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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한국 가기 전,, 남편이 분주하다.

by 일본의 케이 2015.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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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기념일이였던 어제 이곳은 휴일이였다.

오전 중엔 서로 할 일이 있어 각자 외출을 했고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3시를 넘어서야 만날 수 있었다.

코리아타운에서 만난 우린 바로 짜장면집으로 들어가

짬짜면과 라조기를 시켜 정신없이 먹고 난 후

일 관계로 서류를 건네드려야 할 곳에 잠시 들린다음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천천히 역을 향해 걸었다.


 

혐한들로 인해 코리아타운에 일본인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이날은 휴일이여서인지 20대 여성분들이 참 많았다. 

 

가게마다 손님들도 가득했고 역 입구에서는

라이브 공연을 알리는 그룹맴버들이 나와 찌라시를 돌리고 있었고

그 주위엔 언니들이 맴버들과 사진을 찍고, 질문을 주고받는 모습들이 보였다. 

집에 돌아와 둘이서 집안 청도도 좀 하고, 밑반찬도 좀 만들고,,

저녁은 코리아타운에서 사온 당면으로 잡채를 간단히 해서 먹고

 수요예배에 참석을 위해 집을 나섰다.

 

 그렇게 예배를 마치고 집에 들어왔는데 깨달음을 보고 깜짝 놀랬다.

하얀 맛사지 팩을 얼굴에 붙힌 채로 내 테이블 속에 들어가 있는 깨달음,,,

놀래는 날 한 번 쳐다보더니 빨리 왔네라고

성의없이 말을 건네고는 다시 TV에 열중이였다.

당신 뭐하냐고? 지금 팩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보면 모르겠냐며 설거지하고 이제 막 붙혔단다.

[ ......................... ]

 

깨달음 머리맡에 널부러진 맛사지팩을 열어봤더니 갯수가 몇 개 비어 있었다.

왜 몇 장이 비냐고 물으니까 종류별로 하나씩  이제부터 자기도 맛사지 해 보려고

빼놨다면서 가격이 너무 싸서 별로 효과가 없을까 했는데 해보니까

진짜 촉촉하다고 나보고도 얼른 한 장 붙혀 보란다.

[ ......................... ] 

그럼 내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같이 하면 좋았지 않겠냐고 그랬더니

맛사지팩을 보자 곧 있으면 한국 가니까 지금부터

 피부관리를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 먼저 붙혀봤단다.

아버님 기일이 구정과 겹쳐서 모든 친척분들이 오실텐데

오랜만에 뵙는 친척분들에게 잘 보여야하지 않겠냐고 

얼른 나보고도 붙혀 보라고 맛사지팩을 하나 건네 주었다. 마치 자기 것처럼,,,,

이번 주말에는 미용실에 가서 머리도 잘라야 하고

헤어크림도 사야하고, 친척들 선물도 사야하니까 나한테도 스케쥴 맞추란다.

[ ......................... ] 

 

그리고 한국가서 사 올 것, 먹고 올 것도 생각해 두었으니까 그것도 리서치를 좀 해달란다.

그냥 아무말 없이 깨달음이 설거지 해 둔 어지러운 주방 뒷정리를 다시 하러 갔더니

맛사지팩을 뜯어 냈는지 나한테 와서는 진짜 피부가 탱탱해졌다고 만져보란다. 

자기 뺨을 양 손으로 만져보고 거울을 보고,,,, 

역시 한국 언니들이 왜 피부가 좋은지 알겠다면서 근데

팩 종류에 인삼, 쑥, 그런 한방 팩이 들어 있지 않더라고 다음엔 좀 비싼 걸로 사잔다.

[ ........................ ] 

 아무튼, 한국만 간다고 하면 나보다 더 바쁘고 나보다 더 준비할 게 많은 깨달음.

한국에 가서 예쁘게 보일 사람은 바로 나인데 자기가 맛사지를 하고 난리다.

깨달음 책상에 놓여진 황토, 알로에, 레몬, 석류, 백금 밋사지팩을 보며

 이 남자가 여자로 태어났으면 훨씬 즐거운 인생이였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다.

나머지 팩도 몇 개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한국 갈 때까지 얼마나 열심히 붙히고 피부관리하는지 한 번 지켜볼 거라고

속으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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