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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괴감3

블로거도 의외로 지칠 때가 많다 한국에서 소포가 왔다. 내가 다음 블로그(Daum)를 시작할 때부터 찾아주셨던 분인데 늘 이렇게 사람을 감동시키는 재주가 많으신 분이다. 간단명료, 또한 심플함이 매력적인 그 분은 이번에도 그 분다운 멋진 선물과 신년카드를 보내주셨다. 짧은 인사말 사이의 공백에 응원의 메시지가 적혀 있는 것 같아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횟수를 거듭할 수록 내 블로그는 점차 빛을 잃고 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던 참이였다. 항상 하는 고민이지만 블로그를 언제 그만 두는게 좋을까, 박수칠 때 떠나야 하는 게 좋은데 이미 때를 놓친 감도 있고 이렇게 매번 같은 일상, 같은 주인공들의 시덥잖은 얘기들이 언제까지 읽혀질지 스스로에게 되묻는 시간이 많아졌다. 특히, 작년부터 내 블로그를 찾아오는 분들이 많이 낯선 것도 사실이다. 하.. 2019. 12. 24.
일본인들도 많이 우울하다 긴쟈에서 깨달음이 기다리겠다고 했다.언제나처럼 밝은 목소리였는데 밖에서 보자는 이유가 짐작가지 않는다.카운터석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깨달음이입구쪽에 날 보고 가볍게 손을 든다.무슨 일이냐고 물으려는데 메뉴를 내밀며먹고 싶은 거 시키라며 자기는 술 잔을 들었다.적당히 주문을 하고 건배를 하는데깨달음은 계속해서 침묵을 지킨다.나도 그냥 음식평을 하다가 변해버린 긴쟈거리, 예전에 우리가 즐겨 다녔던 야키도리(닭꼬치)집의 근황을 나누다 물었다. [ 오늘 여기서 미팅 있었어?][ 응 ][ 근데,,,왜 술 마시고 싶은 거야? ] [ 그냥,,,,,,]깨달음 회사에 옛직원인 니시무라 상이 심한 우울증으로 자살시도를 했단다. 내가 석사과정일 때 디자인 의례를 받고 깨달음 회사를 처음 찾아갔던 날, 내게 녹차를준비해.. 2019. 10. 3.
엄마를 속상하게 만든 효도여행 라운지에 들어가 따끈한 우유를 한 잔 엄마께 드리고 깨달음에게 전화를 했다.내 목소리를 금방 알아차리고 묻는다.[ 싱가포르야? 다들 별 일 없으시지?어머니도 좋아하셨어? 근데 왜 울어? ]한번 터진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 난대답을 못했다. [ 왜? 무슨 일 있었어?][ 아니,,내가 막판에 못 참고 엄마한테 짜증 내버렸어...][ 왜 그랬어..어머니를 위한 여행이였잖아,,좀 참지 그랬어..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지만, 무조건 어머니한테 잘못했다고 그래..마지막까지 어머니 기분 맞춰드려,,, 지금 바로, 어머니께 죄송하다고 그래,알았지? ][ 알았어..] 마지막날,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싱가포르 공항에서 엄마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제발, 말 좀 들으시라고 악을 써 버린 것이다.딸들이 하는 말들은 전혀 안 들으.. 2017.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