여기까지 오니라고 고생했그만,,깨서방이,,,] [ 엄마, 근데 왜 현관문 열어 놨어?] [ 아, 니기들 올 시간이 됐응께 얼른 들어오라고 열어났제.. 음식도 만들어야 하고,, 정신이 없어서 그냥 열어 놨다~~] 식탁에 나물들이 올려져 있고 참기름 냄새... 그리고 매운탕 냄새 같은 게 집안 가득했다. 짐가방을 방에 넣고 옷을 갈아 입는데 주방에서 [탕,탕] 소리가 나니까 깨달음이 얼른 달려나갔다. 깨서방 온다고 뭘 해줄까 생각하시다가 전복이랑 생낙지 사셨단다. 내가 꼬막을 까고 있는 동안 깨달음은 엄마가 퍼주.. 2015. 1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