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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시어머니의 입원과 일본의 요양시설

by 일본의 케이 2017. 9. 1.

그 시각 난, 병원에 있었다.

수술후, 경과를 보기 위한 진찰이였기에

깨달음과 함께 올 계획이였지만

난 혼자 대기실 쇼파에 앉아 있었다.

미리 체혈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난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깨달음에게서 

무슨 소식이 왔는지 확인하길 반복했다.

바로 눈 앞에 붙은 핸드폰 사용 금지 문구를 

무시하고 핸드폰을 만졌다. 

어머님이 어젯밤, 입원을 하셨기 때문이다.


[ 집에 들어가는 버스가 그 시간에 있어?]

[ 응, 막차가 저녁 10시 10분이였어 ]

[ 신칸센은 예약했어?]

[ 응, 집에는 아마 12시쯤 도착할 거야]

[ 나도 가야 되지 않을까?]

[ 당신은 내일 병원도 가야되고

멀리 움직이면 안 되니까 그냥 쉬어.

행여 뭔 일 생기면 여기 가장자리에 있는

검은양복이랑 넥타이를 당신이 가져와 줘]

[ 그렇게 위급하면 나도 가야 되지 않을까? ]

[ 남동생이 지금 가고 있고,일단 병원에

들어가셨다고 하니까 괜찮을 것 같애.

일단, 내가 먼저 가서 보고 전화할게 ]

[ 알았어..그럼 일단 짐은 챙겨 놓을게]

[ 당신은 내일 진찰 잘 받고,같이 가야 되는데,,

수술부위가 어떤지 상세히 잘 물어 봐~]

[ 알았어 ]

그렇게 저녁도 먹지 못한채 깨달음은

짐을 챙겨 막차를 타기 위해 나고야로 향했다.


저녁 11시 40분, 시댁에 도착한 깨달음은

주무시는 아버님이 깰까봐 조심조심 2층

자기방에 들어가 내게 전화를 했다.

무사히 도착했고, 지금은 병원도 면회가 

되지 않으니 아침 일찍 아버님과

 함께 어머니 만나러 가겠다고 했다.


그렇게 다음날 아침이 되었고 난 혼자서 병원을

 갔고 깨달음은 아버님을 모시고 

어머니 면회를 갔다.

내가 진찰을 받는 동안 깨달음은 서방님과 함께

 앞으로 다가올 상황들과 대체방안들에 

관한 상담을 했다.

서로가 다른 장소에서 같은 주제로,,,

저혈압과, 부정맥, 신장기능 저하로 인해

어머님이 힘들어하셨음을 알게 되었다.

건강상태를 정상으로 회복시킨 다음에

입원과 요양치료를 해야한다는 것과

혹여, 만에 하나 응급 상태가 처해져도

연명치료를 위해 수술을 하거나 그러진 않겠다는 

얘기까지 서방님과 담당의, 케어메니저 

아버지까지 5명이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 당신은 병원에서 뭐래? ]

[ 응,,수술 부위는 잘 아물어가고 있대,

근데,,나도 지금부터 준비해서 가야되지 않을까?]

[ 아니, 괜찮은 것 같애. 정신도 차리시고 

위험한 건 아니니까, 그리고 당신 많이 

움직이면 안 되잖아..]

[ 그러긴해도,,아버님 식사는? ]

[ 응, 좋아하시는 장어덮밥 시켜 드렸어..]

[ 잘했네,,내가 왜 못 갔는지 설명해 드렸어?]

[ 응, 여기는 걱정말고 몸조리 잘하라고 하셨어~]

[ 다음주중에 찾아뵙겠다고 말씀 드려줘! ]

[ 당신도 지금 회복 상태여서 힘드니까 

일단 여기는 나한테 맡겨두고 당신 몸이나 챙겨~]

[ 그래도 행여 뭔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해 줘~]

[ 알았어 ]


[ 근데, 문제는 입원이외에도 치료가 끝나고

들어갈 요양병원이 없다는 거야..]

[ 그래? 지난번 아버님 모신 곳은? ]

[ 거기도 기다려야 한대..특히, 이런 시골은 

 1인가구 노인들이  넘쳐나다보니

스스로가 요양시설을 택하기도 하지만

 자식들이 미리 복지시설에 넣기 위해

순번을 기다린대.그래서 우리도 일단

두 분 모두 대기자 명단에 넣었어..]

[ 그 방법 밖에 없대? ]

[ 응,,기다리는 방법뿐이래..]

누군가 돌아가시기를 기다려야하는 씁쓸한 

현실이지만 급속한 고령화로 노인인구가 

급증하면서 요양및 복지시설들의 입원대기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실태이다.


2010년, 노인대국이 되어버린 이곳 일본에서는 

 대기노인이라는 유행어가 있었다. 

복지시설에 못 들어가는 노인들을 일컸는 말로

전체 인구의 25%가 65세이상이다보니

어린이집 순서를 기다리는 대기 아동처럼

대기노인이 늘어가는 사회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복지시설뿐만 아닌 장례식도 1주일 이상 

기다리는 장례난민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일본은 국민 4명중에 한 명이 65세를 넘은 

고령으로 15세미만의 인구비율을 넘어섰다.

2014, 후생노동성의 발표에 따르면

대기노인은 52만으로 5년새에 

12만명이 증가했다고 한다. 

복지 시설들은 지자체 보조금이 있다는 점과

본인 부담이 적고 생을 마칠 때까지 

혜택을 받을수 있기 때문에도 인기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대기노인이 늘어가면서

시설을 한번도 이용조차 하지 못한채

떠나가는 이들이 절반을 넘어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2013년, 일본정부는 복지시설 마련 예산을

 앞당겨 투입하기도 했지만, 늘어나는 

수요자를 감당하기에 어려웠다.

2016년도에는 대기노인이 2년전보다

16만이나 줄었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그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졌다.

 첫째, 시설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고용이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전직이나 퇴사를 하는 

직원들이 늘어남으로 인해 인력부족이 발생,

 빈 병실이 생겼다는 것이였다.

복지시설의 직원채용이 어려운 이유로는

급료에 비해 과한 노동력을 요하는 직업이라는 

점과 사회적 효과가 낮고, 고용이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시설을 떠나는 직원이 늘어나고 있다.

두번째, 예전과 다른 복지시설 이용조건을 

까다롭게 설정하여 신정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생긴 빈 병실로 인해

대기노인이 줄었다는 통계를 낸 것이다.

실질적으로 대기자들에게는 아무런 해택도 

변동도 없는 조사결과에 불과했다.

( 참조-https://www.minnanokaigo.com )

그러다보니 이렇게 요양센터에 들어가길 

기다리시는 동안, 돌아가셔도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시설 이용료가 1인당 한달에 3,4백만원하는 

곳으로 모실까도 깨달음과 서방님이 얘기를 

나눴다고는 하는데 두분이 강하게 거부하는 것도

있고 거리상, 경제적 상황들을 고려했을 때

문제점이 많았다고 했다. 

[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돼?]

[ 일단, 입원치료 끝나면 요양시설에

 들어갈 수 있게 관련시설에 모두 연결을 해 두었어.

그런데, 솔직히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고,,

대기인원이 많아서..그래서 일단 혼자 계신 

아버지를 위해 매끼 식사배달 서비스도 신청했고

도우미 아줌마의 방문횟수를 늘렸어 ]

[ 그래, 잘 했네.빨리 병실이 나와야 할텐데]

[ 그니까...]

피곤했는지 깨달음 목소리가 많이 잠겨 있었다.

[ 주말까지 있어야 하지?  ]

[ 응,내일이랑 모레는 나고야 미팅이 있으니까

나가봐야 되고 토요일 저녁이나

 다시 병원에 올 것 같애 ]

[ 그래,,수고 많았어,, 얼른 자,,]

[ 응,,]

전화를 끊었지만 답답한 마음이 계속됐다.

이제,우리 자식들이 해 드릴 수 있는 건 무엇일까.

http://keijapan.tistory.com/823

(이제 부모님께 돌려드려야할 때)

나중에가 아닌, 지금, 바로 지금 해야할 게 

 많은데,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히고,

은근히 그 벽에 기대여 책임을 함께 나누려는

못난 자식들의 모습들이 있다.  

고가의 요양원이여도 그곳으로 모셔야하는 게

 정답일까,,참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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