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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일본인 친구가 시어머니께 드린 선물

by 일본의 케이 2014.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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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대학원 동기를 만났다.

그녀는 전공하고 조금 다른 패션계열에서 일을 하고 있다.

약 1년만인가,,,, 미리 예약해 둔 이자카야에서 간단하게 음식을 시키고,,,

요즘 하는 일들에 관해 얘기를 하다 건강, 부모님, 돈, 저축 노하우,,,등등

그런 잡다한 얘기들이 오갔던 것 같다.

올 여름휴가는 이탈리아를 갈 예정이라고 그것도 새로 생긴 남자랑 여행을 떠날 거라면서

 지난달 이사를 했다는 것과 2주 전에 재혼한 사실을 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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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만났을 땐 전혀 그런 뜻을 보이지 않더니,,,,

2주 전, 새 신랑과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서를 제출하고 왔단다.

거래처 직원이였는데 그 쪽도 이번이 두 번째란다.

서로가 재혼이다보니 결혼식 같은 건 모두 생략하고

양가 부모님, 가까운 친척분들 몇 분 모시고 간단히 식사만 하고 끝냈단다.

오늘 이렇게 날 만나자고 한 것은 내게 부탁할 게 있어서란다.

시댁에 가서 시부모님께 인사도 하고 하룻밤 자고

돌아오던 신칸센 안에서 새신랑이 자기가 재일동포 3세임을 밝히더란다.

그러냐고, 별로 놀랍지도 않아서 오사카 사람 반은 재일동포 아니냐고 웃으면서 그냥 넘어갔단다.

100명당 1명꼴로 재일동포을 포함한 한국인 분포가 가장 많은 곳이 오사카이고

그녀 역시 고향이 오사카이기 때문에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단다.


 

그런데, 자긴 전혀 대스럽지 않았던 새신랑의 출신을 의외로 친정엄마가 약간 불편해 하셨단다.

그래서 일본인,중국인, 한국인이 뭐가 중요하냐고, 지금이 어떤 세상에 그런 걸 따지냐고

일본인 핏 속에 중국, 한국 다 섞였다고 딸이 잘 살면 되지 않냐고 그랬더니 아무말도 못하시더란다.

자기 부모가 아직까지 그런 편견을 갖고 있다는 게 어이가 없어서

 다음 달이 시어머님 생신이니까 괜찮은 선물이나 생각해 두시라고 나왔는데

진짜 뭘 드려야할지 모르겠다고 나한테 한국적인 것으로 추천을 해달란다. 

사시는 모습은 완전 일본식이였는데 그래도 한국적인 것을 해드리는 게

좋아하실 것 같아서 내게 부탁을 하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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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한국적인 게 아니여도 괜찮지 않겠냐고 그랬더니

그렇지 않아도 새신랑하고 얘길 했는데 신랑도 잘 모르겠다면서 모든 걸 자기에게 맡기겠다고 그랬단다. 

한국적인게 뭔가,,,,,, 고민하다가 둘이서 사이트를 검색하면서

한국에서는 화장품 셋트, 꽃다발, 명품가방, 현금 등등이 유행인 것 같다고 그랬더니

일본에서는 통용되기 힘든 선물들이라고 그녀 반응이 별로였다. 

첫 생신축하 선물이니 조금은 기억에 남고 인상적인 게 좋을 것 같다면서

인삼정, 건강보조 식품, 맛사지기,,,등등 얘기가 나오다가

그냥 물건을 사는 것보다 한국행 티켓을 드리는 게 어떻겠냐고 그랬더니

좋은 아이디어라고 새신랑한테 물어보겠다며 바로 전화를 건다.

통화를 끝내고 테이블로 걸어 오는 그녀 입이 귀에 걸렸다.

 티켓 값 반액은 새신랑이 부담한다고 그랬다고

역시 이번 신랑은 첫번째 남편과는 진짜 다르다고 신랑 자랑을 늘어 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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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만났을 때만해도 결혼 안 하고 연애만 하고 살 거라 그러더니,,,너무 좋아한다.

아무튼, 잘 살았으면 좋겠고 시부모님께 한국행 티켓 드리고

이쁨 받는 며느리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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