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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결혼 9주년, 감사하며 살자

by 일본의 케이 2019.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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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셔틀버스를 타고 오아후섬 서쪽에 

위치한 메리어트 코올리나 비치클럽으로 향했다.

 오너가 되기위해서라기 보다는 겸사겸사 

현장검증?과 실태파악?을 위해

설명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나는 세계 곳곳에 있는 메리어트 호텔 

이외에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가

아주 궁금했고 깨달은 나와 달리

 리조트로서의 실용성, 편리성,활용도에

 따른 손익을 계산하고 있었다.

 공항에서 약 30분이 소요되는 이곳은

비치클럽, 비치빌라스, 아울라니 

디즈니 리조트, 포시즌 리조트로 4개의 

라군이 하나의 단지로 이루어져 있다.

사유지다보니 이 단지안에 들어서는대는

보안이 철저해서 일단 안심이다.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수영장은 물론

요가를 시작으로 엑티비티 활동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수영장은 총 3곳, 유아용, 모래사장으로 되어진

유아풀까지 세밀하게 준비되어 있고

바베큐 시설 또한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언제나 손쉽게 이용가능하다.

리조트에 있는동안 매일 각 비치에서 실시되는

행사들이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요가, 아쿠아줌바, 필라테스, 스트레칭,

에어로빅, 우클렐라 연주, 레이목걸이 만들기,

타투그리기, 음악이나 댄싱을 배우기도 한다.

근처에 코스트코, 월마트가 있어 쇼핑하는데도

별 문제가 없다.


리조트 잔디밭에서 맨발로 뛰어 노는 아이들이

평화로웠다. 와이키키 리조트보다는 한산하고  

휴식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워낙에 넓어서 한참을 돌아다니다 늦은 아침을

먹기 위해 레스토랑에 앉아

바로 내 생각을 말했다.

[ 좋다, 가격도 생각보다 안 비싸고 ]

[ 응, 힐튼 리조트에서도 계속 연락 오는데

난 솔직히 이 리조트 안에서만 있는 다는 게

답답하게 느껴지더라구 ]

[ 뭐가 답답해?  ]

[ 나는 번화가가 좋아, 아무리 시설과 이벤트가

 다양해도 시내와 떨어져 있으면 재미가 없어,

또 우리가 뛰어노는 아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늙어서 거동이 불편한 것도 아닌데

그냥 이 리조트 안에서만 논다는 게

 내 체질에 안 맞아 ]


그래서 힐튼 리조트도 거부?를 하고 이곳 역시도

혹시나 했는데 답답한 마음이 들어서 싫단다.

[ 그래도 일년에 한 번정도니까 좋지 않아?

나는 무엇보다 가격이 괜찮던대..]

[ 금액은 문제가 아니야, 나는 아직까지

여러나라를 구석구석 다니고 싶다는 거야 

이렇게 리조트에 들어와서 말그대로 휴식만

취하다는 게 흥미롭지 않아, 단 제주도

 신화월드 리조트를 이용할 수 있는 거

빼놓고는 난 그렇게 매력을 못 느꼈어]

다시 호텔로 돌아온 깨달음은 일본으로 돌아가

바로 미팅을 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지시를 했고, 거래처와도 심각한 표정으로

긴 통화를 했다. 나는 리조트 팜플렛을 

꼼꼼히 살피다가 그냥 내가 오너가 된 후에

깨달음을 설득시키는 게 빠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녁은 시푸드가 유명하다는 곳으로

예약을 하고 캘리포니아산 와인을 주문했다.

[ 깨달음,벌써 내일 돌아가네..이번 여행은

엄청 빨리 지나간 것 같애, 당신은

뭐가 재밌었어?  ]

[ 솔직히 나는 수영을 한두시간만 하려고

 했는데 당신이 너무 재밌어 하면서 물 속에서 

안 나오니까 그게 좀 의아했어 ]

[ 당신 피곤했어? ]  

[ 피곤한 건 아닌데 파도가 생각보다 거세서

 몇번이나 물속으로 꼬꾸라졌잖아, 그래도

 깊은 곳으로 자꾸만 가려고 하니까 겁났지,

당신 잡으려다가 나도 물 먹고,,]

[ 그랬구나,,미안,,]

[ 그래도 이제까지 여행과는 다른 것들을

할 수 있어서 재밌었어 ] 


그 때, 옆좌석에 한국분 가족분들이 앉았고

우리는 첫날 나눴던 가족들과 같이 

이곳을 다시 찾다는 말을 또 했다.

식사를 마치고 짐을 미리 챙겨둔 다음, 다시

바라운지로 나와 칵테일을 한잔씩 나누

하와이의 마지막 밤을 느꼈다.

술이 적당히 취한 깨달음이 모래사장에서

 덩실덩실? 팔을 휘저어가면서

이상한 춤을 췄다.

[ 뭐야? ]

[ 아리랑 춤 ]

[ ............................ ]


다음날, 아침 일찍 공항에 도착,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점심으로 나온 비빔밥을 맛나게 비벼

김에 싸서 야무지게 먹는 깨달음이 귀엽다.

[ 맛있어? ]

[ 응, 올 때도 비빔밥 먹었어야 했는데

괜히 스테이크 시켜서 실패했어.

이 김치같은 거를 하나씩 올려 먹으니까 

더 맛있어, 이 김치는 무슨 김치야? ]

[ 오이 장아찌 ]

[ 원래 이렇게 맛있는 거야? ]

[ 응, 내가 집에 가면 만들어 줄게 ]

[ 이 국은 내가 좋아하는 북어국이야 ]

[ 많이 먹어, 부족하면 리필해도 될거야 ]

[ 응, 리필할 거야 ]


떨어진 밥 한톨도 다시 주워 입에 넣는 

깨달음 얼굴이 아주 평온해 보였다.

햄버거에 피자, 스테이크, 파스타를 5일간 

먹다가 한국 비빔밥을 먹어서인지 아주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결혼 8주년 기념으로 떠난 하와이는

우리 부부에게 좋은 기운을 안겨다 주었다.

조금은 식상하고 조금은 나태해졌던

지금의 생활에 윤활유같은 휴식과 

재정비 할 수 있는 시간을

서로에게 줄 수 있어서 좋았다.

 첫날밤에 했던 약속처럼 앞으로 남은 시간들,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즐기면서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로, 서로에게 귀한 존재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깨달음이 내 테이블에서 김을 한장

쏘오옥 빼가서 흔들더니[ 먹어요]란다.  

여러모로 고마워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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