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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백숙3

한국의 광복절날, 남편과 나눈 대화 8월 15일, 이곳 일본은 추석날이다. 지난 11일부터 연휴가 시작되었지만 우린 그냥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을 하고 밀린 일들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오늘에서야 제대로 된 휴식에 들어갔다. 늘 그렇듯 휴일에 하는 청소를 위해 각자 맡은 곳에서 쓸고 닦고를 하는데 갑자기 청소기 소리가 이상해서 나와보니 거실에 청소로봇을 틀어놓고 로봇이 잘 하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 왜 갑자기 청소로봇이야? ] [ 응,,청소하다가 귀찮아서..] [ 근데 그 폼은 뭐야? ] [ 응, 더워서,쉬면서 지금 로봇 감시 중이야 ] 뒤에 청소기는 충전기에 꼽아 놓고 머리는 타월을 감고서는 의자에 앉아 눈을 희번떡 하게 뜨고 날 쳐다본다. [ 왜? 찍지 말라고 쳐다보는 거야? ] [ 너무 많이 보여주는 거 아니야? 런닝차림인데..] [.. 2018. 8. 16.
외국인 남편이기에 더욱 감사함을 느낄 때 깨달음은 매일 퇴근을 하면서 무언가를 사온다.결혼초에는 전혀 그런 걸 할 줄 몰랐는데결혼생활 2년 되던 해, 친정아빠가 돌아가셨고내가 우리 아빠를 그릴 때마다 했던 얘기를기억하고는, 그 뒤로 거의 매일 퇴근길에뭔가를 사들고 온다.처음엔 내가 안 먹는 것과 싫어하는 것도 구별하지 않고 무작정 아무거나 자기 기분이 내키는대로 사왔는데 요 몇년 사이엔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골라 사와서 바로 자기 앞에서 맛있게 먹는 걸 보고 싶어한다.[ 좀 있다 먹으면 안돼? ][ 응,,그래..]그렇게 한시간쯤 지나면 먹어 보라고 또 권한다. 초밥은 물론 케잌, 크림빵, 찰밥, 닭꼬치, 튀김, 군고구마, 각종 과일등 어느날은 같은 걸 계속해서 사올 때도 있다.[ 어제도 먹었잖아,,이 케잌][ 너무 맛있게 먹어서 또 사왔지..].. 2018. 5. 16.
홈파티에서 일본인들에게 히트 친 한국요리 [ 이렇게 하면 되지? ] 내가 설명하기도 전에 깨달음은 장갑을 끼고김치에 속을 넣고 비비기 시작했다.[ 진짜 잘 하네...][ 이젠 김치담기는 식은 죽 먹기야,한국 남편들보다 내가 더 잘 할걸? ][ ........................ ][마지막 겉장으로 이렇게 둘러씌우면 되지?내가 여기 깍두기랑 오이, 모두 버무릴테니까 당신은 다른 일 해~]깨달음이 이렇게 솔선수범해서 일을 시작한 것은 다름이 아닌 다음날, 우리집에서한국요리 홈파티가 있기 때문이였다. 해년마다 해왔던 홈파티를 올 해도 어김없이 신년회라는 이름으로 하게 되었다. 이틀전부터 코리아타운에서 장을 봐 왔고, 파티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어제는 사다 놓은 마늘도 깨끗이 까고 주방에 있는 칼도 갈아주었다.원래 집안일을 잘 도와주는 편이지.. 2018. 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