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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일본 친구가 한국 갈때 멋을 내는 진짜 이유

by 일본의 케이 2017.11.04


[ 케이짱, 다음달에 같이 부산 안 갈래?

나,,부산 한 번도 안 가봤어..

같이 가자~케이짱~~..]

잘 있었냐는 인사도 하는둥마는둥 자리에 앉아

서둘러 주문을 마친 마리짱이 자기하고 싶은

얘기를 풀어 놓기 시작했다.

물을 한모금 마시고 내가 먼저 물었다.

[ 갑자기 왠 부산? 서울도 아니고? ]

[ 지금 00여행사 이벤트 기간인데, 

혼자 가면 5만엔(약 오십만원)이고

둘이 가면 3만엔에 갈 수 있단 말이야,

그니까 같이 가자~오늘 꼭 케이짱에게

같이 갈 약속을 받으려고 한거야

[ 엄청 싸네,,,근데 내가,,시간이 안 나...]

[ 안돼~케이짱 밖에 같이 갈 사람이 없어.

 서울은 내가 혼자 갈 수 있는데..부산은

아무것도 몰라서,,용궁사, 감천문화마을, 

부평시장에 가고 싶어.

가이드북도 이미 샀단 말이야,,]

[ 마리짱 혼자서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한국어도 하니까..]

[ 그래도,,,부산은 처음이여서..

자신이 없단 말이야,,,,]

[ 괜찮아, 마리짱정도면,,부산은

볼거리, 먹거리가 풍부해서 재밌을거야 ]

[ 그니까,,케이짱이랑 같이 가고 싶어...]

[ 미안,,,정말,,내가 올해는 무리야,,

내년이면 몰라도,,,]

[ 그럼,,타이완 2박 3일 가자~ ]

[ 아니, 장소가 문제가 아니라 시간적 여유가 

진짜 없어..올해는 정말 안 돼, 미안...]

건배를 하고 그녀에게 내 핸프폰을 보여줬다.


올 12월까지 빼곡히 적힌 스케쥴을

보고 나서야 마리짱이 납득을 하는 듯했다.

마리짱은 여행을 참 좋아한다.

특히,아시아쪽을 많이 돌아다녔고 한국은

케이팝이 좋아 연예인들 콘서트를 보러

자주 다닐정도며 한국어는 초급이지만

별 불편한 없이 지금껏 

아주 즐겁게 한국여행을 해왔다.


[ 마리짱이 좋아하는 새우만두야, 많이 먹어~]

[ 타이완도 가고 싶은데.,,]

[ 좀 진작 말했으면 어떻게 시간을 냈을텐데..

아,그럼,,마리짱 언니랑 같이 가면 되겠네,,]

[ 나도 그래서 언니한테 같이 가자고 했는데

한국에 이제 안 간대...]

[ 왜? ]

[ 실은, 올 여름 휴가 때 언니가 친구 둘이서

같이 서울 갔는데 별로 좋은 기억이 없었대..]

[ 왜? 언니분도 한국 좋아하잖아,,]

[ 그니까,,나랑 같이 갔을 때는 항상 

재밌다고 했는데 우리 언니가 혼자 가면

 꼭 안 좋은 일들이 엮기는 것 같애..]

[ 무슨 일 있었는데? ]

[ 음,,화장품 가게에서 언니들 일행을

중국인인 줄 알고 중국말로 말을 걸면서 

좀 무성의하게 대했나봐,,]

[ 그래.,,마리짱이랑 같이 한국 갔을 때도

  그런 일 있었어? ]

[ 아니..한번도 없었어, 난 오히려 진짜 

친절한 사람들만 만났는데 언니는 

이상하게 좀 불쾌한 일들이 일어나는가 봐,

그리고 식당에 갔는데,,식당에서도 

귀찮다는 식으로 대했나 봐,,]

[ 뭘 어떻게 했는데? ]

[ 육회 비빔밥을 주문했는데 육회가

올려져 나오지 않아서 그냥 그러러니하고

비볐다가 종업원에게 말을 하니까 

종업원이 육회를 가져와서는 아무말 없이

언니 비빔밥 그릇에 팍 부어버렸대.

그래서 많이 당황스러웠다고 그러더라구,,]

[ 그런일이 있었구나,,,]

[ 케이짱도 알겠지만 우리 언니가 키는 150인데

70키로나 나가는 뚱뚱이잖아,, 외모도 나하고

전혀 틀리고, 치장도 안 하고 다녀서,,

한국말도 못하고,,,

그렇다고 영어가 되는 것도 아니고,,

한국은 특히 외모를 많이 보고 사람 판단하는

경우가 많잖아,,,그래서 내가 살 좀 빼라고

그랬는데..먹는 걸 워낙에 좋아해서 살을 못 빼..]

항상 하고 싶은 말을 여과없이 하는 마리짱이지만

오늘은 내가 생각지도 못한, 아니 너무 솔직히

말을 해서인지 좀 놀랐다.

마리짱과 한살차이나는 언니분

동방신기를 너무 좋아해서 한국에 

다섯번이나 갔다왔었다.




[ 마리짱은 이제까지 그렇게 생각했어?

한국인들이 외모로 판단한다고? ]

[ 장사하는 사람들은 특히 외모를 보잖아,,

 꼭 한국이 아니여도 일본에서도 

행색이 좀 그러면,,그것도 외국인이면

더 거부감이 들잖아,,,]

[ 뭐 틀린말은 아닌데..꼭 그래서만은 아니겠지..

아무튼, 언니분 기분이 별로 안 좋았겠다..]

[ 음,,아마도 우리 언니가 한국어도 영어도

못하니까 짜증나서 그랬을 거야, 난 이해해.. ]

[ 이해 해? 뭘? ]

[ 내가 서울을 10번이상 갔잖아,

그니까 사람들이 대하는 태도를 알 수 있지..

콘서트에 가서 악수를 할 때도 

예쁜 언니들과 외모가 좀 떨어진 언니들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다른 걸 확실히 느껴..]

[ 어떻게 달라? ]

[ 악수를 아주 성의없이 하거나

그냥 형식적으로 손만 스치는 경우도 있었어~]

[ 근데 왜 콘서트를 보러 다녀? ]

[ 나는 솔직히 그런 일을 안 당했는데

우리 언니도 그렇고 친구랑 갔을 때 그런일이

있었어. 그래서 난 한국 갈 때 엄청 

예쁘게 하고 가잖아, 한국 언니들이 

너무 예뻐서 나도 예쁘게 하고 가야 돼~

일본 속담에 예쁜애가 이득을 본다는 말이 있잖아.

이 말은 한국에서 특히 더 통하는 것 같애 ]

[ .............................. ]


 [ 그래서 화장도 그렇고 옷 입는 것도 난 신경을

좀 많이 쓰는 편이야,  나는 내가 여자지만,

 여자는 쁘게 자신을 꾸며야 된다고 생각해..

그래서 우리 언니한테도 내가 입이 닳도록

얘기하는데 전혀 살도 안 빼고 멋도 안 부리니까

 서러운 일을 당하는 거야...

특히, 한국에는 날씬하고 멋쟁이 언니들이

얼마나 많은데~피부도 좋고,, ]

[ 그럼, 마리짱은 이쁘게 하고 다녀서

이득을 봤다고 생각해? ]

[ 응, 나는 이제까지 정말 좋은 일만 있었고

내가 곤경에 처했을 때도 다들

자기 일처럼 도와주고 그랬어...]

[ .............................. ]

어떻게 보면 천진하게도 느껴지는 

마리짱 얘길 듣고 있는데 우습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다.

[ 아무튼, 언니분도 그렇고 한국에 대해

좋은 것들만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 케이짱, 걱정하지마, 

우리 언니 금세 잊어 버릴거야, 

한국 음식을 좋아해서 또 가자고 할 걸?]

[ 그럼, 언니 달래서 같이 부산 갔다 와~]

[ 그래야 될까,,,]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마리짱은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바쁘게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한국도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 

그들에 대한 서비스가 많이 좋아진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가끔은 마리짱이 느낀 것처럼

외모와 편견으로 여행자들을 판단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고보면 지난주 내가 한국에 갔을 때

모 백화점에서 아무말 없이 물건을 

보고 있었더니 노골적으로 나를 

위아래로 훓어보던 점원이 중국어로

먼저 말을 걸어 왔었다. 내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자 니혼징?(일본인?)이냐고 물었다.

발끝부터 머리까지 몇 번이고 스캔을 하듯

쳐다보는 점원의 눈빛이 한명만은 아니였고

주변 점원까지 재빠르게 눈으로 체크하는 모습이

썩 유쾌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좀 더 예쁘고, 좀 더 세련되며

좀 더 비싼 브랜드로 치장을 했으면

그런 시선을 받지 않았을까....

한국인인 나조차도 그런 눈빛을 받았으니

마리짱과 그 언니 일행들도

기분좋은 느낌은 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마리짱은 한국에 갈 때마다

예쁘게 치장을 하고 간다고 한다.

외모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보는 관점,

즉, 외모가 개인의 우열을 결정하며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이나 사회적 풍토인 외모지상주의..

외모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보는 관점들이

아직도 팽배한 한국사회의 일면을

일본인 친구는 진작부터 알아버린 것 같다.

요즘 세상은 개성만으로도 충분히 자신감을 느끼며

살아도 된다는 구시대적 발상을 아직까지

하고 있는 난 지난번처럼 한국에서 외국인 

취급을 당한 게 당연한 결과였는지 모르겠다. 

겉모습이 모든 게 아니다는 걸,,

거짓된 겉모습으로 속고 속이는 세상임을

마리짱은 알고 있을까....

맥주가 씁쓸해서 목구멍에 자꾸만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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