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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소포에 담긴 집들이 선물을 보고,,

by 일본의 케이 2015.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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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가 도착했다.

보낸 분 성함을 보고 금세 알 수 있었다.

깨달음이 누구냐고 묻길래

블로그 이웃님이라고 말하고

잠시 소포를 열지 못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보내드렸던 소포가

받은 분들께 부담을 드린 게 아닌가 싶어 솔직히 마음이 착찹했다.

그냥 멍하니 있었더니 깨달음이

자기가 열어도 되겠냐고 말하는 동시에 바로 열었다.

 

소포를 능숙한 솜씨로 열어

바로 양손에 든 게 화장지와 성냥이였다.

이사 집들이로 보내신 것 같다며 진짜 한국은

이렇게 집들이 선물을 전달하는 전통이 남아 있는 게 

분명한 것 같다면서 한국다운 포근함이 팍팍 느껴진다면서

 나머지 하나 비누를 찾았다. 

 

편지지 3장에 예쁜 글씨로 적힌 편지,,,,

과자와 함께 들어 있는 성냥, 두루말이, 화장지,

 비누, 쥐포, 악세사리, 맛사지팩,

청국장, 도토리묵가루, 국화차,,,,,

하나 하나 챙기며 마음 쓰셨다는 게 너무 많이 느껴져서

마음이 더 아련해 와 편지를 읽어주며 울먹이자,

우냐고? 울지말고 감사하며 기뻐하잔다.

 

성냥 뚜껑을 열어보면서 생각난다고

한국 식당이나 커피숍에 알루미늄처럼 얇은 재털이와 함께

늘 테이블에 있던 기억이 난다고

너무 오랜만이라며 이런 성냥은 이제 

이사축하 선물용으로만 판매되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그럴거라고 요즘은 모두가 라이터를 사용하니까

성냥을 쓸 곳이 없을거라고

설명을 하는데 이 성냥으로 두루말이 화장지

불을 조금 붙혀서 태우는 거 아니냐고 또 물으면서

이 집에서 사업이 잘 되고, 하는일도 술술 풀리라는 뜻에서

 주는 거라면 두 가지를 합하면 

훨씬 파워가 더 세질 것 같단다. 

[ ......................... ]

 

그러더니 하나씩 과자들을 팔에 챙겨서 자기방으로 가려고 했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려야 하지 않겠냐고 하니까

자기 과자하고 성냥, 화장지, 비누만 자기쪽으로 모으면서

[ 감사합니다 ]라고 절하는 모양을 취했다.

과자만 감사하냐고 그냥 좋게 하라고 눈을 흘기니까

옆으로 누워서 물건들을 자기 품안에 

끌어 모으고는 [사랑해요~]란다.

왠 사랑해요??? 

그렇게 소포 내용물들을 만지작 거리고

냄새도 맡고 자기 몸으로 감싸기를 약 10분,,,

 감사의 마음을 온 몸으로 표현했으니까

이제 자기 과자 가져가도 될 것 같다면서

 다시 챙겨서 일어섰다. 

[ ..............................]

 

지난번 엽서를 보내드릴 때는 내 주소를 적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부득이하게 주소를 적을 수밖에 없었다.

100% 모든 분에 보내드렸던 내 작품 엽서가 행방불명 된 게

생각보다 꽤 많았던 것 같고 바로 받지 못하셔서

제가 다시 보내기도 해드렸었다.

 주소불명이나 수취인 불명이였을 경우, 내 주소가 적혀 있으면

반송이라도 되었을텐데 내가 적지 않았던 탓에

받지 못하신 분들이 정확히 분이신지 파악하지 못한채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 버렸었다. 

내 주소를 밝히는게 이번에도 솔직히 많이 망설여졌지만

내게 적어주셨던 이웃님들 역시도 나 같은 기분으로

적어주셨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적어주셨는데  

행여, 이웃님 댁에 제대로 배달 되지 않으면

다시 반송되어 돌아 올 수 있어야 내가 알 것 같아

이번엔 내 주소를 적었던 것이였다.

서로 주고 받기 위함이 아닌,

그냥 우리 부부가 느끼는 감사함을 전달해 드리는 의미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이웃님께 마음을 받으니

내가 괜한 일을 한 건 아닌가라는 생각에

 감사하면서도 죄송하기만 하다.

깨달음은 완전히 집들이 선물로 보내 주신거니까

그냥 여러생각말고 감사하게 받으면 된다고

 생각보다 훨씬 쿨한 태도를 보여서

좀 의아하기도 하고,,,

난 죄송한 마음이 자꾸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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