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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일본의 지진, 그리고 이런 댓글들

by 일본의 케이 2019. 6. 19.

귀가가 늦은 우린 샤워를 마치고 각자 

방으로 가려는데 핸드폰에서 지진속보가 

계속 떠서 티브이를 켰다.

일본 니가타현 북동부 해안 지역에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했다.

니가타현과 야마가타현 일부, 연안지역,

이시카와현 노토 주변해안지역에 높이

1미터정도의 쓰나미 발생이 우려된다며

쓰나미 주의보를 내리고 있었다.

아직까지 지진에 의한 영향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지진으로 인해 조에쓰 신칸센의

도쿄역과 니가타역 구간에 운전을 

보류하고 있었다.

채널을 돌리던 깨달음이 화면에 

쓰나미 니게로(도망 가)라고 적혀 있다면서 

왠지 피해가 심해질 것 같은 느낌이라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2011년, 동일본지진을 겪었던 우리부부는 이렇게 

큰 지진이 일어나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 당시 직접적인 피해를 받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그날, 그 전쟁 같았던 도쿄시내의 분위기를

잊을 수 없고 깨달음과 연락이 되지않아서

속을 태웠던 것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물도 자유롭게 살 수 없었고 슈퍼 어디를 가도

먹을거리가 떨어져서 참담했었다.

하루내내 티브이에선 경보음이 울리고, 

쓰나미에 쓸려가는 집들이 생방송으로 보여지는데 

전화는 불통, 공중전화 부스앞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이 서 있고,,길거리엔 사람들이 넘쳐나고,,

깨달음의 안부를 알 수가 없어서

발만 동동거렸던 그 시간은 지금까지도 너무도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쓰나미 도달하는 예상시각이 나오고 빨리, 

높은 곳으로 피난하라는 방송이 계속 나오고 있다.

깨달음이 한국도 조금씩 지진이 일어나는 것

 같던데 이런 자연재해는 피하기가 힘들어서

피해자가 많이 생긴다고 한국도 미리

조심해야 할 거라고 했다.


그런데  오늘 이 일본 지진에 관한 속보에

이런 댓글들이 달려 있었다.

참,,뭐라고 해야할까..

내가 일본에 살고 있고 배우자가 일본인이여서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의 목숨이 오가는 이런 상황에서도

 저런 표현을 아무렇지도 않게 달고 

있다는 게 놀랍고 씁쓸할 뿐이다.

일본이라하면 한국인들에게는 참 할 말이

많은 나라이며 예뻐하려고 해도 좀처럼

예뻐할 수 없는 나라라는 건 한국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나 알고 있다.

나 역시 배우자가 일본인이며 인생의 3분에 1을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한국인으로서 가지고 

있는 응어리와 상처들은 한국에 살고 계시는

 분들과 똑같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생과 사가 달린 자연재해에서

저런 비아냥과 저주를 퍼 붓는 건 같은 

한국인으로서, 아니 인간으로서 참 못됐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한국이 만약 지진이 발생했을 때,

한국인들이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저런식의 댓글이 달린다면  얼마나 

울분을 터트리고 억울해 할까..

아무 생각없이 한국을 까대는 일본의 우익들과

한치도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연예인들에게는 물론 헝가리 유람선 사고때도

 못된 댓글들이 이어지던데 댓글의

 수위가 어디까지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미워하고 증오하는 마음은 개개인의 자유이다.

하지만, 저런 댓글들이 달려지고 있는 그 시각에 

생사를 오가며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저런 말을 내 뱉는 게 결코 애국심도

분풀이도 그 어떤 정의도 성립되지 않음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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