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 케이야, 추석 쇠러 왔어?]
[ 언제 돌아 가?]
[ 나야,, 뭐 그렇지,,,그냥 잘 있어....]
[ 응, 엄마도 건강하시고, 우리 얘들도 잘 크고 있어...
막둥이가 중학교 올라가~]
[ 너 지난 2월달에 왔었지? 아빠 제사 때였지? ]
[ 우리 엄마가 많이 고맙다고 그러시더라,
딸보다 낫다고 얼마나 좋아하시든지..... ]
[ 언제 들어 간다고? 추석 다음날 볼까? ]
[ 그렇게 빨리 가? ]
[ 만나고 싶은데,,,,,]
난 한국에 들어가도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으면
친구들이나 친지에게 연락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한달 전부터 이 친구의 카톡 사진이 좀 이상했었다.
고교 동창인 미영이는 연하의 남자와 결혼해
두 아들을 키우며 평범하게 잘 살았다.
결혼 당시에는 일식집을 했었고
그러다가 한식당을 하던가 싶더니
튀김전문집으로 바꾸기도 하고,,,
업종이 바뀌면서 자꾸만 힘들어했었다.
그래서 전화를 했었다.
만날 수는 없지만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서..
[ 가게?,,,,아,,,그 가게 문 닫았어...]
[ 월세가 너무 비싸서 감당을 못하겠더라 ]
[ 지금? 지금은 그냥 남의 가게에 들어가 있지...]
[ 케이야,,,너는 어때?]
생각만큼 가게 운영이 쉽지 않았던 모양이였다.
친구는 주방일을 하더라도 월급생활을 바랬지만 남편은
가게를 고집했기에 지난 2월, 나와 만났을 때
3월에 가게 오픈한다고 걱정반 불안반으로
얘길 했었는데 문을 닫았단다.
일본으로 돌아오던 날.
공항 라운지에서 이 친구에게 카톡을 받았다.
아주 긴 내용의 지금의 자기 사정과 주변상황들을....
그리고 돈을 빌려줄 수 있냐는 내용이였다.
이 친구와 돈으로 엮였던 적이 있었다.
내가 결혼을 하고 첫 해, 좀 큰 액수의 돈을 빌려 줬었다.
친구간에는 해서는 안 될 금기사항을 어기고
돈을 빌려줬고,,그로 인해 서로 속이 상했고,,,,
돈으로 다친 상처는 돈으로 치유할 수밖에 없음을
난 그 때 처음으로 알았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약속한 납입 날을 두 번이나 어긴 건 친구였는데
자기 사정을 봐 주지 않았다고 많이 서운해 했다.
아무튼, 그 때 당시 난 친구에게 나쁜사람이 되어 버렸고
괜히 죄 지은 사람처럼 애매한 입장이였지만
냉냉해진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야 했던 것도 나였다.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면서,,,,
그 당시, 채무자와 채권자가 친구사이였을 때 오는
최악의 불편함을 혹독하게 치뤘었다.
그런데 친구는 또 돈 얘기를 꺼냈다.
오죽하면 그럴까라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긴 했지만
정중하게 사양을 했다.
그리고 친구 통장으로 내 마음을 송금시켜 주었다.
그래야 내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아니, 내 마음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절친이였던 친구와 그런 관계를 맛 본 후로
누군가 나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그냥 난 만원이든 이만원이든
내 생활에 별 어려움이 없을 정도의 금액을 준다.
빌려줄 수는 없지만 그냥 잠깐이나마 편해졌으면 해서...
이 친구가 조금은 더 명확한 돈거래를 했었다면
내가 아닌 다른 친구들도 도움을 주었을텐데...
가게 업종을 변경하면서 주위 친구들에게도
돈관계가 명쾌하지 않았다는
불편한 진실들이 들려올 때면 더 속이 상했다.
돈 만큼 사람의 사기를 꺽는 것은 없다.
나역시 그것을 경험하고, 아파해 보았기에
절절하고, 미안하고,, 불편하다.
하지만 남의 돈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돋아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돈]으로 인해 인간관계가 아파오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싫어진다.
빌려줬어야 했을까...
아니 사양하길 잘 했다고 마음을 다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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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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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돈은 앉아서 꿔주고 서서 받는다는 어른들 말씀이 맞습니다. 더더욱이 친한 사람이라면 독촉하기가 참 힘들죠. 내 돈 소중한만큼 남의 돈도 소중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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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잘 다녀 오셨는지요?
케이님도 어려운 일을 당한 경험이 있으시군요
돈이 친구도 잃고, 가족도 잃게 하죠
정말 간결하게 처리를 하지 않으면 주고도 후회하게 되는 것이 친구와 가족간의 돈 거래죠
저는 포기를 하고 받지 않아도 될 만큼만 주는 것으로 마음을 정하고 있답니다
그래도 줄 수 있을 때가 참 좋은 거지요. 빌리려 하는 입장을 생각 해 보면 또 어떻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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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돈 (꿔)달라는 사람이 좀 더 당당하죠.
제때 줄까. 걱정하는데 그 말은 못하겠고.ㅠ
물건도 그렇더군요.
있는 것 중에 좋은 것으로 골라 선물하는 마음으로 줬더니
'너 필요없잖냐. 나 줘. 저번에도 줬잖아'
,,,-_-
이러니까 사람관계 귀찮아져요.
내가 좀 바다같은 마음이면 다 덮어주고 이해하고 그러련만
그게 잘 안되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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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반하장도 따로 없군요.
아주 당당하게 돈을 빌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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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하셨네요... 사람마음이 자기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어서 자신의 뜻과 다르게 섭섭한 마음이나 원망이 생겨나는 것을 살면서 수시로 겪곤 합니다. 얼마 되지 않는 돈으로도 그런데 금액이 크다면 더 그렇겠지요...
가까울 수록 더 지켜야할 게 많은 것은 것이 한국사람들간의 금전관계인 거 같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친한 친구의 사정을 잘 챙기시는 모습이 마음에 와 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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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참 애매하죠! 웃게도 해주고 울게도 해주고~ 케이님..이번에도 난처한 상황이 되어버렸네요 일본가시면서 마음한쪽이 쓸쓸하셨을것 같아요
토닥토닥! 깨달음님 보시구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말끔히 잊으시고 친구위해서 기도 한번 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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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던 친구던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돈이 얽히면 사이가 틀어지는 건 한순간이더라구요.
그 가까운 부부사이에도 돈 때문에 싸우고, 헤어지는 경우도 많지요.....
마음이 담긴 돈을 송금했음에도 불구하고 참 편하지 않으시겠어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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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앞에서는 부모자식간에도 빈정상하게
되는거 같아요.. 결혼해보니 더 그 마음 잘 알게 되는듯 하구욤..
힘내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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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잘했다는~~
돈은 정말 아주정말 친하다면 안받을 생각이면 빌려주고 그렇지 않다는 안빌려주는것이 맞는듯...
빌려주기는 쉬운데 받기는 정말...
물론 칼같은 사람 있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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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친구한테 돈을 빌려줬었는데
이제 다시는 빌려주지도 빌리지도 않으려고 합니다..ㅠ
돈 거래는 정말 안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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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돈 빌려주기 싫네요. 빌리는건 더욱 싫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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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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