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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2020년도 마지막 연휴가 시작됐다

by 일본의 케이 2020.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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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25일, 난 일찍 업무를 끝내고 깨달음 회사로

갈 예정이였다.코로나로 송년회를 하지 않는 대신

 직원들끼 간단히 회사내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는데 직원 중에 한 명이 고열이 나는

 바람에 그냥 모두 취소를 했단다.

매년 종무식 전에는 년말 대청소를 하는 게

통상적인 마무리과정이여서 청소만 

도와주려고 했는데 있는 직원들끼리 

대충하고 끝낼 거라며 마음 쓰지 말란다.

 크리스마스를 시작으로 이곳은 다음달, 

1월3일까지 긴 연휴에 들어간다. 



어제는 도쿄에서만 888명, 오늘은 949명,

일본 전체 감염자는 연일 3천명을 넘어가고 있다.

올 연휴기간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하고

 가족끼리만 모여 스테이 홈을 해달라는

 도쿄 도지사의 간곡한? 부탁이 이어지고

있지만 도쿄 시민외에 전 일본 국민들이

예전처럼 말을 듣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어제 오후엔 스가총리가 기자회견을 열어

가능한 모임을 삼가하고, 조용한 연말을 보내도록

협력을 부탁한다고 했지만 지난 14일,

국민들에게는 외출자제를 호소해 놓고 정작 

본인은 8명이 모여 스테이크 회식을 해서

 논란이 되었다. 일단 사과는 했지만 신뢰를 

잃어버린 탓에 국민들의 협조는 점점

 약해져가고 있고 총리 외에 몇 몇의 각료들이

연말에 각종 모임을 갖고 있어 제대로

컨트롤이 되지 않고 있다.


우린 깨달음이 사 온 미니케익을 한조각씩

먹으며 2020년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그리고 주말인 오늘, 신정연휴동안

집에서만 보내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사기 위해 오랜만에 코스트코에 들렀다.

미리 구매목록을 적어 오픈과 동시에 일찍

 다녀올 생각에 갔더니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붐볐다.

빵, 물만두, 군만두, 쨈, 치즈, 햄, 꿀, 

통조림, 오징어, 스테이크, 새우, 초콜렛 등등

육류, 해산물, 가공식품까지 던지듯

소핑카트에 넣고 빠르게 쇼핑을 마쳤다.


집에 들어와 잠시 쉬는데 한국에서 동생이

보낸 소포가 도착을 했고 풀어 봤더니

 내가  좋아하는 동치미와 

청국장이 들어 있었다.

통화 할 때마다 청국장이 먹고 싶다 했더니

아이스박스에 보냉팩까지 넣어

상하지 않게 보내주었다.

[ 오메, 청국장~여기청란젓도 들었어 ]

[ 응,청국장도 기쁜데 난 이 동치미가

너무 반갑다.....]

[ 청국장 끓여서 창란젓 올려 먹으면 맛있지?]

[ 응 ]

[ 이 물김치 스프로 냉면 해 먹으면 맛있잖아 ]

[ 응, 물김치가 아니라 동치미야. 

이 국물로 냉면 만들면 맛있지.. ]

동치미 무와 국물을 따로 이중포장을 해

국물이 새지 않도록 싸서 보낸 동생.. 

난, 유난히 동치미를 좋아한다. 

한 겨울에 삶은 고구마와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 동치미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

 없던 입맛도 살아나는 것같았다.

일본 무로 몇 번을 담아봤는데 길다란 

 단무지 무로 담아서인지 한국 맛이

전혀 나질 않아 이제는 아예 시도를 하지

않는데 몸이 아프거나 식욕이 없을 땐

유난히 생각났는 동치미,, 그러고보니 매해

동생이 이렇게 동치미를 보내준 덕분에

잘 버텨왔던 것 같다.

https://keijapan.tistory.com/640

(해외생활을 버티게 해주는 한국음식들) 


https://keijapan.tistory.com/1193

( 한국에서 온 소포,,, 그리고 마음 )

동치미도 있고, 청국장도 있으니 이번 연휴는

이걸로 잘 버틸 수 있을 것 같다는 깨달음.

맞다. 코로나 시대에 빠진 요즘 같은 날들은

 더욱 더 그리운 게 내 나라 음식이다.

갈 수 없다고 하니 그리움이 배로 늘어난듯

자꾸만 허해지는 느낌이다.

하늘 길이 자유롭게 뚫렸을 때는 

미쳐 몰랐던 것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일들이 지금에 와 돌이켜보니

많이 오만했고 나태했으며 

당연한 거라 믿고 있었던 것 같다.

아무튼, 이렇게 동생이 정성을 보내줬으니

9일간의 연휴동안 깨달음과 함께 맛있는

 삼시세끼를 준비해 몸과 마음을 충전시켜야겠다. 

2020년, 마지막 연휴를 끝으로 내년에는 

 조금씩이나마 예전의 삶을 되찾아가는 

움직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혼란 속에서 

잘 이겨내고, 다시 일어섰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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