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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남편의 다이어트를 힘들게 한 것

by 일본의 케이 2018.05.01

제주에서 소포가 도착했다.

제주에서 사는 큰언니와 서울의 작은언니, 

엄마가 함께 보낸 소포이다.

깨달음이 너무너무 좋아하는 천혜향과

지난 3월 깨달음 생일을 뒤늦게 나마 

축하해주기 위한 선물이 가득 들어있었다.

[ 와~~내가 제일 좋아하는 제주산 귤이다, 

근데, 너무 많이 보내신 거 아니야? ]

[ 당신 많이 먹으라고,,,회사에도 좀 

가져가라고 많이 보낸거지..]

[ 이번에는 안 가져갈 거야, 지난번에 직원들이

너무 맛있다며 그 자리에서 다 없어졌다니깐..]

[ 그러니까 좀 가져가면 좋잖아...]

[ 아니야, 조금 생각해 보고,,]

[ 혼자 다 먹을 거야? 당신 알아서 해.. ]

[ 왜 혼자먹을 거냐면 내가 한국과자 끊었잖아,,

그니까 이런 과일은 마음껏 먹어도 되고

 또 이건 내 생일 선물로 보내주신 거니까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할래.., ]

[ ............................]

결혼하고 8년을 지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깨달음이 못 고치고 있는 것은 맛있는 것.

특히,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는 유난히 니것,

 내것을 구별하고 욕심을 부리는 일이다.

[ 그래..당신 거니까 많이 먹어..]  


[ 이건 뭐지? 박0스가 아니네..]

[ 응,,쌍0탕이라고 감기 걸리기 전에 

따끈하게 해서 마시면 좋아,,]

[ 아,,언젠가 한국 약국에서 약사가

서비스로 줬던 한약맛 나는 거구나 ]

[ 맞아, 그거야,,]

[ 이 보자기에 쌓인 건 한과인가? ]

[ 아니야, 작은 언니 선물이래 ]

[ 오~이것도 내가 좋아하는 정0장이다..

보기만 해도 힘이 쏟는 기분네..]

[ 환이 아닌 마시는 거니까 흡수가 빠를 거야 ]

[ 100살까지 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야,

이것은 또 뭐야? ]

[ 응, 그것은 엄마가 준비해 주셨대 ]



바로 하트를 한번 보내고 나서 김치냉장고에

넣어두고 오래오래 먹겠다며 차곡차곡

챙겨 넣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요즘 몸 관리하는 깨달음을 위해 한마디 했다.

[ 과일도,,당분이 많아서,,다이어트에

그렇게 좋지만은 않아,,그니까 하루에

하나씩만 먹는다거나,,조절을 해야할 거야 ]

[ 그렇지 않아도 하나씩만 먹을 생각이야,,

다이어트 때문이 아니라

일본에서는 살 수 없으니까 아껴 먹을거야,]



[ 근데,,정말 과자는 하나도 없네..]

[ 당신, 과자필요 없잖아,,]

[ 응, 그러긴 하지..,]

약간 서운한 듯한 표정이였지만 이내 포기한 듯했다.

지난번 후배가 보내준 소포에도

깨달음 과자는 들어 있지 않았다.

몽쉘통통부터 시작해 마트에 있는

한국의 모든 과자를 좋아했던 깨달음이

큰 마음을 먹고 과자를 끊었던 계기는

아랫배가 점점 늘어나며 벨트가 맞지 않아서였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나면 스포츠 지무에서

운동을 하고 한달전부터는 지하철을 한 정거장씩

미리 내려 집까지 걸어오고 있다.

하지만, 나이 들어 붙은 뱃살은 좀처럼

빠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과자에 들어있는

칼로리가 얼마나 높았는지 세삼 뒤늦은

후회를 하고 있다. 그래서도 과감히

과자를 끊을 수 있었다.


[ 이제 과자 별로 생각 안 나지? ]

[ 아니, 항상 먹고 싶은데..생각 날 때마다

내 배를 쳐다보면서 참고 있어..

특히,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내가 가져다 놓은

 한국 과자를 먹고 있으면

좀 참기 힘들지만 그래도 괜찮아.... ]

[ 그럴 때 당신은 뭐 먹어? ]

[ 껌을 씹어..]

[ 예전처럼 한통 다 씹는 거 아니지? ]

[ 응, 두개씩 씹고 있어..]

그렇게 소포 내용물을 다 정리하고

저녁을 준비하기 위해 주방으로 가는데

자긴 저녁이 필요없다고 했다.

그러더니 자기 방에 가서 한과를 들고 와서는

 천혜향 두개랑 접시에 놓았다.

[ 한과는 뭐야? ..]

[ 응,,밥이야,,밥 대신 먹어,]

[ 회사에 모두 가져가지 않았어? ]

[ 응, 이 귀한 걸 주면 안 되지, 

한과류는 하나도 안 줬어.]

[ 그럼, 지난번 두 박스나 받은 한과를

 혼자 다 먹었어?]

[ 응,,,] 

어쩐지 꽤 열심히 운동을 하는 것 같았는데

변함없는 몸무게를 보고 나이탓으로 돌렸는데

그게 아니였다. 

내가 열량과 칼로리가 얼마나 높은지 차근차근

설명을 하자 정색을 하면서 자기가 알고 있는

한과에 대한 지식과 논리를 펼쳤다. 


[ 아니야,,한과는 건강을 위해 만든 과자니까

전혀 살이 찌지 않아. 옛날에는 임금님이 먹었던

과자잖아,,그니까 몸을 생각하고 만든 거지.

대추, 조청, 깨, 콩, 찹쌀, 율무,보리, 호박씨,

들깨, 잣, 쑥, 생강 같은 모두 재료가

몸의 건강을 생각해서 자연식, 천연재료로 

만든 거잖아, 내 말이 맞지? 뭐가 문제야? ]

[ 그런 건 또 어디서 봤어?]

[ 한과 포장지에 다 적혀있고, 검색도 해봤어]

[ ........................... ]

달콤한 한과를 먹으며 느꼈던 죄책감을 

임금님의 간식과 건강 먹거리라는 이유로

 열심히 지금까지 먹어왔던 것이다.

그러니 살이 빠질 수가 있었겠는가..

과자를 먹는 것 보다는 낫긴 하지만 검색까지 

해가며 먹어도 괜찮다는 정당성?을 준비해두고

 지금껏 한과로 대신하고 있었다는 게 

역시 깨달음다웠다.

옆에서 깨달음이 바삭바삭한 한과를

한입 베어물며 씨익 웃는다.  

열량도 낮고 몸에도 좋은 한과, 아니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한과를 찾아 주는 게

서로에게 스트레스가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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