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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한국과 노스페이스의 관계

by 일본의 케이 2015. 2. 23.

 

 후배가 커피숍 문을 열고 내 쪽으로 향해 걸어왔다.

오랜만이라고 인사를 건네는 후배에게서 진한 향수 냄새가 풍겼다.

유난히 큰 가방을 의자에 올려 놓으며 잘 지냈냐고 묻는 후배.

2년 전에 본 후배와는 분위기가 너무도 달라 잠시 얼떨떨 했다.

새로 옮긴 디자인 회사일도 묻고, 한국에 차린 사무실에 관한 얘기도 나누고,,

한국엔 한 달에 한번씩 간다고 한다.

2년 전부터 한국에 디자인 사무실을 차려 왕래가 잦다고 한다. 

분위기가 많이 변했다고 하자, 한국에서 사업하려면 이정도는 되야한다고 흘러 넘겼다.

2백만원이 넘은 가방, 로X스 시계, 신발까지..,,,,

점심을 간단히 초밥집에서 런치세트를 먹고 헤어졌다.


 

후배는 일본에 온지 12년이 되어간다.

아내와 딸 둘은 한국에 있다.

오늘 나를 보자고 했던 건 내게 새 사무실에 투자를 하지 않겠냐는 내용이였다. 

 이 후배,,,연구실에 있을 때도 내게 돈을 빌려 간 적이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를 지켜 본 일본인 친구들의 얘기들 종합해 본 결과

한국에 회사를 차린 게 아니라 한국에 있는 친구 사무실에

싸게 인쇄를 맡기거나 그런일들을 하는 거라고 귀뜸을 해주었다.

그리고 하고 다니는 게 마치 사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세를 하고 다녀  동료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좋지 않다고 했다. 

도대체 월급을 얼마나 많이 받는지,,,아님,,, 알바를 하는 건지...

 후배의 연봉으로는 저 정도의 명품으로 변장하고 다니기엔 턱없이 부족할텐데....

한국에서 사업하려면 이 정도는 입어야 한다는 후배의 말이 가볍게만 느껴졌다.

내 주머니가 내 사정이 [나이키]밖에 안 되면 [나이키]를 신으면 되고

내 월급이 [고무신]밖에 살 수 없다면 과감하게 [고무신]을 신을 수 있는 당당함은 없는 것일까..

자신 분수 어울리지 않는 필요 이상 겉치레 외관상 화려함이

얼마나 허허로운 건지 아직 후배는 모르는 것 같았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지난번 한국에 갔을 때, 거리에 스치는 남녀노소가 노스페이스를 입고 다니는 걸 봤다.

엄마와 내장산에 올라 갔을 때도 어른부터 아이까지 그 브랜드를 입고 다니길래

동생에게 교복처럼 왜 다들 똑같은 걸 입고 다니냐고 물었더니

요즘은 회사에 입고 출근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국 어느 가정에도 노스페이스 한 벌씩은 있을 거라고 웃었다.

2년전에도 친구가 아들녀석 옷 사입히느라 힘들다고,

육비보다 애들 치장하는 값이 더 들어간다고 못살겠다는 소리를 했었다.

옷도 브랜드 아니면 안 입을려고 하고 그 장단에 맞춰주려면 돈이 남아나질 않는다고,,

그 때도 노스페이스라는 브랜드명이 나왔다.

 

한국은 왜 노스페이스에 열광하는지 난 이해가 안 된다. 

 뒷동산에 올라가는데도 수백만원짜리 등산복을 입고 다니시고,

출근도 그 복장으로 하는 분도 계신다더라.

알라스카 가는 것도 아닌데 산악용 방한패팅 입고

수백만원하는 자전거로 여의도 거리를 돌고만 다니시는 분들,,,..  

나를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시간낭비이고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지....

어떻게 생기고 어떤 옷을 입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왜 모르고 사는 것일까...

껍데기가 아닌 알맹이, 그 알맹이를 중요시한다는 걸 내가 살아 보니까 체험하게 되었다.

자기 분수에 맞지 않은 겉치레로 허리가 휘어지고 있음을 보는 이들은

말을 하지 않을 뿐 다 알고 있다.

명품으로 나를 만드는 게 아닌, 내 스스로가 명품이 되어야 할 것이다.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이고 내 실속이 중요하며

남을 위해 보여주는 삶이 아닌 내 자신에게 당당함이 묻어 있는 게 진정한 삶이 아닌가 싶다.

살아가면서 남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부끄러운 일인지 깨달아야 할 것이다.

후배에게 투자에 관한 내 의견과 함께 이 글을 함께 메일로 보냈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일 분이 걸리고

그와 사귀는 것은 한 시간이 걸리고 그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하루가 걸리지만,

그를 잊어버리는 것은 일생이 걸린다.

그러니 남의 마음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은 것만큼 진정한 가치,

진정한 그 사람의 알맹이가 아닌가 싶다라고,,

 

*공감을 눌러 주시는 것은 글쓴이에 대한 작은 배려이며

좀 더 좋은 글 쓰라는 격려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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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 2015.02.24 12:03

    일본에 계서서 한국 사정을 잘 모르시는 것 같아 말씀드리면

    노스페이스는 중고등학생들... 특히 고등학생들 아침 7시 20분까지 등교해서 밤 10시까지 등교해야 하는 아이들이

    난방도 제대로 안 되는 추운 교실에서 지내야 하다보니 찾게 된 것이 노스페이스입니다. 진짜 입어보면 따뜻하긴 합니다.

    그렇게 하다 너도나도 노스페이스 입다보니 부모님들은 안 사줄래야 안 사줄 수 없고 없으면 따가 형성되죠.

    왕따문화(흔히 이지메)는 일본이 더욱 유명하니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그 아이들이 대학가면 그 옷 안 입습니다. 촌스럽다고요. 그럼 그 옷은 누가 입냐. 바로 그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입습니다.

    무슨 과시하기 위해 노스페이스 사고 그러지 않습니다. 집에 있던 거, 애들 사줬는데, 애들이 안 입으니 그냥 나라도 입자는 겁니다.
    답글

    • @@ 2015.04.30 05:01

      학교가 난방 안 되서 춥기 때문에 패딩입어야 한다는 말은 공감이 가네요... 저도 고등학교때 학교가 너무추웠던 기억이 나니깐요

      하지만, 굳이 비싼 노페를 입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노페아니더라도 따뜻한 겨울옷은 많은데 말입니다...

      어린시절부터 남을 의식하고, 그기준에 못미치면 왕따를 시키는 문화라니... 그 의식그대로 어른이 되고, 어른되서도 그렇게 사니 사회가 바뀌지 않는것 같습니다.

  • ㅇㅇ 2015.02.24 12:07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답글

  • ㅇㅇ 2015.02.24 12:09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답글

  • Countrylane 2015.02.24 12:13 신고

    제가 늘 느끼고 생각하는걸 시원하게 쓰셨어요 :)
    공감합니다! ^^
    답글

  • 2015.02.24 13:12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남무 2015.02.25 05:18

    등골브레이커라는 잠바네요ㅎ
    요즘 아웃도어가격이 정말 비싸요..
    저 클 때도 유행하는거 입고싶었는데
    안사주셔서&못사주셔서 못입었었는데.. ㅎ
    그래도 눈치보인다든지 하는건 없었어요
    기성세대가 아이들을 만들어가는듯요..

    꾸준히 읽고 공감 누르고있었어요ㅎ
    한국에잘다녀가셨는지요ㅎ
    답글

  • 늘 푸른 솔 2015.02.25 06:49

    케이님
    참 오랫만이죠?
    너무도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한국사회에 경종을 울려 주셨군요

    답글

  • 2015.02.25 10:11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민들레 2015.02.25 19:43

    친정에 잘 다녀가셨지요?
    혹시 깨달음님 소화제 필요치 않으셨는지...ㅎ

    위 글 공감합니다.
    답글

  • 유이 2015.02.25 22:30

    일본에서 15년을 생활했다는 케이님... 그러나, 정신력만은, 한국인의 기상을 그대로
    간직하고 계신듯해서, 때론 감격합니다..
    일본에는.. 간혹 이상한 재일한국인들이 있는 것 같이 비춰질때가 있어요, 예를 들자면
    오선화라는, 한국여자라든가, 혹은, 일본에서 일문학을 공부한, 세종대학 박유하교수
    라든가? 한국인이면서, 이상하게, 한국을 더 까대고 비아냥거리는...
    그러나, 케이님의 말은, 한국을 위해서, 한국을 걱정하면서 하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지적을 적소적재에 해주는 것 같아... 케이님이, 한국에 오시면, 일본에서
    살아온 삶을 바탕으로, 사회운동을 해 주어서, 한국사회가, 더욱 더 튼튼한 사회가
    되도록 지적해 주시는.. 그런 운동을 해주었으면,
    케이님이, 한국에 오시는 그날을 기다립니다.. 우리에게 객관적으로 충고해 주시는
    그런 사회활동가가, 꼭 필요합니다.
    답글

  • 2015.02.25 23:4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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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ek 2015.02.26 00:46

    브랜드=신용이 되어버린 꼴이죠 명품옷 유명대학 유명직장 명품차 등이 그 사람을 믿게 만드는 힘이 한국엔 있어요 ㅋ 그래서 사기당하는 사람도 많구요 ㅋ
    답글

  • lovelycat 2015.02.26 10:41

    글은 이미 읽었지만 이제야 댓글답니다
    한마디로 한국인들의 허례허식이죠
    저희 형부도 필요상 차량을 고급세단으로 바꾸고 골프를 배우시고. . .
    좀 실용적인 인식이 퍼져야할텐데 말이에요
    얼마전 저희신랑도 그러더라구요
    접대때문에 골프배울까,하고. . .
    답글

  • 채영채하맘S2 2015.02.26 10:53

    명절 즐겁게 보내셨는지요? 저도 뉴스보고 알아요. 완전 반 교복이라는 소리도 있었네요. 저의 큰 공주가 설을 지나고나서 6살이 되었습니다. 큰 공주의 겨울 점퍼가 필요해서 아동 브랜드에서 3만원주고 오리털이 들어간 점퍼를 입혔어요. 아직 어린아이라 한번 옷을 사면 길게 입어봤자 2년이라서 항상 옷을 살때면 무난한 디자인의 저렴한 가격대에 1년이나 2년마다 새 옷을 사주고있어요. 작년 11월쯤 큰 공주와 같이 문센 다니는 친구 엄마가 노스에서 아이점퍼를 세일해도 20만원대라며 없어서 못 입힌다고 하며 사더라구요. 길어봤자 2년 입는데 비싼 걸 입히면 돈 아까울듯한데 그것도 금세 품절나서 늦으면 못 사입힌다는 소리에 기암을 했네요. 그러고보니 공주 나이또래에 유명 메이커 점퍼 입은 애들이 많더라구요. 지금도 가격 후덜덜한데 점점 커가면 아이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늘텐데 나중에 어떻게할려고 하는지...맞벌이라면 저렇게 일을 하는 이유가 아이에게 투자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해도 좀 그런데 외벌이에 저러는 걸보면 차암... 그러면서 저에게 브랜드 점퍼 안입히냐고 자꾸 말하는데 가끔 제가 잘못하고 있는가하는 생각이 들정도네요
    답글

  • 깜짝 2015.02.28 12:20

    너무 많이 갖고 살고 유행에 민감하고 남의 시선에 우선하는 우리네...
    남말할 수 없는 제 모습...
    중심줄이 너무 약해서...
    답글

  • 산이 2015.03.05 20:50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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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지 2015.04.05 13:02

    그런 케이님도 자신의 잣대로 세상과 사람들응 판단하고 후배에게 그것을 강요하지는 않았나요?
    답글

  • 하늘노래 2015.04.11 21:29

    제 생각은 스스로 자존감이 부족해서 일겁니다.
    생각이 없다는 거죠.
    밑 댓글 쓴이들과 같은 분류가 많죠.
    답글

  • @@ 2015.04.30 05:04

    몇년전에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입는 걸로 유명했습니다.(그 아이들이 졸업하고, 이젠 유행이 지나서 그 비싼 옷을 버리진 못하고 옷장에서 썩히느니 아까워서 부모님들이 대신 입는다고 하네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캐나다 구스??? 그런게 또 유행이라곤 하는데 그것도 몇십만원씩 하는거라고 하네요 )

    이런 유머도 있었어요.

    중고딩들이 노스페이스를 많이 입는 이유는...

    우리나라 교육이 산으로 가기 때문이라고 ㅋㅋ

    (유머지만 어떤 의미에선 맞는 말 ㅋ)
    답글

  • 요우 2017.01.03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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