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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파티5

슬기로운 노후생활을 위해 아침부터 축하 문자를 받고서야 내 생일임을 알았다. [ 깨달음, 오늘 내 생일이래 ] [ 그래? ] 출근하려고 넥타이를 매고 있던 깨달음도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9월에 크루즈에서 양력으로 생일파티를 치뤄서 음력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오후 미팅을 끝내고 들어와 저녁준비를 위해 양상추를 씻고 있는데 깨달음이 나오라는 전화가 왔다. [ 거기? 너무 먼데.. 그냥 집에서 먹자...] [ 당신 생일이라고 하니까 점장이 일부러 자리 만들어 줬어 ] 우리집에서 거리상으로 보면 그다지 멀지 않지만 전철을 두번이나 갈아타야 한다는 게 귀찮았다. 내가 대답을 머뭇거리자 먼저 들어가 기다릴 테니 천천히 준비해서 나오란다. 눈썹을 얇게 그리고 립클로스를 발랐다. 매일 출근하는 직장을 그만둔 후로는 원래부터 잘 하지 않았던 .. 2023. 11. 10.
내 생일날, 남편이 털어놓은 고백 마지막 기항지는 나가사키(長崎)였다. 나가사키는 여행으로 세 번이나 왔던 터라 하선을 할까말까 망설이다 일단 안 내리는 걸로 하고 아침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거의 잠들 때까지 먹고 마시고를 반복하는 크루즈생활은 장점이며 단점이다. 운동기구에 따라 두 군데로 나눠진 스포츠짐은 유연인지 필연인지 알 수 없는 서양인과 동양인 두 그룹으로 나눠져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매일 아침과 저녁은 코스로 정찬을 먹고 뷔페는 거의 24시간 풀가동이 되어 언제든지 골라 먹을 수 있고 수영장에는 피자와 햄버거가 냄새로 식욕을 자극하고 오후엔 티타임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달달한 디저트와 음료, 아이스크림들이 유혹한다. 그러다 보니 입이 한시도 쉴 틈이 없고 우린 특히 가는 곳마다 술을 마시다 보니 안주거리를 다운받은 어플로 주문.. 2023. 9. 25.
일본친구가 부러워하는 한국인의 습관3가지 한국에 다녀왔다는 아카네상으로부터 연락이 왔다.비정기적으로 갑자기 훌쩍 한국을 다녀오는아카네상은 특별한 목적을 갖고 있지 않고 맛사지를 하거나,네일아트를 하기도 하고 아이쇼핑도 즐기고,산책도 하고,,그러기 위해 한국을 다녀온다. 늦은 오후시간이여서인지 커피숍엔손님이 거의 없었다. 둘이 자리를 잡고 앉아 점심을 거른 난샌드위치와 코코아를 주문했다.[ 즐거웠어? ][ 응, 이번엔 친구랑 같이 가서 너무 먹어 살이 진짜 많이 쪘어][ 어디 어디 갔어?][ 이번에는 호텔이 강남쪽에 있어서 거기서 쇼핑도 하고 같이 간 친구가 한국이 처음이여서 남대문시장이랑 동대문 같이 갔고][ 재밌었겠다. 아, 하나 먹고 싶은 거 골라 ]내가 샌드위치를 건네자 조금 주저하더니 햄 샌드위치를 하나 고른다.[ 케이짱, 난 케이짱의 .. 2017. 2. 23.
만나면 기분 좋아지는 일본 아저씨 깨달음 선배와 뒤늦은 신년회를 하기로 했다. 깨달음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를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 주셨던 그 선배님.. 신년회라 하기에는 너무도 멀리 와버린 3월의 중턱이지만 그냥 그런 명목으로 만나기로 약속한 곳은 코리아타운의 짜장면집이였다. 미팅이 길어진 깨달음은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했고 선배, 나, 그리고 후배, 3명이서 먼저 막걸리로 건배를 하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새해 인사를 나눴다. 군만두와 탕수육이 먼저 나오고 20분 늦게 도착한 깨달음과 다시 건배를 했다. 오랜만에 먹어서 너무 맛있다며 탕수육이 원래 비싼 음식 아니였냐고 선배가 물었다. 30년 전무렵, 한국의 중화요리집에 갔을 때 군만두를 시켜먹는 자기 옆 테이블에서 번쩍번쩍한 금시계를 찬 아저씨 둘이서 탕수육을 맛있게 먹는장면.. 2015. 3. 10.
남편에게 진 빚을 어떻게 갚을까.. 언니와 카톡을 하고 있는데 누구냐고 묻는다. 언니라고,,,오늘 생일파티 했냐고 묻는거라고 얘기해줬더니 냉장고 쪽으로 가면서 케익 사왔다고 먹을 수 있겠냐고 묻는다. 이번 생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오전에 얘기를 마쳤는데,,, 언제 사왔냐고 전혀 몰랐다고 그랬더니 스포츠지무에 갔다오는 길에 사왔다고 아까 내가 방에 들어가 있는 사이에 냉장고에 넣어 두었단다. [ .......................... ] ( 초는 그냥 장식임- 50살 아닙니다) [ 생일, 추카합니다~~~생일, 추카합니다~~] 케이노 생이루(케이의 생일) ~~~많이 추카합니다~~~] [ 빨리 빨리~ 후~~] 촛불을 끄라고 다그친다. 매해마다 집에서 파티를 했었다. 주위에 있는 국적 다른 친구들 불러 한국음식 먹으며 웃고 떠들었는데.. 2014. 9.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