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년인사6

일본의 신정 연휴는 대략 이렇다 2022년 마지막날, 우리 대청소를 마치고 찜질방을 다녀와 소바집에서 한 해를 마감하는 소바를 먹었다. 오미소카(大晦日 그 해 마지막날)에 이처럼 소바를 먹는 풍습은 애도시대 때부터였다. 한 해 동안 있었던 나빴던 기운들을 다 끊어내고 새해를 맞이하자는 뜻으로 먹는다. 소바자체가 다른 면에 비해 끈기가 없이 잘 끊어지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우동으로 대신하는 사람들도 꽤나 있다. 소바집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어 얼른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세치( お節신정에 먹는 음식)를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래도 구색을 맞춰야 될 거 같다며 깨달음이 자기가 먹을 1인용 세트를 사서 찬합에 썰어서 넣었다. 나는 그동안 나물과 전을 지지고 야채조림, 해물찜을 만들어 구절판에 담았다. 1월 1일, 아침, 갈비와 잡채를 만.. 2023. 1. 2.
저희 부부는 2022년을 이렇게 보냅니다 오늘은 깨달음 회사 송년회가 있었다. 아침부터 난 미리 담가 둔 배추김치와 깍두기, 오이김치와 창란젓, 그리고 조미김을 챙겨 나눴다. 3년 만에 참석하는 송년회인데 늘 저녁에 했던 모임을 올 해는 코로나도 있고 해서 점심으로 간단히 하자고 해서 오전 시간이 꽤나 촉박했다. 시부야(渋谷)까지 가는 이동시간을 맞춰 화장을 대충하고 냉동해둔 아이스팩을 꺼내고 있는데 깨달음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직 출발 하지 않얐냐며 송년회가 취소되었으니 그냥 신주쿠(新宿)에서 만나자고 했다. [ 무슨 일이야? ] [ 야마무라(山村)군이 심부전으로 긴급 입원했어 ] 오늘 오전 일찍 병원에서 진찰을 했는데 상태가 심각해 긴급으로 입원을 하게 됐다며 조금만 늦였어도 큰 일 날 뻔했단다. 원래 가족병력이 있어 심장 쪽이 약했는데 며.. 2022. 12. 30.
신정연휴 마지막날, 우리 부부의 바램 신년연휴 마지막날 우린 영화관을 찾았다.깨달음은 이제 영화를 볼 때 카라멜팝콘과 콜라가 필수품이 되었다.이 날은 아이멕스로 3D안경을 쓰고2시간넘게 보면서 한 손은 열심히 팝콘을 먹었다. 영화를 보고 나와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스페인 레스토랑에 갔다.[ 오늘 영화는 생각보다 별로였지?팝콘은맛있었는데.. ][ 응,, ][ 송강호가 나오는 영화 언제하는 거야?][ 1월 10일 ] [ 빨리 보고 싶다,,무슨 내용이야? ][ 미리 말하면 재미 없잖아 ] 배우 송강호를 너무 너무 좋아하는 깨달음은영화 [기생충] 개봉까지 설레인다면서송강호를 한번 만나봤으면 좋겠다고시사회나 사인회가 일본에서 혹시열리는지 알아봐달라고 했다.그렇게 영화 얘길 하다가 깨달음이 핸드폰메일을 잠시 확인하다가 시부모님 얘기를 꺼냈다. [ 당신이.. 2020. 1. 6.
일본 시부모님을 존경하는 두가지 이유 택시를 기다리며 우린 아무말이 없었다.지난달 시부모님이 옮기신 노인 홈은 생각했던 것보다 좀 거리가 떨어진 곳에위치하고 있었다.[ 어머니, 아버님, 저 왔어요] [ 오,,케이짱 왔구나,,추운데 오느라고생했지? 차는 많이 막히지 않더냐? ][ 네..조금 막혔는데 괜찮았어요 ][ 설 연휴에는 다들 놀러 가는데 너희들은 또 이렇게 멀리까지 오느라 고생했구나.. .][ 어머님, 그리고 아버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올 해도 건강하시구요~][ 응,,고맙다,, 올해는 너희들도 아프지 말거라.. ][ 아버님, 이곳은 어때요? 지난번 계셨던병설요양원에 비해 괜찮아요? ][ 음,,, 그냥,...특별히 달라진 건 없단다 ][ 뭐,,불편한 거 있으면 말씀해 보세요~][ 그냥, 만족하며 살고 있어. 곧 저 세상에 갈 건데 .. 2018. 1. 5.
깨서방, 여러분을 만나러 갑니다 거리엔 온통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넘쳐났다.깨달음은 캐롤에 맞춰 콧노래를 부르다연하장 코너에서 주변을 휙 돌아보고는 엉덩이를 약간씩 흔들었다. [ 이게 좋지 않아? 일본 냄새 풀풀 나는데?]연하장을 몇 장 꺼내 내게 내밀었다.[ 응, 당신은 당신대로 골라, 난 저쪽에서 나대로 골라볼게 ][ 이리 와, 같이 골라야 되는 거야, 이거 귀엽지?][ 다양하게 골라 놓으면 조금 있다 볼게 ][ 알았어 ]깨달음이 심혈을 기울려 연하장을 골랐고난 아무말없이 쇼핑바구니에 넣었다.[ 우표는 사 뒀어? ][ 응 ] 매장을 나와 깨달음이 추천하는 홋카이도 스프카레집에서 따끈한저녁을 먹은 우린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 신년인사는 적었어? ][ 응, 난 적었어, 당신만 적으면 돼][ 뭐라고 적어? ][ 당신이 하고 싶은 말 적.. 2017. 12. 11.
일본 시부모님이 새해에 늘 하시는 일 [ 어머님, 저희 왔어요] 안방에 계시던 아버님이 우리들을 보고 아이처럼 활짝웃으신다. [ 왔구나,,아침부터 오느라 고생했지?] [ 아버지, 어머니는 어디 계셔?] [ 주방에 안 계시냐?] [ 응, 안 계시네, 엄마~~] 깨달음이 아이처럼 시어머니를 부르자 앞마당 쪽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다. 둘이서 얼른 달려가봤더니 어머님이 손에 무언가를 들고 마당 귀퉁이로 들어가고 계셨다. [ 아,지신(땅의 신)에게 새해 인사하는 거구나] 내가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자 깨달음이 얼른 설명해 주었다. [ 새해에는 저렇게 모든 신에게 인사를 해야돼 지신과 물신에게 올해도 잘 부탁드린다는,, 내가 어릴적부터 저렇게 하셨어,,] 어머님이 펌프쪽에 가서도 두 손을 모아 기도하시는 동안 우리는 얌전히 뒷편에 서서 기다렸다. 기도를.. 2017. 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