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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이 있다

by 일본의 케이 2018.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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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야, 나야,,]

[ 응, 미현아,,,뭔 일이야? ]

[ 그냥 했어..]

[ 딸 결혼 시키고 나니까 많이 허전하지?]

[ 아니,,별로 그렇지도 않아..]

[ 근데, 너 요즘 나한테 왜 전화를 자주 해? ]

[ 그냥,,고마워서...]

 미현이는 자기 딸 결혼식에 참석해 준게  

지금까지도 고맙고 미안하단다.

그만 고마워하라고 충분히 알고 있다고 해도

친구는 같은 말을 반복한다. 실은 내가 건넨 

축의금을 지금까지 어떻게할지 모르겠단다.

결코 과한게 아니였는데 친구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고 했다.

[ 너 비행기값도 못 줬잖아 ]

[ 미현아, 놀러 간건데 무슨 그런 말을 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잖아..]

[ 그래도 미안하잖아,,]

[친구야, 넌 그만큼 나한테 크고 소중한 존재야,

내 혈육과 같으니까 이젠 그런 말하지 마...]

[ 깨달음씨에게도 죄송하고..]

[ 우리 부자라니깐,,하하하 ]

자꾸만 미안해 하는 친구에게 내 대학동창

얘길 해줬다.

내 남자 대학동창 민재는 택시 운전을 한다.

어릴적부터 공부에 취미가 없었고

장남이라는 타이틀과 이래저래 생계를

이어가야할 상황이였던 민재는 대학도

중퇴를 하고 바로 돈벌이에 뛰어 들었다.

그렇게 민재가 열심히 돈을 벌고 있을 때 민재의

 중,고등학교 동창이였던 성호라는 공부를 잘했던 

친구는 고시공부를 했었다.

맨날 좁은 방에서 고시공부하는 친구가 안쓰러워서

퇴근길에 가끔 불러내 식사도 같이하고 간식도

 몇 번 사주고 그랬는데 그 친구가 두번의 고배를 

마시고 드디어 고시에 합격을 한다음, 서울로 

올라가고 몇 개월 있다가 친구 민재 통장으로 

고시공부할 때 얻어먹었던 밥값이라며 

몇 배가 넘는 금액을 넣었더란다. 

말문이 막히고 괜시리 눈물이 핑 돌았다는 민재.. 

미현이에게 이 얘기를 해주면서

니가 나 중학교 때 빵도 많이 사주고 그랬던 걸

갚은 거라고 했더니 기억을 못하고 있었다.

[ 니가 보름달빵도 사주고, 소라과자랑

육개장 사발면도 많이 사주고 그랬잖아..]

[ 그래? 나는 모르겠는데...]

난,,중학교 때 심적으로 많이 힘들게 보냈었다.

가정형편도 그랬지만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많은 방황이 시작되었고 그 때 이 친구가 자꾸만

삐툴어져가는 나를 잡아주고 

위로해주며 달래주었다.

그 당시, 미현이는 내가 죽고 싶다고 했을 때

죽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10가지 차근차근

얘기를 해주며 그 이유 첫번째가 

 자신을 두고 떠나는 친구를 따라 자기도

죽게 하지 말라고 했었다.

그날 결혼식날, 미현이 어머니와 자매들을 봤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콱 쏟아졌던 것은 

나의 사춘기를 친구와 함께 잡아주고 

다독여주던 가족들이였기에 주체하기

 힘들만큼 흔들렸다. 분명 그것은 미현이 

가족들에게 신세를 많이 졌다는 증거였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 미현아, 그래서 갚는 거야,,

 넌 충분히 받아도 되고 아니 더 많이

내가 갚아 줘야해,,실은,,니 덕분에 내가 

이렇게 잘 살고 있잖아,..알지 내 마음? ]

[ 부자 친구 둬서 내가 더 고맙네 ]

끝까지 미현이는 말을 예쁘게 했다.

 미현이를 내가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근본적으로

 그녀는 어릴적부터 항상 말을 예쁘게 했다.

아니 신중했다. 상대를 배려할 줄 알며 행여 

상처되는 말이 될까 많은 생각을 하고 

입을 열었던 친구이다.

 http://keijapan.tistory.com/1145

( 나를 다시 찾아 준 친구 )


나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친구나 이웃을 만드는 

 기준을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보고

결정했다. 무엇보다 그 사람 입에서 나오는

말을 종합해보면 그 사람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말을 예쁘게 하면 천냥빚을 갚듯이

말은 그만큼 우리의 삶에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역활이고 소통의 결정체이다.

또한 말은 행동의 거울이며 지식의 영역이다.

성품이 고스란히 들어나는 말...

 아름다운 꽃처럼 각기 다른 색과 

향기를 지니고 있는 말은  때론 모든 걸 

내어 주게도 하고 정반대로 오만정이 

떨어져 모든 관계를 청산시키게도 한다.

사람을 멀리하는 하는 말..

가꾸만 다가가고 싶게 만드는 말..

내게 상처주는 말이 아닌 힘이 되어주는 말을

 해 주었던 미현이..따뜻하고 걱정스러운 한마디가

지금까지 마음 깊숙히 세겨져 있다.

내가 다시 살 수 있게 해줘서  

 아낌없이 주고 싶은 사람이다.

결코 부자여서가 아닌 그 사람을 향한

감사의 마음에서이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김창옥 교수님의 강의 중에 [칭찬과 따뜻한 말이 관계를 

창조한다]에는 모국어를 잘하는 사람을 만나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서 모국어란 (mother tongue)

엄마의 혀를 뜻하는데 즉, 어릴 때 보고 듣고

배운 부모님의 언어습관과 표정, 손짓을 말한다.

우리가 어릴적 부모가 하는 말들을 그대로

 따라하듯이 성인이 되어서도 배운대로

들은대로밖에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님이 예쁜 말, 좋은 말, 상냥한 말,

 칭찬의 말을 많이 안 하시는 분 밑에서 자란 

자식들은 당연히 모국어가 서툴기 마련이다.

그러고보면 미현이네 가족은

 모국어가 아주 능통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처럼 모국어가 서툰 사람들은 

좋은 글을 읽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예쁜 말을 습득하게 되

표현방식도 알아가게 된다고 한다.

같은 의미를 가진 말이라도 

어떻게 표현하는냐에 따라 전달력이 달라진다.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에게 자꾸 눈길이 가고 

마음이 가는 것은 좋은 사람 곁에 있고 싶다는

인간의 본능이 아닌까 싶다.

 나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과 함께 하면 

인생이 행복하다.

상대의 예쁜 말 한마디에서 작은 행복,

고마움, 기쁨,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좋은 사람이 내 친구라는 게 너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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