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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3

지금 일본은 날마다 축제가 열린다 시나가와진자 마쯔리가(品川神社祭り) 이번주에 있을 거라는 건 진작에 알고 있었다. 길거리 곳곳에 붙어 있던 포스터와 신문과 함께 들어오는 지역 정보지에도 4년 만에 열리는 시나가와 마쯔리를 홍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혼 전, 난 깨달음과 마쯔리 투어를 할 만큼 좋아했는데 언젠가부터 관심이 사라졌었다. 볼 만큼 봤고 즐길 만큼 즐겼다면 건방진 표현이지만 중년이라는 나이가 되고 보니 사람들이 밀집하고 몰려있는 곳에 섞이는 게 불편했다. 축제에 만끽하기 위해 밀려드는 인파속을 헤집고 돌아다니는 게 젊었을 때는 텐션이 올라가고 분위기에 휩쓸려 좋았는데 이젠 늙었는지 사람들과 부딪히고 부비는 게 싫어서 자연스레 피하게 되었고 특히나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리는 하나미(花見 벚꽃구경) 하나비(花火 불꽃놀이) 3대 마.. 2023. 6. 5.
불꽃축제와 같은 만남과 헤어짐 아침 일찍 식사를 하고 우린 아타미(熱海) 온천을 향해 갔다. 동경에서 1시간 10분이면 갈 수 있는 이곳은 거리가 가까워서 당일치기 온천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먼저 우린 아타미성 전망대에 올라 망망대대로 펼쳐진 바다를 한없이 쳐다보다가 아래층에 마련되어 있는 박물관에 들렀다. 애도시대 일본인들의 삶도 둘러보고 만져도 보면서 가족들이 영화[명랑]에서 본 소품들과 너무 똑같다고 다들 같은 소릴하길래 내가 아직 못 봤다고 하자 언니가 깨서방과 같이 보지 말고 그냥 혼자서 보는 게 나을 거라고 목소리를 낮춰 말해 주었다. 로프웨이를 타고 해변으로 내려온 우리는 늦은 점심을 먹고 호텔에 들어가 잠시 휴식을 취했다. 우리가 이곳 아타미를 선택한 이유는 이 날 저녁, 불꽃축제가 있어서였다. 한국의 불꽃축제와는 느낌.. 2015. 7. 31.
난 여행지에서 남편이 한 짓을 알고 있다. 3달 전에 예약해 두었던 오키나와 여행을 다녀왔다. 이번엔 발길 닿는대로 자유롭게, 여유롭게 여행을 하기로 하고 떠났다. 한국에서 후배 부부가 합류하기로 되어 있어 국제선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바로 렌트카 회사로 이동을 했다. 오른쪽 핸들(일본은 운전석, 차선도 한국과 반대임) 이 처음인 후배 남편이 고생을 좀 했지만 오늘의 목적지인 불꽃축제 장소에 무사히 도착. 매해 처음으로 불꽃축제가 열리는 곳이 바로 이곳 오키나와이다. 우리들은 돗자리를 깔고 4명이서 하늘을 향해 누웠다. 술도 얼큰하게 취해 다들 기분이 몽롱해질 무렵, 불꽃이 터지기 시작했다. 불꽃을 보며 어느 누구도 서로 말을 걸지 않았다. 술에 취하고, 불꽃에 취한 1시간 30분이였다. 호텔에 도착하니 11시가 넘어가고 있었고 다음날은 좀 먼 곳.. 2014.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