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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11

이제부터 김치는 사먹기로 했다. 김치 택배가 왔다. 깨달음 거래처에서 보내온 것인데 재일동포라고 했다. 일본에서 살면서 김치 선물을 받아본 건 처음이라 약간 얼떨떨한데 깨달음에게 거래서 최사장이 추석선물 겸 공사 부탁한다고 겸사겸사 인사차 보낸 것 같다고 했다. 김치 회사 이름이 나카요시다. 이 김치의 수익금은 치바조선초등교에 지원금으로 쓰이고 있다는 내용과 사진, 편지지가 들어있고, 내용물은 배추, 깍두기, 무말랭이, 진미채, 창난젓, 냉면이었다. 모두 반찬통에 담으면서 하나씩 먹어봤더니 김치가 아주 상큼하고 간이 딱 맞아 입맛을 돋우는 맛이었다. 깍두기도 고소한 젓갈냄새가 나면서 상당히 맛깔스러웠다. 진미채는 내 입에 꽤나 달았고 창난젓은 늘 먹던 맛과 별반 차이가 없이 양념맛이 좋았다. 저녁식사 때 반찬으로 내놓은 걸 조금씩 맛을.. 2023. 9. 11.
무작정 떠난 오사카에서,,, 깨달음은 거실에서 조용히 뉴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아침을 준비하려고 주방으로 가는 날 힐끔 쳐다보면서 오늘도 찜통더위가 계속될 거라고 했다. 에어컨 온도를 25도로 낮추고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날이 너무 더워 되도록이면 가스레인지를 켜고 싶지 않지만 계란말이가 먹기 위해선 가스불을 켜야 했다. 예정대로라면 우린 이곳 일본이 아닌 한국에 있어야하는데 그랬으면 아침부터 을지로 김치찌개 전문점에서 생선구이랑 편하게 먹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을 먹고 둘이서 이 주말에 뭘 할까 잠시 눈으로 대화를 나누다 깨달음이 가장 한국적인 곳을 가자고 했다. [ 나,,,코리아타운 안 갈 거야.. 이 허탈한 기분은 코리아타운에 가도 메워지지 않으니까..] [ 코리아타운 말고 오사카(大阪) 가자 ] [ 오사카? ] [ .. 2022. 7. 3.
남편은 코리아타운을 그래서 갔다. 이곳은 내일, 월요일까지 연휴이지만 잠잠했던 코로나 감염자가 폭증하기 시작하면서 우린 또 스테이 홈을 실행 중이다. 오늘 아침, 신정연휴 때 3단 찬합에 만들어 둔 오세치(おせち명절 음식)를 깨달음이 점점 질려했고 먹을 때마다 정말 내년에는 오세치를 만들지 않을 거라고 자기 자신에게 맹세하듯 몇 번이고 되뇌이며 매년, 오세치 만들지 말자고 했던 내 말을 들었어야했다며 너무 후회된다고 했다. [ 나,, 오늘은 정말 다른 거 먹고 싶다. 입맛을 바꿔줄 만한 거 ] [ 뭐 먹고 싶어? ] [ 신라면, 매운맛으로 죽어가는 입맛을 찾아야 될 것 같아 ] 그렇게 질려하는 깨달음을 위해 냉동실에 얼려둔 새우와 전복, 문어로 해물라면과 떡갈비를 구웠다. 라면을 정신없이 먹다가 남은 오세치가 생각났는지 내일까지 먹어치워.. 2022. 1. 10.
도쿄에서 히로시마, 그리고 오사카까지... 아침 7시, 집을 나와 히로시마(広島)행 신칸센(新幹線)을 탔다. 좌석에 앉자 바로 깨달음은 도면을 꺼냈고 난 라디오를 들으며 눈을 질끈 감았다. 약 4시간을 달려야 한다. 나고야(名古屋)를 가는 2시간 남짓시간도 지루했는데 3시간 49분을 가야 한다고 하니 잠을 자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눈을 감았는데 정신은 말똥말똥,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각자 사 온 도시락이며 샌드위치를 꺼내 아침을 먹느라 분주한데 음식 냄새가 앞 뒤로 풍겨서 신경이 곤두섰다. 내가 몇 번 뒤척이자 안 자는 거냐고 물었다. [ 쩝쩝 거리는 소리가 거슬려서...] [ 볼륨을 좀 더 높이지...] 음악소리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잡음들이 많아서 너무 예민한 내 감각기능과 신경계가 조금만 무뎌졌으면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했다. 도착하면 바로.. 2021. 12. 13.
왜 우린 계속해서 공부를 하고 있는가.. 오사카에 도착하자 깨달음은 인파속으로사라졌고 난 호텔로 발길을 옮겼다.평일인데도 사람들은 넘쳐났고 그 번화가 사람들 속에 나도 빨려 들어갔다.오후 늦게 부랴부랴 오사카에 온 이유는깨달음이 직접 확인해야할 현장이 있어서 코트만 걸쳐입고 신칸센을 탔다. 체크인을 하고 약속장소로 가는데 벌써어둑해진 밤거리는 조금전에 봤던 것과전혀 다른 모습으로 반쩍거렸다.깨달음과 예약석에 자리를 잡고 따끈한 정종으로건배를 하는데 목구멍을 타고 들어가는달달한 알코올이 뭔지모를 긴장감을 풀어준다.[ 깨달음,,이상하다,내가 긴장한 것도 없는데 술 한잔 들어가니까 몸이 풀리는 느낌야 ][ 추워서 그랬던 거 아니야? ][ 그랬나,,,,][ 당신, 요즘 공부하느라 힘든 거 아니야? ][ 아니야, 내가 좋아서 하는 건데 ] [ 여기 맛있.. 2019. 11. 26.
노후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들 주말을 이용해 잠시 오사카에 다녀왔다.깨달음이 꼭 보고 싶다는 현장이 있었다지난 입찰에서 자신의 회사를 이긴 곳인데 그 현장을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했다.장소는 바로 도톤보리에 있었고 현장에 도착해서는 잠깐 둘러보고 금방 돌아왔다.[ 왜 금방 끝났네..나는 좀 걸릴 줄 알았는데 ][ 응,,이미 떠난 물건 봐 봐야 속만 상하고,,이곳에 멋지게 호텔을 지을 생각이였는데..]약간은 아쉬운 듯, 약간은 시원섭섭한 듯한애매한 표정을 하고는 다시 현장을 뒤돌아보았다. 좀 이른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엔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한국사람이 진짜 별로 없네, 예전에 비하면]깨달음이 두리번 거리며 한국말이 들릴 때마다나한테 저기있다고 알려주었다. [ 굳이 나한테 알려주지 마 ].. 2019. 8. 27.
오사카 코리아타운에서 남편을 울린 음식 아침 일찍 어머니 병원에 들러 인사를 드리고 바로 아버님이 계시는 요양원으로 옮겨 오사카에 가야하는 이유를 말씀 드렸다. 그리고 두 분께 약간의 용돈 드시고 나오는데 아버님이 깨달음과 나에게 두 손 모아 감사하다며 몇 번이고 고개를 숙이셨다. [ 아버님, 또 올게요 ] [ 응,,케이짱,,민폐끼쳤구나..] [ 저희가 다음달에 또 오도록 할게요 ] 오사카에 가는 길은 평소보다 3시간이 더 걸렸다. 연휴 마지막 귀성길에 교통체증이 심각했다. 우리는 바로 신축 호텔부지로 향했고 가는 길에 오사카성이 보이자 깨달음이 40년전에 와 본 곳이라며 어릴적 얘길 잠시했다. 현장을 둘러보고 다시 전철을 타고 가는데 깨달음이 갑자기 오사카의 코리아타운 쯔루하시(鶴橋)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우린 언젠가부터 이렇게 계획없이 .. 2019. 1. 7.
일본을 찾는 관광객에게 향한 불편한 시선들 요즘, 일본의 대중교통계에서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첫번째로 여행자들이 대형 여행용 캐리어를 끌고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나 전철을 이용하다보니 일반 승객들에게 큰 불편을 준다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각 지역마다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특히, 교토에서 가장 많은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 교토는 산업도시인 오사카(大阪)와 문화도시인 나라(奈良)와도 거리상으로 가까운 긴키지방의 중심도시로 1,000년 이상, 황궁이 있던 일본의 옛수도였고 지금까지 문화적, 역사적으로 유서가 깊은 국제적인 문화 관광도시이다. 그래서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곳이다. 하지만 해외 관광객들이 큰 캐리어를 끌고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다보니 일반승객들의 승하차에 문제가 생기고.. 2017. 9. 15.
일본 여행시 미리 알아두면 좋은 6가지 [ 언니,,소포를 또 보냈어~미안하게.. 이제 보내지마, 맨날 받기만 하니까 미안하잖아,,근데 우리 애들이 일본 이모 최고라고 곤약젤리 먹고 싶었는데 어떻게 알고 보내줬다며 너무 좋아했어.고마워~] [ 그래? 다음에 또 보내줄께, 그리고 소포 보내는 건 내 취미생활이야~ 그냥 내 버려 둬~못하게 하지마~] [ 아이고,,,언니 마음은 아는데 언니는 뭐 못 보내게 하잖아,,우리만 받으니까 미안해서 그러지.언니, 김치 좀 보내 줄까?] [ 아니,,많이 있어~보내지 마 ] [ 그것 봐,,뭐든지 필요 없대.. 근데, 언니,우리 가족 애들방학하면 오사카 가는데 괜찮을까? ] [ 뭐가?] [ 작년에 초밥집에서 한국인한테 와사비테러 하고 그랬잖아] [ 아,,오사카 사람들이 좀 거친 건 있어.. 우익들이 많은 곳도 그쪽.. 2017. 7. 14.
여전히 한국인에게 오사카가 인기 있는 이유 오사카를 다녀왔다. 깨달음이 건축중인 교토의 호텔이완성된 것도 있고 겸사겸사 가야할 일이 생겼다.오사카는 올 때마다 동경에서 맛 볼 수 없는생기가 넘친다. 호텔에 짐을 풀고 비옷으로 갈아입은 후쇼핑과 먹거리 투어를 하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도톤보리 근처는 여전히 한국사람들이 참 많았다.라멘집, 쿠시가츠, 다코야끼, 약국 등등 어딜가나한국분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작년 4월, 한 초밥집에서 한국 관광객에게 고추냉이 터러를 했던 이치바즈시(市場寿司-시장스시)를지나게 되었다. 이 사건이 있은 후 홈페이지에서 일단 사과는 했지만 가게 안에 손님들은 그리 많지 않았고 언뜻 보이는 손님들은 동남아 계열의 분들이 몇 분 앉아 있었다.[ 저기가 한국사람들에게 와사비 먹인 곳이지?][ 아,,여기였어? ][ 응,간판보니.. 2017. 5. 1.
일본 회전초밥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 깨달음은 초밥을 좋아한다. 내가 짜장면을 정기적으로 먹고 싶어하듯이 깨달음에게 초밥은 한달에 한 두번은 먹어줘야할 그런 음식이기에 되도록이면 맛있고 유명한 초밥집을 찾아간다. 난 여전히 날생선을 즐겨먹지 않지만 서브 메뉴들이 다양한 곳이면 함께 동행한다. 오늘은 홋카이도에 본사를 가지고 있는 [函太郎-칸타로]라는 초밥집을 들렀다. 매번, 기본 30분은 기다려야하는 이곳은 동경내에는 지점이 없고 유일하게 치바의 키사라즈(三井アウトレット木更津)에 자리하고 있다. 홋카이도 하코다테에서 시작된 이 초밥집은 그 지역 명물 생선들이 많이 나오는게 특색이다. 각 테이블에 설치된 터치식 스크린 메뉴판에 영어,중국어, 한국어가 표기되어 있어서 주문하기도 아주 편하다. 일본을 찾는 친구나 지인들이 항상 묻는 공통된 질문 .. 2016. 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