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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출근 가방 들고 서 있는 남편

by 일본의 케이 2014. 12. 13.

 

[ 늦겠어, 빨리 준비해~ ]

[ ...................... ]

[ 밥 먹으면서  봐~, 국 다 식어~]

[ ...................... ]

[ 오늘 퇴근 몇 시야? 늦여? 난 오늘 빨리 들어 올거야 ]

[ ...................... ]
 지난 주부터 내가 깨달음에게 매일 아침마다 하는 소리다.

 깨달음 출근 시간은  8시 50분에서 9시 사이다.

그런데 약 2주전부터  아침이면 넋을 빼고 TV를 보느라 늑장을 부리기 시작했다.

7번채널, TV동경에서 지금 한국 드라마 [ 허준 ]을 하고 있다.

아침이면 뉴스를 포함한 정보프로를 빠짐없이 봐 왔던 깨달음이 

어느날인가 부터 보기 시작한 한국 드라마.

아침 8시 15분 시작해서 9시 20분에 끝나는 이 드라마,,

난 사극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관심도 없을 뿐더러

그 시간대는 아침을 먹고 정리하고 준비하느라 아주 바쁜 시간대이다.


 

젓가락을 든 채로 테레비 속에 빠져 들어가는 깨달음...

아침을 입으로 먹는지 코로 먹는지 알 수 없게 밥만 열심히 먹고 반찬만 남긴 날도 있었다. 

그리고 먹으면서 화면 속에 배우들이 나오면 역할을 알려 주곤 한다.

저 여 간호사와 저 남자 의사가 좋아하는 사이네,,,

저 험한 얼굴을 한 사람이 [허 준]을 귀찮게 하는 사람이네,,,

허준을 가르친 스승의 집이 저 집이네...

[ ........................... ]

나한테 얘기해도 난 모르니까 그냥 보라고, 별로 관심없다고 그래도

우리 엄마가 하던 것처럼 출연 배우들부터 드라마 스토리까지 하나하나 얘기를 한다.

출근시간 늦는다고 준비하면서 보라고

몇 번 말을 해도 잘 안 들으면서 드라마 설명은 착실히 해준다.

 

지난 주에는 같은 시간대 9시부터 위성방송 BS에서 [ 왕가네 식구들 ]을 했었는데

 마지막편 봐야하는데 [허 준]하고 겹치니까

 잊지 말고 녹화를 해달라고 나에게 부탁을 했었다.

큰 딸 부부가 재결합을 하는지 궁금 하다고,,,,

 

양치를 하며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깨달음.

벌써 출근해야 할 시간인데 9시5분이 지나가는데도

 아주 천천히 천천히 출근 준비를 한다.

보다 못해, 그러다 더 늦어지니까 녹화해 둘테니 퇴근하고 저녁에 보라고

직원들 다 나와있겠다고 어서 출근 서둘러라고 그러면

자기가 사장이니까 괜찮다고

중요한 대목이니까 말 시키지 말라고 하기도 한다.

[ ........................ ]

 

그렇게 준비를 끝내고 외투를 입은후 가방까지 들고 또 10분,,,

 보다가 눈물을 닦는 일도 허다해서 그냥 그러러니 한다.

슬픈 장면도 아니고 좋은 일로 기뻐하는 모습에서도 눈물이 난다는 깨달음....

50을 넘긴 아저씨들은 남성호르몬 감소에 의해 조금씩 여성화 된다고 그러던데

 아줌마도 이런 아줌마가 없다...

 

요즘들어 얼굴 나오게 찍지 말라고 사진 찍는 걸 거부했던 깨달음이

드라마 보느라 정신이 없어, 사진을 찍어도 관심이 없다.

출근가방 들고 끝까지 예고편까지 보고 있는 깨달음...

일본 아저씨들 한국 사극 좋아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한달 전 NHK에서 방송했던 [ 해 품은 달]이 끝나고 난 뒤

정규방송에서 해주는 드라마는 [허 준]뿐이기에 더 목을 메고 보는 것 같다.

끝 장면까지 아주 만족스런 표정을 하고 보고 있는 깨달음 뒷모습을 보면서

저 드라마가 종용될 때까지 정상적이 출근은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 드라마, 특히 사극을 한 번 보기 시작하면 그 드라마 속에 푹 빠져서 헤어나질 못한다.  

참 환장할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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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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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2.13 13:09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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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형호 2014.12.13 13:20

    안녕하세요 케이님 여기 전주는 눈이 밤새엄청나게 내렸습니다

    출근하기 힘들정도로요

    ㅋㅋ 하지만 저도 볼건다보고 나왔습니다

    아내가 늦는다고 길이 얼어서 힘들다고 얼른 출근하라고 해도 여유자작

    결국은 지각 ㅎㅎ 공감 100% 하고 갑니다



    답글

  • 로또냥 2014.12.13 14:27

    ㅋㅋㅋ 울 남편도 그랬습니다. 허준. 매일매일 잠도 안자고- la 에서는 download 받아서 컴터로 봤지요. 밤에 일해서 새벽에 들어오면 자야하는데 허준 땜시 잠도 안자고... 흐휴, 지금은 미생에 빠져 있습니다. 깨달음님 넘 귀여우세요. 사장의 지위를 드라마시청에 이용하시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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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녀소어 2014.12.13 15:00 신고

    큭!케이님이 여성분이었어요?흐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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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징징이 2014.12.13 16:52

    푸하하하... 큰일 났습니다. 기억이 맞다면 제법 호흡이 긴 드라마였던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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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2.13 17:0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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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영채하맘S2 2014.12.13 17:11

    우와 드라마 좋아하시나봐요. ㅇᆞㄱㄴ제부터인지 제대로 챙겨보는 드라마가 없다는...^^;; 요즘 한국에는 지상파 드라마보다 종편 드라마가 더 인기에요. 지상파에서 볼수없었던 여러 이야기가 많은데 일본에서 방영하면 깨달음님이 좋아하실만한게 많을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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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위 2014.12.13 17:21

    전 정도전 추천이요.
    저도 사극 잘 안보는데 이건 재밌게 봤어요. ^^

    답글

  • 2014.12.13 21:31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정재현 2014.12.13 21:54

    깨서방님
    ㅎㅎ 즐겁게 보시고 더 행복하세요...
    케이님 ㅎㅎ 깨서방님께서 잘 회사일 처리하실거에요.. 너무 심려 걱정 마세요...
    서울은 정말 추웠어요... 내일은 영하 9도라고 합니다.. 동경도 춥지요?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일요일 되세요 ♡^^
    답글

  • 홍선혜 2014.12.13 23:32

    허준은 옛날에 전광렬님이 하신게 더 재밌는데 깨서방님 보셨는지 궁금하네요 밑에분 말씀처럼 정도전 재밌어요!!깨서방님 좋아하실거에요^^
    답글

  • sam 2014.12.14 01:12

    나는 깨서방이 저러는게 환장하도록 사랑스러워요. 그냥 두세요 사랑스런 깨서방
    답글

  • sam 2014.12.14 01:12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답글

  • sam 2014.12.14 01:21

    모두가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제유년 시절과 너무도 닮게 그린 박완서님의 산문집 노란집을 깨서방께 추천합니다.
    답글

  • 2014.12.14 02:17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4.12.14 06:14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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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cky 2014.12.14 11:54

    점점 깨달음 씨 가 정겹게 느껴집니다
    소소한 일상 들 을 어쩜 그렇게 맛있게 쓰시는지
    읽을때 마다 번져나오는 미소 감출길 없습니다
    케이씨 고맙습니다
    답글

  • 윤양 2014.12.14 20:07

    ㅎㅎㅎ 깨달음님께서 눈물 닦으시는 모습을 뵈니 정말 한국드라마를 좋아하시나봐요 ㅎ
    슬플때나 기쁠때나 감정표현을 솔직하게 하시는것같아요 저희남편도 티비에 가수가 노래를 부르면 듣다가 눈물을 흘릴때도있어요
    남자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감성이 풍부해지나봐요~~오히려 전 더 터프해지고 듬직해지고잏어요~~;;;;; 케이님 건강하시구요
    항상 좋은글 즐거운글 행복한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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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구름 2014.12.14 23:01

    허준은 큰 반응은 없었던 드라마인데...ㅜ 일본분들은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네요....개인적으로는 깨달음님께 '뿌리깊은 나무'와 '정도전'을 추천합니다!
    정도전은 다른 사극들과 달리 역사 고증을 거친데다 정현민 작가님이 10년간의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이시라 '정치에는 절대 악도,절대 선도 없다' 는 경험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셔서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 6월쯤에 정도전이 일본에 수출됐고 편성을 논의중이라 기사떴었네요^^
    답글

  • 민들레 2014.12.15 13:46

    드라마는 한번 보기 시작하면 다른일을 못해 아예 보질 않지만 깨달음님 마음 알고도 남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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