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인 신랑(깨달음)

일본 독신남들이 바라는 아내의 조건

by 일본의 케이 2015. 3. 26.
728x90
728x170

 

3월 25일은 깨달음과 내가 부부가 되겠다고

혼인신고서를 제출한 날이다.

월급날이였던 이 날, 서로 퇴근을 하고 만난 우린

신주쿠 구약소 야간접수처에 가서 혼인신고서를 내고

짱코나베를 먹으로 택시를 탔었다.

가게에 도착하는 약 15분동안,, 우린 서로 아무말을 하지 않았다.

그 침묵 속에 깨달음은 깨달음대로

나는 나대로 무슨 생각을 했던 게 분명한데...

무슨 생각들을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가게 점장은 언제나처럼 해맑은 미소로 추천메뉴들을 권했었고

우린 늘 그렇듯 그것들을 몇 개 시키고,,,,,

별다른 말이 오가지도 않았고 그냥 술을 한 잔씩 했다.

서너잔쯤 마셨을 무렵, 내가 후배에게 카톡으로 혼인신고 했는데

아무런 느낌이 없다고 보냈던 것만 기억이 난다.

 

오늘은 혼인신고날 4주년 기념으로 중국요리집에서 만났다.

라이브가 막 시작되고 있었고 우린 바로 앞좌석에 앉은 행운을 얻었다.

가볍게 건배를 하며 4년 전 기분을 물었더니 깨달음 역시 특별히 기억이 없단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 서로 3월 25일이라는 날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았기에

그냥 서로 퇴근이 빠른 날이 월급날인 25일이였고,

3월가기 전에 신고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냥 그 날 제출했을 뿐이였다.

 

그 날로 부터 난 한 남자의 아내가 되었고

[부부]라는 이름의 공동생활이 시작되었고

함께 결혼식 준비를 했다.

 결혼식장을 예약하고, 음식, 테이블세팅, 조명, 배경음악까지

꼼꼼하게 체크를 했었다.

결혼식을 좀 거창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결혼식과 피로연 외의 모든 것들은 생략을 했다.

그래서 비디오찰영및 웨딩포토도 하지 않았다.

우리 서로 늙어서 무슨 웨딩포토고 비디오찰영이냐고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둘이 서로 사양을 했더니

웨딩 플레너가 두분이 똑같이 정색하는 건 처음 봤다며 

우릴 이상하게 쳐다봤었다.

 

깨달음이 좋아하는 마파두부가 나오고

한 입 먹던 깨달음이 신혼 때

내가 마파두부를 만들어 줬던 생각이 난다면서

그 때 처음으로 요리를 잘 하는 여자랑 결혼하길 잘 했다는 생각을 했었단다. 

결혼 전, 나에게 김치 3종세트를 선물로 받았을 때는

한국사람이니까 당연히 김치 담글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단다.

그리고 그 해 봄, 같이 하나미(꽃구경)갔을 때 내가 싸 온 김밥이

너무 맛있어서 진짜 본인이 싼 건지 약간 의심을 했었단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나서 요리하는 걸 보니까

거짓말이 아니였구나라고 그 때서야 확신이 가더란다.

[ ............................ ]

 

 일본 남자는 아내를 고를 때

요리 잘하는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은 마음이 많다며

한국 남자들도 요리 잘하는 여자가 인기 있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요리에 관심이 없거나 잘 못하는 일본 여자들은

대부분 백화점이나 반찬집에서 사서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혼 전, 사귈 때도 요리 못하는 걸 감추기 위해

사 온 음식들을 자기가 요리한 것처럼 내 놓는 아가씨들도 있단다.

[ ............................ ]

꼭 그렇게까지 속이며 결혼을 하는 여자가 얼마나

있겠냐고 그랬더니 남자에게 있어

가정 요리는 평생 살아가는데 아주 중요한 사항이란다.

얘기를 들으며 검색을 해봤다.

정말 남자들이 여자의 요리에 그렇게 집착을 하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검색결과 독신남성이 원하는 이상적인 아내상의 조건 조사에서

1위는 음식솜씨가 좋은 아내를 조건으로 뽑은 앙케이트 결과가 있었다.

2위는 미인이여야하고, 3위는 얘기를 잘 들어주는 여자를

이상적인 아내의 조건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다소곳하거나, 건강하고, 섹시함 등이 조건들에 나와 있었다.

모든 세상 남자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아내들은 같은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웹 25 리서치 참조)

 

요리를 잘하고 못하고의 차이점에 대한 얘기를 듣고 있다가

음식솜씨 외에 또 아내될 여성에게 바라는 게 있었냐고

물었더니 다음은 성격이였단다.

인간은 여러 색깔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색에 물들어 갈 수 있는지 없는지 사귀면서 파악해야하고

서로 색이 묻어도 거부감이 덜하는 상대를 만나야 좋다며

흰색과 검정이 만나 회색이 되 듯 서로의 색을 반반 내어주고,

섞여질 줄 알아야 부부로써 아무탈 없이 편하게 지낼 수 있단다.

그럼 우리 부부는 회색이 되었냐고 묻자

아직 덜 됐다면서 당신이 자기 색을 너무 강조해서 아직

완전한 회색이 되지 못하고 있단다.

[ .......................... ]

내가 봤을 땐 당신 고집이 만만치 않아서도 안 섞인 것 같다고

그랬더니 자기도 이제부터 고집을 덜 부릴테니

나보고도 성질 죽이란다. 

그래도 이렇게 터놓고 속내를 얘기하는 부부도 흔치 않다고

자긴 지금의 결혼생활이 자극적이여서 행복하다며

와인 잔을 내 잔에 부딪혔다.

마지막 요리가 나오고 우린 다시

한 번 혼인신고 날을 기념하며 건배를 했다. 

 부부라는 공동체로 함께 살아간지 4년을 보내고 있는 우리....

서로 다른 나라색을 갖고 있기에 섞기는데 좀 더 시간이 필요하고

 조금은 시행착오가 발생하더라도 진정한 회색이 되도록

앞으로도 모든 국제 커플들이 노력하며 살아갈 것이다.

 

*공감을 눌러 주시는 것은 글쓴이에 대한 작은 배려이며

좀 더 좋은 글 쓰라는 격려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